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1. 이 글은 N포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약간의 수정을 거쳐 옮겨온 글입니다.)
요즘 매일 듣는 음악은 올티의 앨범 '졸업' 전곡. 올티를 처음 본 게 2013년 힙플쇼에서였고 그 뒤로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배틀랩 배짱도 좋았고, 경연 때 쓴 곡들 굳이 안찾아도 들리는 펀치라인 보면서 와 가사 쓰는 재치가 대박이다 싶었는데ㅋㅋㅋㅋ 이번 앨범도 썩 좋다. 항상 다음이 기대가 되는 랩퍼 올티.
'졸업' 앨범 아트웍
아트웍부터 학창시절 감성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졸업'은 올티 특유의 재치도 좋지만 학창시절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점이 굉장히 좋다. 오죽하면 요즘 드는 생각은 이 감정을 지금 당장 가장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96년생들이 부럽다는 생각.. 96년생으로 태어나 96년생이 노래하는 학창시절의 울고 웃었던 수많은 감정과, 졸업을 하면서 느끼는 시원섭섭하고 미묘한 이 감정을 들으면서 이 감정들을 함께 공감할 수 있고 좀 더 오랜 여운으로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 진짜 엄청나게 부럽다. 그만큼 올티가 곡을 잘 뽑았다는 얘기도 되겠지.
심지어 이 앨범은 Skit도 재밌고 좋다. 여자 입장에선 삼초고려ㅋㅋㅋㅋㅋㅋㅋㅋ 재치있어
이 앨범은 특히 곡 하나하나보단 통으로 듣는게 짜임새도 더 있고 좋은데, 예를 들면 등교하는 느낌의 곡인 "굴레"로 시작해서 "첫걸음", "31035", "설레"와 같은 곡으로 학교생활의 모습과 감정들을 그리고, "Skit:점심시간"에선 진짜 점심시간에 남자 고등학생들이 나눌법한 대화를 들은 후, 마치 점심시간이 끝남을 알리는 것 같은 종소리와 함께 "OLL' Skool"로 넘어가는 트랙리스트 짜임. 이후 96년생끼리 꾸린 곡 "96 Problems", 그리고 학창시절을 랩으로 노래하면서 당연히 좋은 점만 얘기할 수 없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는 학교나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보이는 곡들, "결석"과 수험생들의 고충을 담은 "Skit:D-100", "Fallin'"을 지나 이 앨범의 피날레와 같은 "졸업(이젠 안녕)"까지. 이 순서대로 듣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항상 [졸업]의 전곡을 듣는다.
내가 학교 다닐 땐 중/고등학교 내내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졸업식>, <고3후기>, <상자 속 젊음> 이 세 곡 정도로만 학창시절의 감정을 달랬던 것 같은데(이 곡들이 별로라는 말은 결코 아님. 별로라면 학창시절 내내 들었을 리도 없지) 이렇게 따끈하고 좋은 앨범이 나오다니.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난 나도 들으면 뭔가 찡해지는게 있는데 이 곡에 해당되는 당사자들은 귀가 얼마나 즐거워지고 감정이 얼마나 풍요로워지겠어.
이런 앨범은 음원으로만 듣는게 아니라 소장까지 해줘야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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