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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5/11 호른(Hoorn)에서 기분전환!

by Heigraphy 2018.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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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1(금)

 

요즘 집에만 가만히 앉아있기 답답해!!!!!!

하우스메이트 언니랑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하면서 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여태 한국에 가고싶다는 생각은 사실 별로 한 적이 없는데,

요즘 부쩍 한국에 가서 내사람들이랑 같이 마음 편하게 노닥거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막 그리워지고 그랬다.

이 동네는 평화롭고 참 좋은데 내 친구들이 다 너무 멀어.

뭔가 마음 둘 곳이 없다고 해야하나...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좋아서 혼자 보내는 것과,

그런 사람이 없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건 아주 다르다.

한국에서라면 나는 늘 전자였을텐데, 이곳에서 어느 한 순간 갑자기 후자의 기분이 들어서 좀 울적해지고 그랬다.

 

 

 

그래서 울적한 기분을 좀 떨치고 기분전환을 하고자 무작정 길을 나섰다.

집뿐만 아니라 알크마르도 너무 지겨우니까 아예 옆동네를 가보기로!

다행히 날씨는 무척 좋았다.

 

 

 

그렇게 향한 옆동네, 호른(Hoorn).

OV Chipkaart로 40% 할인을 받으면 왕복 5,80유로에 다녀올 수 있어서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이곳 기차역 앞에도 역시나 많은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요.

 

 

 

날이 좋아 야외 테라스에서 날씨와 맥주를 동시에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시티센터를 조금 걸어다녀봤는데, 상점이 많은 번화가 정도의 느낌이라서 사실 다른 도시랑 그렇게 크게 다를게 없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왠지 포토스팟을 찾아보라면 고려해볼 만한 곳이 꽤 있는 것 같다.

 

 

 

RK kerk

RK 교회?

번화가 끝무렵에 꽤 큰 교회가 하나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길을 따라 나가보면

 

 

 

이런 광장이 펼쳐진다.

네덜란드 날씨 좋을 때는 다 좋은데 햇빛을 피할 곳이 많지 않다는게 가끔 좀 힘들다...

이날도 무지 뜨거웠음ㅠㅡㅠ

 

 

 

여기까지 왔으니 뮤지엄패스도 좀 써줘야지.

호른에는 어떤 박물관이 있나 검색해보다가,

이 안에서 가장 유명해 보이는 Westfriesmuseum에 방문했다.

 

 

 

인포데스크와 기념품샵이 거의 붙어있다.

이곳에서 티켓을 구입하고(뮤지엄패스 소지자는 무료), 오디오가이드(무료)를 받아서 들어가면 된다.

 

 

 

근데 이 박물관 구조가 좀 어려웠는데,

눈에 보이는 곳부터 가자 싶어서 간 곳이 특별전시관 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1.1부터 안 보고 특별전시관 본 후에 2층(2.1)으로 올라가버렸다(;)

 

 

 

오디오가이드는 이렇게 매 방마다 달려있는 기기에 센서를 가져다대는 방식으로 들을 수 있다.

더치어뿐만 아니라 영어 가이드도 제공.

 

 

 

네덜란드 어느 박물관을 가도 미술작품들은 정말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또한 나름대로 다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겠지.

 

 

 

 

 

그 외에도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Golden Age)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방들도 많았다.

(그런 방들이 대부분을 이뤘다)

역사와 미술이 어우러진 박물관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의 포토스팟은 이곳으로 정했다.

 

 

 

과거에 번영한 항구도시였던 호른을 그린 듯하다.

 

 

 

생각보다 참 크고, 과거의 생활상을 잘 재현해놓았던 박물관.

그리고 좀 어려웠던 구조에 결국 1.1부터 1.4,5 정도까지는 보지도 못하고 나오게 되었다.

뭐 꼭 뮤지엄 보자고 호른 온 건 아니고, 기분전환하러 나온 김에 본 거니까 그렇게 안타깝지는 않았다.

 

 

 

나와도 여전히 해가 쨍쨍하다.

 

 

 

광장에 세워져있던 한 동상.

 

 

 

갑자기 나온 거라 호른에 대한 사전정보가 거의 없이 왔는데,

과거에 번영한 항구도시였다고 하니 근처에 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온 김에 물을 보러 나섰다.

 

 

 

시내 한가운데에 세워져있던 큰 교회.

(네덜란드어로 Grote Kerk인데, 번역하면 말 그대로 '큰 교회'다. ....?)

 

 

 

물 찾아 가는 길에도 예쁜 길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나무 손질을 참 독특하게 해놓아서 눈길이 갔다.

 

 

 

이 멋진 길에서 아버지가 유모차 끌고 다니는 거 보기 정말 좋고요.

 

 

 

다른 도시랑 크게 다를 거 없는 시티센터라고는 했지만,

건물들이 그냥 상가건물이라고 하기엔 다 참 예쁘고 네덜란드스러워서 좋았다.

 

 

 

특이한 모양의 지붕을 가진 주상복합건물.

 

 

 

시티는 대충 둘러보고, 조금 더 걷고 걸어 드디어 물이 있는 곳으로 왔다.

 

 

 

 

와... 여기 뭐 그림인가?

둑에 올라서서 이 물과 풍경을 보자마자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뷰를 보자마자 오늘 기분전환 확실히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예쁜 풍경에 이미 좀 들떴음♬

 

 

 

파노라마로도 한 번 담고~

 

 

 

물가에 떠다니는 새들도 다 예뻐보여.

 

 

 

무엇보다도 집과 물과 풀이 어우러지는 이 모습이 나는 제일 좋더라.

내가 본 물은 바로 Markermeer라는 이름의 커다란 호수다.

호른(Hoorn)에서 이 호수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면 알메러(Almere)로 갈 수 있다.

 

 

 

호수 바로 앞에 위치한 집은 모두 창문에 노란색 가림막을 달아놨다.

참 귀엽고, 오늘 같은 날씨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호수 옆엔 산책로와 함께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작은 공원 같았는데,

그곳에 나름 디스플레이 되어있었던 나무들ㅎㅎ

 

 

 

여전히 해가 좀 뜨거웠지만 일단 앉았다.

특별한 거 안 하고 탁 트인 경치 보면서 햇살 아래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됐다.

 

 

 

산책로 따라 산책하는 주민들.

 

 

 

 

자유로워보이는 갈매기(맞나?)

 

 

 

 

 

호른이 명색이 '번영한 항구도시'였다고 하니,

그냥 물뿐만 아니라 어딘가에 항구도 있지 않을까 싶어 발걸음을 옮기던 중,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많은 배들이 정박되어있는 항구가 있었다.

 

 

 

세 명의 소년 선원 상.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니 점점 더 많고 다양한 배들이 나타난다.

지금도 여전히 항만사업을 잘 이끌어가는 모양이다.

 

 

 

굉장히 큰 유람선 같은 것도 보인다.

문든 전재산을 털어서 배를 장만하고 그걸로 세계여행을 했다는 어떤 한국분이 떠오르네.

(비정상회담에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성함을 까먹었다ㅠ^ㅠ)

 

 

 

 

이 배가 정박되어있는 구역(?)을 통틀어 Havendienst Hoorn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항만 서비스 호른...?)

 

 

 

 

다시 아까 본 광장쪽으로 나가서 맥주나 한 잔 해야겠다 싶어서 그쪽으로 향하는데,

역시 운하가 참 많아서 마치 여의도처럼 물 한가운데 떠있는 섬 같은 땅들이 몇몇 있었다.

역시 특이해ㅎㅎ

 

 

 

이날은 정말 날씨가 다 한 날.

 

 

 

 

다시 광장으로 나와서 이 광장의 뷰가 가장 예쁘게 보일만한 야외석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갑자기 한국에 있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서 한참이나 통화함ㅋㅋㅋㅋㅋ

맥주 한 잔 다 비울 만큼의 시간 동안은 통화했던 것 같다.

 

 

 

원래 광장 타임랩스 찍으려고 미니 고릴라 삼각대에 충전기까지 다 준비해서 여기 앉은 건데

전화받느라 못찍음..ㅋㅋㅋㅋㅋㅋ

두 번째 맥주 시켜놓고 홀짝홀짝 마시면서 찍었다 결국.

 

 

 

그나저나 하늘 색이 이렇게 예뻐도 될 일?

 

 

 

타임랩스 찍는 동안엔 역시 크레마지~

 

 

 

크레마로 『셜록홈즈』 시리즈 1권 「주홍색 연구」를 읽고 있었는데, 위트레흐트가 등장해서 괜히 반가웠다.

나 거기 가봤어요 가봤어!!!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친구랑 전화하고 타임랩스 찍으면서 책 좀 읽고 맥주 홀짝이고 하다보니까 시간 참 금방 가데.

여기 와서까지 혼술을 하는게 또 조금 씁쓸했지만,

그래도 계속 연락하면서 호른에서 기분전환 잘 하고 있냐고, 자기가 가까이만 살면 가서 술친구 해주고 싶다고 하는 그런 친구도 있어서 기분이 좀 나았다.

아!!! 나는 이 나라에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못 만나냐!!!!!!

내가 너무 멀리 사는 탓이겠지ㅠㅡㅠ

이맘때쯤부터 정말 이사 생각이 절실해지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쯤 집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분명 나름 기분전환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동네를 보는 순간 다시 울적해지는 이 기분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호른에 있는 동안은 참 좋았고,

도시 자체가 참 매력적이고, 생각보다 쾌활했으며,

경치가 새롭고 예뻐서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도시였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괜찮았다.

다녀오길 잘 했어.

기분전환 나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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