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부터 알고 왔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홍대 힙합카페
백인더데이
올 4월 삼삼오오 때 처음 가봤는데
이달 말에 문을 닫는다고 하신다. (6/25까지 영업)
사실 그 전에도 이 카페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혼자 들어오기는 뭔가 어려운(?) 분위기라 그동안 못오다가
한 번 들어와보고 생각보다 그렇게 어려운 분위기가 아님을 느낀 뒤로
이제 종종 와야겠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문을 닫는다고 하셔서 적잖이 당황..
자주 오진 못했지만 좋아하는 곳 중 하나였는데
정도 제대로 못붙인 채 이렇게 헤어져야 하는게 너무나 아쉽다.
닫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오고 싶었는데 다행히 기회가 되었다.
▲ 백인더데이 후문
빈티지한 간판이 인상적이다.
3시 오픈 11시 마감.
이제 와서 영업시간이 무슨 소용이냐만...
쓰면서도 슬프다ㅠㅠ
내가 이정도인데 여기에 정 많이 붙이셨던 다른 분들은 어떨까..
▲ 카운터
주문하러 갔는데 메뉴에서 뭐가 많이 지워져 있었다.
영업종료일이 임박해서 품절된 메뉴들은 그대로 더 이상 안 하시는 것 같았음.
삼삼오오 때보다 메뉴도 엄청 많던데 메뉴 이름도 구경도 못 해본 게 너무 아쉽네 또.
아무튼 우리는 여기 오면 마셔야 한다는 힙합메뉴(?) 큐브라떼를 시킴.
▲ 큐브라떼 (7,000원)
얼음이 커피얼음이고 거기에 직접 우유를 부어서 먹는 식!
이게 왜 '힙합메뉴'냐면
▲ 턴테이블모양 얼음
얼음 모양이 매우 힙합이라..!
대표로 요 얼음 사진만 찍었는데
뒤적뒤적 하다보면 마이크모양 얼음도 있고,
카세트 테이프 보양 얼음도 있고
참 다양하다.
귀엽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신박한 메뉴였다.
이게 나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큐브라떼가 되었다ㅠㅠ
▲ 나초 (6,000원)
요건 언니가 사주신 나초!
칠리소스에 찍어먹는 거였는데 양 엄청 많고 맛있었다.
(사진은 먹다가 찍어서 많이 줄어들어있음..ㅎㅎ)
▲ 디제잉 중
백인더데이 한켠에는 디제잉부스가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 운 좋게도 라이브로 디제잉을 하고 계셨다.
가게에 나오는 음악들을 트시는 것 같았음.
이런 디제잉 볼 때면 나도 힙잘알 음잘알이고 싶다..ㅎ
▲ 내부 인테리어들
이날따라 손님이 좀 있는 편이었다.
원래는 평소에 손님이 많이 없다고 했는데 이날은 테이블 한두개 빼고 거의 다 찼었음.
나 포함, 다들 백인더데이가 없어지기 전에 한 번은 더 와야겠다고 생각했나보다.
많은 이들에게 자주는 못 왔어도 추억이 잔뜩 쌓인 장소였겠지.
누군가에겐 소중한 이런 공간들이 없어지는게 생각보다 비일비재한데
이런 공간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날도 커피 마시면서 빠지지 않았던 대화 주제.
▲ 백인더데이 네온사인
거의 뭐 백인더데이의 상징.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찍어봤을 것.
▲ 날짜 카운팅
백인더데이에서 찡했던 것 1.
내가 방문한 날은 6/24로 영업종료 하루 전.
저렇게 큼직하게 날짜를 카운팅하니 뭔가 찡ㅠㅠ
▲ 팻말
백인더데이에서 찡했던 것 2.
카운터 팻말에 큼직하게 적어놓은 영업종료일.
공식적인 영업종료일은 6/25 토요일이지만
6/26 슬릭의 미니스팟라이브까지가 이곳을 방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거의 와보질 않았으니 나에게 추억이 아주 많은 공간은 아니지만,
이 카페만이 가진 뚜렷한 개성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화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름대로 애정했던 한 공간이었는데
문을 닫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아픈 건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화(그리고 그에 포함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까지)가 나 혼자 열심히 향유하고 소비를 한다고 해서 온전히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한 개인이 그렇게 한 곳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화와 이 공간들을 지키는 방법을 찾고싶다.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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