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워킹홀리데이 왔다고 해도 이곳에서도 집은 집인데 타지에 나와있다는 핑계로 맨날 집에서 뭉개고 앉아있던 시간이 한심하고 아까워서, 내사람 오는 기간에 맞춰서 출발 일주일 전에야 모든 것을 확정하고 당일날 훌쩍 떠난 여행.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딱 이런 여행이었다.
총 기간: 4박6일
(비행기로 출국, 밤버스로 귀국)
여행 특징
2018년 11월 첫째주 여행
네덜란드에서 런던으로 떠난 여행
출국은 비행기로, 귀국은 밤버스로
4박 내내 한인민박 도미토리
휴가 아닌 휴가-출장은 아닌데 여행지에서도 원격근무로 일함
빈티지마켓 엄청나게 구경다님
야간투어 참여
등등
첫째날
네덜란드(the Netherlands)->런던(London)
이유없이 신뢰감 팍팍이었던 KLM인데, 비행시간 1시간 20분에 그 절반인 40분 지연 때려버림~
한국에서부터 출발한 내사람 빵언니와 히드로 터미널(Heathrow Terminals) 역에서 보려고 했는데
런던 지하철 데이터 안터지고 히드로 터미널 역은 두 개여서 결국 언니와는 이곳에서 만나지 못했다..
결국 숙소에서 만나서 근처 GBK에서 산미구엘이랑 간단한 주전부리 먹음!
둘째날
본격적으로 빈티지마켓 구경을 시작했다.
일단 첫번째로 포토벨로 마켓(Photobello Market)!
..은 배고파서 빠에야부터 한그릇 먹고~
워낙 큰 마켓이니만큼 천천히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는데
낚시줄 인형극(?)하는 아주머니가 시장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빈티지 아이템 보려고 간 건데 먹을 것만 눈에 들어오죠...
결국 나는 건진 거 없이 먹기만 하다가 한 3시간 만에 포토벨로 마켓을 빠져나옴😂
두 번째로 향한 곳은 221B 베이커 스트릿(Baker Street).
셜록 덕후는 감격에 겨워 웁니다..
근처에 있는 리젠트 파크(Regent Park)를 천천히 걸어
딱 석양이 지는 시간에 프림로즈 힐(Primrose Hill)에 앉아 해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분홍빛 런던 하늘이 참 예뻐라.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퇴근시간 교통정체와 함께
셋째날
우리의 두 번째 빈티지 마켓 목적지, 브릭레인 마켓(Bricklane Market)으로 향했다.
동묘에서도 봤던 것 같은 이런 오래된 사진기들을 파는 곳이 있었다.
사진은 없지만 LP를 파는 상점도 있었는데 한 장에 5파운드 내외의 LP가 많아서 빵언니 결국 하나 겟챠!
구경하다가 또 배가 고파져서 치킨 깐풍기 같은 음식 하나 사먹고~
빵언니는 핫하디 핫한 핫솔트비프버거(?)를 사먹었다.
그래피티는커녕 스티커범빙조차 볼 수 없었던 런던에서 딱 한 군데 예외가 있다면 바로 이 브릭레인 마켓.
이곳에는 오베이 자이언트의 벽화도 있었다.
런던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한편, 허락한 곳에서만 그릴 수 있는 벽화라는게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브릭레인 마켓 아직 끝나지 않았구요...
대나무 색소폰 부는 골든스타 아저씨를 우연찮게 발견해서 이곳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빵언니는 결국 이 뱀부색스(Bamboosax)를 샀다는 이야기..
브릭레인 마켓 나들이가 끝나고나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구요
피쉬앤칩스 맛집이라는 포피스(Poppies)에 갔는데
음...? 여기가 1위...?
해가 완전히 졌지만 바로 숙소에 가기 아쉬워서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와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의 야경을 보고왔다.
넷째날
낮에는 일을 하느라 오후 느즈막히 하루를 시작했던 넷째날.
시내 나오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어 버거앤랍스터(Burger&Lobster)에서 거하게 한 끼 했다.
야간투어를 하며 세인트 폴 대성당(Saint Paul's Cathedral)을 멀리서나마 봤다.
특히 타워브릿지(Tower Bridge) 야경을 볼 때 다음엔 짝꿍님이랑 같이 와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한밤중인데도 아직 사무실마다 불이 전부 켜져있는 런던의 야경을 보며
타워브릿지를 배경으로 샴페인도 한 잔 했다.
투어의 마지막 지점은 빅벤(Big Ben)이었는데 아직 공사중이라 좀 아쉬웠음.
빅벤은 2021년까지 공사 예정이라고 한다.
다섯째날 및 귀국일
일 때문에 낮시간을 통으로 날리는게 아쉬워서 이날은 오전에 근처 공원 산책을 나갔다.
숙소랑 가까운 곳에 있었던 하이드파크(Hyde Park).
런던의 대표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모던(Tate Modern)에 가서 일단 커피 한 잔.
경치가 끝내준다던 테이트모던의 카페는 듣던 대로였다.
전날 밤에 봤던 세인트 폴 대성당이 한 눈에 들어오는 뷰.
시간이 많지 않아 겨우 1시간 정도 미술관을 둘러봤는데, 당연히 다 보지 못했다.
뒤샹의 샘이 이곳에 있었구나.
저녁에는 피카딜리 서커스로 이동해서 빵언니의 뮤지컬 티켓을 바꾸고,
차이나타운 거리에 들어와서 베트남 음식을 먹었다.
이 식사를 마지막으로 빵언니와는 안녕-
혼자 야간버스를 타러 가는 길.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길래 터미널까지 30분 정도를 걸어서 갔다.
이것도 마지막 야경이구나.
런던->프랑스->벨기에를 거쳐 총 10시간이 걸린 끝에 네덜란드로 돌아왔다.
슬그머니 떠오르는 해를 보며 마무리 된 런던여행.
두 번째 런던여행이라 사실 이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보기보다는 잃어버린 내 삶의 활력을 다시 찾고 싶은게 목적이었는데, 여행이 주는 좋은 기운 덕분인지, 아니면 이곳에서 아주 오랜만에 만난 내사람 덕분인지, 혹은 둘 다인지, 덕분에 목적을 이룬 것 같다. 사실 4년 전에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여 런던에서 많은 정을 느끼고 온 건 아닌데, 그래서 런던 자체가 좋았다기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내사람을 만나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즐거웠다.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조금이나마 이겨내고(?) 다시 활기차게 살아갈 에너지를 조금 얻을 수 있었던 여행.
아마 이 게시판에 길지 않은 여행기로 다시 차근히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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