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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화를 사랑한 방식

[음감회후기]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점] 음감회

by Heigraphy 2016.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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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2016.06.09) 허클베리피의 새 앨범 [점] 음감회에 다녀왔다.

6월 10일 자정에 발표되는 음악을, 원작자의 작업기 및 이야기와 함께 몇 시간 먼저 들어볼 수 있었던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장소는 카페와 공연장을 함께 운영 중인 레드빅 스페이스.

 

 

홍대와 합정 사이인데 굳이 따지자면 합정에서 조금 더 가까운 곳!

1층은 카페고 지하로 내려가면 소규모 공연장이 있다.

 

▲ 쿠폰 겸 입장권

사전에 10,000원을 입금하고 갔던 음감회.

레드빅 스페이스 카페의 아메리카노 쿠폰을 나눠줬다.

쿠폰 옆에 써있는 숫자가 입장번호.

티켓 오픈 20분 전쯤 가서 9번을 겟!

평일(목요일) 저녁에 진행되었던 음감회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좀 늦게 왔었다.

 

 

▲ 레드빅 스페이스 입구

 

▲ 카페에 붙은 포스터

 

▲ 티켓배부처

이렇게 카페 테라스쪽에서 티켓을 배부하고 있었다.

6시 반부터 티켓배부, 7시 반부터 입장대기, 7시 45분에 입장시작.

음감회는 8시 시작.

 

 

▲ 입장 후

생각보다 꽤 크고 좋았던 공연장.

안쪽부터 차례대로 자리를 채우다보니 운 좋게도 앞줄 가운데쯤 앉았다.

 

 

▲ 가사집 및 코멘터리용 종이

각 곡에 대한 코멘터리 및 전체적인 감상을 적을 수 있는 칸이 마련되어 있던 가사집.

좀 어둡고 받칠게 없어서 글씨가 굉장히 날라가게 썼던 걸로 기억..

 

 

▲ 분신, 하이라이트 스티커/에베레스트 가사가 적힌 종이

작은 사이즈의 하이라이트 스티커는 처음 받아봤는데 참 앙증맞고 귀여운 듯.

 

 

▲ 사회자 루피(Lupi)

8시가 되고 음감회가 시작되었다.

진행은 ADV의 루피님이 맡아주심!

나오셔서 오늘 음감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신 뒤

핸드폰을 전부 무음으로 하거나 꺼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이제 음악을 들어볼건데 듣는 동안엔 촬영 등을 삼가고 음감회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며

다시 퇴장하심.

 

감상은 [점]의 트랙리스트 순서대로 끊김없이 쭉 이어졌다.

Base Camp-Everest-숨-Espresso-아름다워(Feat. Soulman)-달마시안

곡과 곡 사이의 경계를 잘 모르겠을 만큼 매우 매끄럽게 이어졌던 음악들.

음감회는 처음이라 '원래 이렇게 한 번에 쭉 듣고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는 건가?'했는데

이번 앨범은 그렇게 "한 번에 듣도록 의도한 바"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거였다.

허클베리피님과 험버트님이 제작시 의도한 대로 들을 수 있었던 첫 번째 팬이 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러웠던 자리.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일관성이 있어서 각각 별개의 곡이 아닌, 한 편의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듣는 느낌이었다.

딱 이런 느낌을 의도하시고 만들었다는 얘기는 음악을 쭉 들은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들을 수 있었다.

 

 

▲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

자리에 앉으신 후 인사 꾸벅.

 

 

 

 

약간 딴 소리지만 요즘 머리를 올리고 다니시더니 원래도 잘생겼던 얼굴이 훨씬 더 잘생겨지신 듯..

하이라이트의 마지막 희망이자 하이라이트의 장동건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험버트(Humbert),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루피(Lupi)

이번 앨범은 1 MC 1 Producer 제작인 만큼 [점]의 총괄 프로듀서 험버트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음감회는 각 곡을 만들 때 영감을 받았던 사람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여준 뒤,

그 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음감회를 찾아준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식으로 계속 이어졌다.

 

인터뷰 영상 순서는 MC메타(Everest)-조이레인(숨)-헉피님의 15년지기 친구(Espresso)-넉살(아름다워) 순서로 이루어졌다.

헉피님이 봤을 때 어떤 이상향을 향해 먼저 출발한 존재와 같은 MC메타님,

뮤지션으로서 누구나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했던 조이레인님,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만큼 커피를 좋아하는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졌던 헉피님의 친구분,

(거기에 "꿈은 네 삶의 거대한 일부, 네 삶은 훨씬 크고 아름다워"라는 메시지를 누차 전달하는 헉피님)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자신 혹은 누군가의 잘나고 못남(?)을 가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가 [작은 것들의 신]을 발표한 넉살님.

(더불어, '아름다워'라는 다소 뻔한 제목을 쓸거면 음악을 굉장히 잘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곡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 곡임을 인정(?)하셨던 넉살님의 말씀에 동의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받아 곡을 쓴 것 같지만, 결국 자기 자신의 이야기이며,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말씀하셨던 허클베리피님.

하지만 그 이상으로, 완전히 3자라고 할 수 있는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들이었다.

누군가 한 번쯤은 고민해본, 그래서 누군가에겐 이번 [점]이 큰 위로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제작부터 발표까지 거의 1년 4개월이 걸렸다는 이 앨범.

사실 헉피님은 매년 정규가 되었든, EP가 되었든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꾸준히 내왔는데

작년 한 해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으시면서 결국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발표하지 못한 유일한 해가 되었다고 한다.

직접 가사를 쓰고 랩을 하신 헉피님은 물론이고, 프로듀싱을 맡으신 험버트님까지 그만큼 만드는 동안 고민도 많았고, 생각의 변화도 많았다고 한다.

이 노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생각과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가사를 찬찬히 보면서 음악을 듣자면, 마냥 가벼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은 아님을 느낄 것이다.

음악을 들었는데 마치 한 편의 '작품'을 읽는 듯한 기분.

개인적으로 음악을 듣다가 뭔가를 쓰고 싶어진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헉피님이 노래하는 이야기들의 주제를 가지고, 혹은 헉피님의 노래 그 자체를 가지고 나만의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이번 앨범이 마냥 꿈과 희망을 주는 앨범은 결코 아니지만,

그의 음악이 누군가에겐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자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험버트님의 프로듀싱도 앞으로 그냥 믿고 듣겠다.

 

 

유연한 진행과 예리한 질문을 맡아주셨던 루피님.

이전에 낸 정규앨범인 [gOld]와 이번 [점]의 차이에 대해 물어보실 때 많이 감탄했다.

 

"랩(꿈)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노는 어린아이" [gOld]의 허클베리피와

"꿈은 네 삶의 거대한 일부, 네 삶은 그보다 훨씬 크고 아름다워"를 얘기하는 [점] 허클베리피.

둘의 차이는 20대의 허클베리피와 30대의 허클베리피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까?

이런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계기는?

 

어느 순간부터 '꿈'이라는게 '즐거움'만을 가지고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헉피님.

그 빈자리를 다른 것이 채우는 순간이 온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에겐 그게 책임감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또 다른 것이 될 수도 있고.

그러면서 '꿈'이 분명 '삶의 커다란 부분'이지만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셨다고.

 

 

 

 

마지막으로 곡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이번 음감회의 방식이 트랙1 Base Camp부터 트랙6 달마시안까지 끊김 없이 노래를 들려준 방식인 것처럼,

이 앨범은 앨범 전체를 '하나의 곡'처럼 이어서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하셨다.

그러나 스트리밍으로 들으면 곡과 곡 사이의 불가피한 단절이 생기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운로드를 해서 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이 말에 험버트님이 장난으로 아니면 자기가 아예 트랙1부터 6까지 하나로 이어져있는 파일을 보내줘도 된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큼 '이 앨범을 어떻게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이겠지.

 

개인적으로 'Everest'가 선공개 되었던 만큼 참 익숙했고, 이게 앨범 속에서 어떤 절정의 역할을 하는 곡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점]을 제대로 듣고보니 'Everest'는 절정보다는 인트로 역할에 가까웠던 곡이었다.

헉피님이 밝히신 절정의 역할을 하는 곡은 '아름다워'.

결국 '아름다워'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앞의 곡들(Everest, 숨, Espresso)이 있는 거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점]의 타이틀 곡이자 마지막 곡인 '달마시안'은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주는 느낌의 곡이라고.

 

(개인적으로 '달마시안'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에도 감탄했다. 나를 구성하는 건 내가 살아온 점들의 흔적이고, 나는 또 다시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유일무이한) 점과 같은 사람. 감히 말하건대 "나를 구성하는 건 내가 살아온 점들의 흔적"이라는 부분은 특히 나 또한 평소에 생각했던 부분. [점]과 관련해서 적고 싶은 감상이 음감회 후기에는 못다 적을 만큼 정말 많다. 아마 조만간 게시물을 다시 올리지 않을까 싶다.)

 

 

역시 6월 10일 자정에 함께 발표되는 달마시안 MV를 미리 시청하면서 마무리.

하이라이트 팬이라면 마지막쯤 좀 찡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이번 앨범의 메시지가 메시지인 만큼 알게 모르게 위로도 많이 받았고, 속에서 북받치는 뭔가가 있어서 많이 울컥했던 음감회였다.

 

"너무 좋은 앨범이라 실물 CD를 소장하고 싶은데 발매 계획은 없는지?"

묻는 한 팬의 질문에 헉피님의 답변을 적어보자면

"이 자리에 오신 분들에게 미리 하나 알려드리자면, [점]은 사실 한 장의 앨범의 반이고, 지금 나머지 반도 작업 중이며,

나머지 반의 작업이 끝날 때 둘을 합쳐 한 장의 앨범을 발매할 계획"

이라고 하셨다.

기간은.. 이번 앨범처럼 막 1년씩 걸리고 그러진 않을 거라고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감명깊게 들은 앨범인 만큼 어서 실물 CD를 소장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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