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 못한 본격 산행이 시작되었던 대부해솔길 1코스를 걷다가, 오아시스 같은 카페에서 목을 축이는 것도 잠시. 대부해솔길 1코스 중에서도 산길 트래킹 코스가 아닌 해안길을 따라 걷는 평탄한 길을 걸으며 그나마 한숨 돌렸다. 걷다보니 대부도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낙조전망대도 어느새 코앞에 다가왔더랬지.
3편 일정 미리보기
- 대부해솔길 1코스(해안누리길) : 구봉도 할매바위&할아배바위-개미허리아치교-낙조전망대
물도 한 모금 안 마시고 두어 시간 가량을 걷다가, 겨우 찾아 들어간 카페 카리브. 30분 앉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물처럼 들이키고, 사진도 좀 찍고, 해가 한가운데 떠있는 서해바다 조금 감상하다가 금방 다시 길을 나섰다.
대부해솔길 1코스 (해안누리길)
돈지섬을 지나 드디어 낙조전망대가 있는 구봉도에 들어섰다. 대부해솔길 1코스를 완주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이곳 구봉도까지 차를 갖고 와서 주차한 뒤 낙조전망대만 가볍게 보고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구봉도 주차장에서부터 낙조전망대까지는 상당히 가까운 편.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갈매기 사진은 언제 찍어도 좋은 것 같아. 갈매기라는 새 자체가 바다 위를 나는 새다 보니 나에게는 좀 자유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조금 걷다보면 해안가로 내려와서 코스를 이어갈 수 있는 구간이 잠깐 나오는데, 그곳에 모래나 돌보다도 조개껍질이 훨씬 많았다. 어디서부터 와서 이렇게 쌓인 걸까. 새하얀 조개껍질들이 쌓여있으니 이것마저 예뻐 보이더라고.
어느덧 시간은 늦은 오후가 다 되어서 하늘색이 슬슬 바뀌고 있다. 바닷물색도 시간에 따라 푸르렀다가 청명했다가 때때로 바뀐다. 건너편에는 송전탑이 많이 보인다.
1) 할매바위&할아배바위 (대부해솔길 1코스 中)
정작 이곳을 지날 때는 바위 이름을 몰랐는데, 느낌상 저 바위는 분명 명소일 것이다 싶어서 해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남겨본 사진. 아니나 다를까 대부해솔길 1코스의 볼거리 중 하나인 할매바위와 할아배바위였다.
고기잡으러 나간 할아버지가 평소보다 귀가가 늦어 바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할머니가 굳어 바위가 되어버렸고, 한참이 지난 후 돌아온 할아버지가 바위가 되어버린 가여운 할머니를 보고 슬픔과 한을 이기지 못해 그 옆에서 같이 바위가 되어버렸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구봉도에 들어선 이후부터는 사람들이 꽤 보였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반려견이랑 등등 삼삼오오 모여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더라구.
나이를 불문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손 꼭 잡고 걷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멋진 배경 앞에서 상대방이 한껏 포즈를 취하면 사랑스럽다는 듯이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낭만적이었고 말이야. 대부도에서 내내 톱스타 키스 명소만 다니다가 이런 곳 보니까 이건 이거대로 좋다.
대부해솔길 1코스를 걷게 된 진짜 목적이 눈앞에 보인다. 멀리 보이는 또 다른 작은 섬 같은 곳까지만 가면 낙조전망대에 갈 수 있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개미허리아치교를 지나야 한다.
늦은 오후, 서해 위로 해가 떠있어 바닷물을 예쁘게 비춘다. 바삐 가던 나의 발걸음을 잠시나마 붙잡았던 장면.
lx100m2로 찍은 바다 사진, 물결 표현이 아주 섬세하게 되는 듯해서 상당히 마음에 들고, 윤슬이 이렇게 빛줄기 예쁘게 갈라지며 찍히는 줄 몰랐는데 역시나 매우 마음에 든다. 보통은 스타 필터 같은 거 끼우고 찍어야 이렇게 갈라질 텐데 말이지. lx100m2의 강점을 하나 알게 된 것 같아 좋다.
사실 낙조전망대를 딱히 낙조 시간에 맞춰 가야겠다는 치밀한 계산은 없었다. 걷다보니 우연히 타이밍이 이렇게 된 거지. 오히려 좋아.
색이 참 예뻤던 새. 구글 렌즈로 검색해보니 바다직박구리라고 하며, 그 중에서도 배가 적색인 것을 보니 수컷인 듯하다. 주로 해안의 바위나 섬, 벼랑 등에 서식하는 새. 윈도우 새 폴더 이름으로나 보던 직박구리를 실제로 볼 줄이야. 그리고 생각보다 귀여운 새였을 줄이야.
해가 낮게 떠있을 땐 나의 그림자도 길쭉길쭉해 보이게 나오는 법이지요. 매직아워는 짧은 편이니 해가 다 져버리기 전에 열심히 발걸음을 옮겨본다.
이렇게 돌아보니 여기까지도 꽤 들어온 거구나. 그나저나 보는 방향이나 각도마다 바닷물색이 다 달라 보이는 게 참 예상 못한 매력일세. 물결도 잔잔해서 마음도 평화로워진다. 대부도 해안길 산책 너무 마음에 들어.
2) 개미허리아치교 (대부해솔길 1코스 中)
대부해솔길 1코스의 해안누리길과 산길 트래킹 루트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한 개미허리아치교. 낙조전망대를 가려면 꼭 지나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육지에 보이는 색이 온도가 조금 다른 듯하면서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역시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의 그라데이션이 제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 같아.
오랜만에 반가운 이정표. 그치 나는 지금 서해랑길 91코스를 걷고 있는 중이지. 개미허리아치교를 건너면 낙조전망대는 금방이다. 나무가 울창해서 해를 정면으로 보고 가도 불편한 점이 없다.
낙조전망대 가는 길
나무가 울창한 길을 살짝 벗어나 왼쪽으로 빠지면 바다 위를 통해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이 나온다. 가는 길에도 계속 일몰을 감상하며 갈 수 있는 것은 덤.
낙조전망대까지 가기 전에 이미 여기서 장관을 다 본 것 같은 기분이다.
동그란 원에 행성 고리 같은 것이 달려 있는 듯한 조형물이 있는 곳이 바로 낙조전망대이다. 오늘도 언급을 안 할 수 없는 용진호의 트러블러에서는, 낙조 시간이 아닌 평일 대낮에 이곳을 찾아서 사람도 한 명도 없고 톱스타 키스 명소 같고 좋다고 한 모양이다. 낙조전망대라 그런지 낙조 시간에는 사람이 꽤 많은 편. 아쉽지만 이대로라면 사진찍기는 조금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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