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1년 미만으로 살 때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기란 쉽지 않다. 애초에 1년 미만 주거 계약에는 인터넷 설치를 안 해주기도 하고, 혹시나 집주인이나 주변 태국인을 보증인으로 세워 단기 계약을 한다고 해도 요금이 비싸진다.
이 글을 작성하는 날 기준, 태국에서 가장 좋은 통신사 중 하나인 AIS의 500mbps 인터넷 상품이 세금 제외 한 달에 499바트다. 세금이 더해지면 550바트 정도 되며, 여기에 인터넷 설치비는 약 800바트 정도로 또 따로이다. 1년 미만 단기로 계약하게 되면 요금은 매달 6-700바트씩 훅훅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 때 추천하는 방법이 바로 인터넷 무제한(에 가까운) 유심(넷심)과 와이파이 공유기를 이용해서 보다 저렴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 방법을 지금부터 적어볼 예정이다.
0. 핫스팟 속도
혹시나 집에서 타 기기로 인터넷을 쓰는 일이 별로 없고, 핸드폰 핫스팟으로도 충분하다면 굳이 이 방법을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집에서 중요한 작업을 해야 해서 인터넷 품질이 중요하거나, 핫스팟을 쓰는 게 휴대폰에 너무 부담이 될까 봐 싫다면 추천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나는 핫스팟 터트려서 쓰면 PC에서 속도가 이따위였음... 왼쪽이 평소, 오른쪽이 그나마 '빠르게' 나올 때.
블로그를 쓰다보니 웹서버에 사진을 한 2-30장씩 한꺼번에 올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올리는 데 한세월 걸리거나, 올라가다 에러나서 글을 통째로 날려먹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효율 왕왕 떨어짐.
또, 올해 산 핸드폰 좀 오래오래 쓰고 싶은데 자꾸 핫스팟 쓴다고 부담 주는 게 싫었다. 언제부턴가 폰도 살짝 맛이 가는 게(?) 느껴져서 유심과 와이파이 공유기 즉.시.구.매.
1. 준비물
유심을 이용해서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용하는 거니까 준비물은 당연히 유심과 와이파이 공유기. 또한 유심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먼저 스마트폰에서 개통을 해야 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내가 구매한 유심은 1년 동안 매달 데이터 70GB를 제공하며, 최대 1000mbps의 속도로 사용할 수 있는 트루무브의 유심이다. 매장에서 파는지도 모르겠지만 매장에서 구매하면 비싸고, 라자다나 쇼피 등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나는 라자다를 통해 '멜론 타이'라는 대리점에서 약 1,600바트 정도에 구매함. 1년짜리임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
이 유심을 알기 전에 일반 매장 가서 AIS 유심을 사서 1년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충전하는 데 3,500바트가 들었다. 무제한이지만 속도가 고작 6mbps.. 그래서 핫스팟 터뜨리면 더더욱 속도가 느려터졌었나 보다. 그거에 비하면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위 유심을 산 거니 정말 저렴하게 산 거지.
참고로 태국의 통신사는 AIS와 트루무브가 가장 좋다고 한다.
개통을 위해서 유심을 먼저 스마트폰에 넣는다. 이때 주의할 점은, 와이파이 공유기에는 일반 유심이 들어가는 반면, 최근 스마트폰에는 일반적으로 나노 유심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유심의 틀을 버리면 안 된다는 거다.
2. 유심 개통하기
한국처럼 유심 꽂고 휴대폰 켜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거면 좋겠지만... 요즘 태국도 하도 스캠(scam)이 많아서인지 꼭 개통 과정을 거친 후 유심을 사용할 수 있는 듯하다. 매장에 가서 개통을 해도 되고 셀프로도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셀프개통하는 방법을 적어보겠다. 트루무브 통신사 기준. 개통을 위해서는 처음에 최소한의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다. 따라서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설치하기를 추천한다.
트루무브 유심을 꽂은 휴대폰에 트루 아이서비스(True iService) 앱을 설치하여 접속한다.
로그인 후 일단 언어를 영어로 바꾸면 이용하기 조금 더 쉽다. 이후 홈에 있는 'Activate SIM' 아이콘 터치. 선불유심이라면 사진처럼 'Activate Prepaid'을 선택한다.
유심 포장지에 번호와 함께 바코드가 붙어있을 텐데 화면에다가 바코드를 읽으면 된다. 생긴 게 QR 리더 처럼 생겨서 헷갈리기 쉬운데, QR 아니고 바코드를 읽어야 한다.
번호가 인식되고 나면, 유심 활성화 방법 안내가 나온다. 유심을 스마트폰에 장착 후 와이파이를 끈다. 이후 'Activate my SIM' 버튼 터치.
개통을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외국인은 여권이 가장 일반적일 듯한데, Passport를 선택한 후 여권번호와 생일 등을 입력한다. 이후 앱에 나오는 번호가 내 번호가 맞는지 확인 후 'Activate this number' 터치.
라이브 셀피 인증도 해야 한다. 화면에서 안내하는 대로 얼굴이 점선 안에 들어가도록 카메라에 정면을 보여주고,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천천히 돌려가며 인증이 필요하다. 라이브 인증이 끝나면 여권을 촬영하여 또 다시 인증한다.
여권 촬영 후 인식이 제대로 되었다면 왼쪽 페이지는 대부분 채워져서 뜰 거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적으면 된다. 이후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서 몇 가지 단계를 조금만 더 거치면 개통이 완료된다.
셀프 개통 시에는 밤이나 새벽에 개통 시 다음날 아침에 개통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한, 가끔 한 번에 개통이 안 되고 24시간 내로 개통이 된다고 뜰 때가 있는데, 24시간을 기다려도 개통이 안 되었다면 다시 위 과정을 거쳐 개통을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그럼에도 안 된다면 대리점을 방문해야겠지만.
개통이 제대로 완료되면 트루무브에서 문자가 왕왕 온다. 휴대폰을 껐다가 켜면 4G로 연결될 것이며, 개통한 날부터 1년을 카운트하여 유효기간은 언제까지, 매달 70GB씩 12개월 제공한다는 내용까지. 이후 휴대폰을 껐다 켜면 유심 활성화는 완료다.
3. 와이파이 공유기 사용하기
와이파이 공유기 또한 라자다나 쇼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나는 라자다에서 약 500바트에 구매 완료.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용하는 경우, 인터넷 최대 속도는 300mbps로 약간 제약이 있다.
태국에서 판매하는 와이파이 공유기에는 '넷심(NetSim)'을 꽂을 수 있는 슬롯이 있다. 뒷면에 랜선이나 파워를 꽂는 곳 외에, 노란색 원이 넷심을 꽂는 슬롯이다. 물론 와이파이 공유기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살 때 잘 확인해보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왜 이런 상품이 없냐하면, 한국은 인터넷 유심이 엄청나게 비싸서 그냥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는 게 훨씬 낫기 때문이다. 휴대폰 데이터 2GB 짜리 요금제가 매달 35,000원 정도 나오는 거 보면... 굳이 라우터에 유심을 꽂아서 사용할 이유가 없는 거다.
휴대폰에 꽂았던 유심을 뽑아서, 다시 일반 유심 틀에 끼워 넣은 상태로 와이파이 공유기에 넣는다. 그러면 이제 자동으로 공유기가 핫스팟 같은 역할을 한다.
파워 연결 후 콘센트 꽂아서 와이파이 켜주면 준비 끝.
보다시피 맨 왼쪽은 전원, 가운데는 와이파이, 오른쪽은 망 신호인 듯하다. 초록불이 잘 들어온다면 인터넷이 잘 터지고 있다는 것.
휴대폰에서 와이파이 신호로 잡히기 시작한다. 초기 비밀번호는 설명서에 적혀있는 편이니 잘 읽어보고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된다.
4. 속도
사실상 속도 때문에 유심과 공유기를 새로 사서 연결한 건데, 그럼 과연 얼마나 빨라졌나?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레이턴시도 길고, 다운로드는 여전히 한 자리 속도.. 그래도 업로드 속도가 많이 빨라졌고, 실제로 블로그에 사진 업로드 할 때도 오류는 거의 없다. 유심은 최대 1000mbps, 공유기는 최대 300mbps가 나온대서 기대를 꽤 했건만... 수치상으로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실제로 문제가 됐던 부분은 해결이 되었으므로 그 부분이 유의미하긴 하다.
집에 오자마자 핫스팟 켜서 휴대폰 부담가게 할 일도 없고. 기기가 몇 대든 와이파이 연결해서 쓰면 되니 편하다. 이제 랩탑은 물론이고 공기계 스마트폰, TV도 이 와이파이에 연결해서 사용한다.
번외)
사실 건물 1층 와이파이가 짱이긴 한데... 모기가 너무 많고 집에서 편하게 작업하고 싶어서 유심과 공유기 구매했더니 속도가 이 만큼은 안 나와서 조금 아쉽다.
개통하자마자 공유기에 넣어서 써보느라 휴대폰에서 직접 쓸 때, 혹은 휴대폰에 넣어서 핫스팟으로 터뜨릴 때 속도는 어떤지 확인을 못했다. 나중에 확인하게 되면 추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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