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도 이제 정말 일상을 되찾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어딜 가도 사람이 참 많다는 이야기.
서촌에서 조용하게 차 한 잔 하고 싶은데 적당한 곳이 없을까 찾던 중, 우연히 지나간 골목 안쪽에 덩그러니 위치한 카페를 발견했다.
골목이라 조용하고 사람도 없는데, 한옥으로 되어 있어서 분위기도 좋아 보인다.
내가 찾던 카페가 딱 이런 곳이었어.
밖에서 봐도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듯싶다.
왠지 동네 자체가 조금은 고고하고 고즈넉한 느낌이 있는 서촌인 만큼, 한옥 구조의 카페가 참 잘 어울린다.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에 앉아서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타이드워터에 딱 한 자리 있는 야외석인 데다가, 주변 풍경도 좋고 좌석 배치도 독특해서 기분 내기 좋은 자리인 듯.
들어가자마자 카운터와 커피머신이 한눈에 보인다.
정말 아담한 규모인데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있을 건 다 있는 구성.
한옥 카페인데 메뉴판은 왜 영어일까...?
이날따라 커피보다 차가 마시고 싶어서 피치우롱티(peachy oolong)를 주문했다.
그나저나 카페 이름대로 조수(tidewater)를 표현한 디자인과 소품이 눈에 띈다.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6~7개 정도 있다.
테이블이 굉장히 작아서 마주보고 딱 2명 정도 앉아 차를 올려두고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오기에도 참 좋다.
음료는 자리로 직접 가져다 주신다.
'tidewater'라는 글자가 새겨진 스테인리스 쟁반에 올려져 나오는데, 여기서도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차는 이름대로 약간의 복숭아 향이 나면서, 너무 가볍지 않고 무게감이 느껴졌다.
적당히 기분 좋은 향긋함이 나서 홀짝홀짝 계속 마시게 되는 맛.
풍경이 좋으니 괜히 차 맛도 더 좋은 것 같고 말이야.
맞은편에 물 떨어지는 거 보면서 멍때리다가, 차 한 모금 마시고 음미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여러모로 혼자서 쉬어가기 정말 좋았던 시간이었다.
디자인이 감각적이고 그만의 정체성이 있는 공간인데, 사람은 별로 없어서 음료는 물론이고 그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카페라니 최고다.
골목길을 여기저기 쏘다닌 덕분에 이런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을 발견했나 싶었다.
근데 웬걸, 이거 쓰면서 검색해보니 문 연 지 얼마 안 된, 나름 서촌에서도 핫한 카페인 듯하다.
이날 사람이 별로 없었던 건 단지 내가 운이 좋았기 때문일까.
분위기가 늘 이날만 같다면, 서촌 가면 또 가고 싶은 곳.
통인시장 인근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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