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3. 이 글은 N포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약간의 수정을 거쳐 옮겨온 글입니다.)
요즘 대외활동이다, 워크샵이다 하면서, 이쪽 분야 일을 팬심으로 공연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일'을 하러 오는 거면 아티스트를 사심 없이 중립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해서, 그 말이 맞기도 하고, 100% 즐기지는 못하고 흥을 자제한 적이 많았었다. 그런데 이번 SRS서울에서만큼은 진짜 모처럼 하고싶은 대로 다 하고 왕창 즐기고, 놀고 왔다.
SRS란 Street Rap Shit의 줄임말로, 길거리문화를 선도하는 크루 ADV의 기획 하에 전국 프리스타일 랩 최강자를 가리는 랩배틀(대회?)이다. Street Rap Shit이라는 이름답게 랩배틀의 무대는 길거리! 첫회는 10월 10일 부산 광안리에서 열렸고, 두 번째 무대가 바로 SRS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마포 공덕 '늘장'에서 열렸다.
이렇게 여러 가지 성격의 공연들을 다니면서 주옥같은 '공간'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처음 1984를 알았을 때, 커먼인블루를 알았을 때와 같은 느낌. 개인적으로 늘장은 '길거리 랩'을 보여주는, SRS라는 행사를 열기에 상당히 좋은 공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연과 공연뿐 아니라 강연과 플리마켓까지 한 공간에 모아둠으로써 문화행사 혹은 이벤트라는 느낌이 강했고, 무엇보다 SRS에서 가장 중요한 '길거리'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SRS서울에 분명 엄청난 인파가 몰릴 거라고 예상했을 텐데 그 인파까지 모두 수용 가능했던 장소와 기획이었다고 할까.
백문이불여일견. 늘장은 이런 공간이다. 결코 '무대'가 중심이 아니라 '늘장'이라고 정해진 거리의 일정 구획이 그 자체로 중심이다. 그 한켠에 무대(그것도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물리적인 '무대'가 아니라 ADV 멤버들과 스피커, 조명, 그리고 디제이 부스만이 있는 어떤 중심이 있는 '원'이었을 뿐이다)가 마련되었을 뿐인 거고.
나는 5시쯤 도착했는데, 무대쪽에 벌써 사람은 많은데 본격적인 SRS는 이제 막 예선전을 하는 것 같아 자리는 나중에 잡고 일단 늘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거기서 발견한 딥볶이(Deepflow 떡볶이). 근데 딥볶이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SRS서울편에 간 이유 절반은 경연과 공연 때문이고, 절반은 강연과 딥볶이 때문이었는데, 이미 도착이 늦어서 강연도 하나도 못봤는데 이 때만 해도 이것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먹어보나 했다ㅠㅠ
딥볶이를 반쯤 포기하고 다시 SRS를 보러 이동. 사람이 벌써 이렇게나 많았다. 멀찍이서 벤치 같은 곳에 올라가서 보는데도 인파 때문에 무대 가운데는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흑
매의 눈으로 심사하는 서출구
꿀잼 올티 진행ㅋㅋㅋㅋㅋ 참가자들이 프리스타일 랩 할 때 가끔씩 본인이 진행하면서 받아쳐주기도 하고 그러더라.
SRS 잠깐 보다가 딥볶이를 포기 못하겠어서 결국 다시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딥볶이 어시스트 버기님 ㅋㅋㅋㅋㅋㅋㅋ
떡볶이 만들기에 몰두하신 딥플로우님
사진 아래쪽의 철판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 앞에서 떡볶이가 다 떨어졌다. 그래서 다시 기다려야 함ㅠㅠ 거의 30분은 기다려야 하니 가서 공연보고 오라고 하셨던 딥플로우님. 그러나 우린 안가고 기다렸다..ㅎㅎㅎㅎ 다 합쳐서 한 4~50분 기다린 듯..ㅎㅎㅎㅎ
딥볶이는 3,000원
우리 앞에서 다시 만들기 시작하심 ㅋㅋㅋㅋㅋㅋ
어글리정션때는 한 20인분 파셨는데 이번에는 100인분어치를 준비해오셔서 만들기도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사실 그때그때 맛이 다 다르게 나오는 거 같다며.. 본연의 맛(?)이 궁금해진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이제 딥볶이 장사는 안 하실거라는 딥상구님. 한 번의 적자와 한 번의 흑자를 기록하고 장사를 접으심..☆ 그래도 마지막이 흑자라 다행인듯ㅋㅋㅋㅋ
크 4~50분 기다려서 드디어 먹은 딥볶이~~~ 맛있었는데 만든지 얼마 안 돼서 아무래도 맛이 좀 덜 들긴 했다ㅜㅜ 딥상구님 지인 하고 싶다 자주 좀 먹게.. 아무튼 SRS서울 온 목적 중 하나 달성.
딥볶이 먹고 어디서 보면 무대가 좀 보이려나 하고 돌아다니다가 무대 뒤편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SRS서울 준결승을 한참 하고 있더라.
SRS서울 챔피언인 존재인님! 와 개인적으로 덕분에 경연 진짜 재밌게 봤다. 이렇게 딕션도 좋고, 플로우도 좋고, 가사 센스도 넘치는 프리스타일 랩 오랜만이다.
존재인님 준결승 같은 경우는 상대편도 실력이 너무 팽팽해서 연장전(?)까지 하기도 함. 1차원적인 말장난이나 입에 담기 험한 소리가 아니어도 진짜 센스있는 '펀치라인'으로 훅 치고 들어오니 관중들한테까지 통쾌함을 주더라. 선공, 후공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총 2번의 프리스타일 랩을 보인 후에 결과를 발표하는 식이었는데, 선공일 때, 후공일 때 랩 스타일도 다 다르고.. 심사하던 서출구님도 이분 랩 듣고 엄청 신나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상을 안남겨둔 게 아쉽다, 아쉬워.
전국구 챔피언전 때 각 지역의 출중한 챔피언들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한 번 보고, 그것도 엄청 감탄하면서 본 존재인님 응원하고 싶다. 다르게 말하면 전국구 챔피언전 때도 가겠다는 말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이 너무 많아서 SRS서울 후기는 (2)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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