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y Heigraphy
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일기 :: 2018 마지막 여행, 마스트리흐트(Maastricht) (feat. 도미니칸서점, 크리스마스 마켓)

by Heigraphy 2019. 1. 30.
반응형

181230(일)

 

자매들이 모두 돌아갔다.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집이 다시 너무 허전해졌음..

게다가 연말이고, 주말인데 집에만 있기는 너무 아쉽지.

전부터 한 번 가고 싶었던 마스트리흐트(Maastricht)에 가기로 했다.

거의 네덜란드 최남단의, 독일과 벨기에 사이에 있는 림부르흐(Limburg) 지방이라 좀 멀어서 아예 1박 2일로 갈까 했는데, 요즘 술을 안 마셔서 밤까지 남아봤자 할 게 없을거란 판단 하에ㅋㅋㅋㅋ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로테르담에서 출발했고, 마스트리흐트까지는 센트럴역 기준 기차로 2시간 17분, 차로도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지도에서 워낙 아래쪽에 혼자 볼록 튀어나온 곳이 마스트리흐트라, 옆나라인 벨기에 가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쉬엄쉬엄 달려서 두 시간 여만에 드디어 도착!

이렇게 네덜란드 도시 하나 더 와봤네!

 

 

센터쪽으로 나가보니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었다.

우와 이건 예상 못했는데!

12월만 되면 온 유럽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데 네덜란드에는 못 봐서 크리스마스 마켓 없냐고 징징댔었다.

근데 마스트리흐트에 열려 있었네ㅋㅋㅋ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아직 12월이고 분위기는 여전하니 마켓도 남아있나보다.

 

 

도착하자마자 출출해서 올리볼렌(Olieballen)을 사먹었다.

올리볼렌은 네덜란드표 간식인데, 일종의 도넛 같은 걸로 속에는 건포도와 같은 말린 과일 같은 것이 들어있고, 슈가파우더를 뿌려 먹는다.

주로 새해에 먹는 간식!

12월 30일쯤 됐으니 하나 사먹어봤다.

약 4년 만에 먹는 건데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가 엄청 맛있었다.

요즘은 건포도뿐만 아니라 커스터드 등 다양한 걸로 속을 채워서 먹기도 하나보다.

 

 

'크리스마스 마켓'하면 역시 이런 쓸데없고 예쁜 소품들이지요...

주로 먹을 것과 이런 장식품 등을 팔고 있던 마스트리흐트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

 

 

빨간색 교회를 배경으로 선 크리스마스 마켓.

아이들을 위한 선물가게 같은 것도 있었는데, 인기가 꽤 좋아 보였다.

 

 

여기는 산타의 집? 뭐 이런 이름으로 세워져있던 가게였는데, 진짜 쓸데없고 예쁜거 많아ㅋㅋㅋㅋ

크리스마스 기분 제대로 내고 싶은 분이라면 이곳에서 몇몇 아이템 업어가면 좋을 듯~

 

 

크리스마스 마켓 한가운데 세워져있던 관람차가 눈에 띄었다.

로테르담에 있는 관람차는 한 바퀴에 7.5유로인가 8.5유로로 꽤 비싼데, 여기는 몇 바퀴에 5유로였나? 아무튼 로테르담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했다.

공중에서 보는 마스트리흐트도 멋질 것 같아서 타기로 결정!

 

 

위에서 내려다보니 생각보다 꽤 큰 크리스마스 마켓 부지.

한가운데 서있는 트리의 존재감도 엄청나다.

 

 

저 멀리 마스트리흐트도 한 눈에 담아보고

 

 

마켓 안에 있는 아이스링크장도 담아본다.

 

관람차 속도가 한 바퀴 도는데 1분도 안 걸릴 만큼 생각보다 빠른데다가, 한 바퀴가 아니라 몇 바퀴나 돌다가 내렸다.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거의 5유로의 행복 찍었음ㅋㅋㅋㅋ

 

 

먹은게 올리볼렌밖에 없어서 다른 간식도 좀 먹으려고 돌아다녀봤는데, 커리부어스트(Currywurst)가 눈에 띄었다.

근데 커리부어스트는 다 품절이고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만 남았다고 해서 하나 사먹었다.

커리부어스트는 독일 간식이고, 바로 옆나라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파는 곳을 한 번도 못 봤는데 마스트리흐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볼 줄이야.

 

아까부터 들리는 말소리도 그렇고 왠지 느낌이 네덜란드보다는 독일에 있는 것만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네덜란드 사람보다 독일 사람이 더 많았던 게 맞았다.

결정적으로 관람차 타고 내릴 때 '출구'가 'uitgang(네덜란드어)'가 아니라 'ausgang(독일어)'라고 적혀있었다.

여기 물리적으로만 먼 곳인 줄 알았는데, 심리적으로도 독일에 더 가까운 곳이었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적당히 놀고, 먹고, 구경한 후 찾은 다음 목적지는 도미니칸 서점(Boekhandel Dominicanen).

 

 

이 건물은 네덜란드의 첫 번째 고딕양식 건물이기도 하면서, 800년의 역사를 가진 성당이기도 하다.

13세기에 도미니칸 수도회에서 세운 성당이었는데, 18세기에 나폴레옹에 의해 압수당해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고, 그 후엔 창고 같은 곳으로도 쓰이다가, 2005년에 비로소 서점이 되었다고 한다.

건물을 파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서점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내부 또한 보존이 상당히 잘 되어있다.

 

 

이 녹슨 철제 문을 지나 서점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여느 성당에서나 보던 스테인드 글라스와 높은 천장, 그리고 천장에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것을 서점에서 볼 수 있다니.

2008년에는 영국 가디언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서점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가히 그럴 만하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이 서점은, 교회 내부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벽에 못도 하나 박지 않고 검은색 철제 서가를 세워 만들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천장엔 프레스코화, 그리고 1층엔 제단화와 카페.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의외로 썩 조화로운 모습이다.

서점에 왔는데 보라는 책은 안 보고 내부만 보다가 시간 다 갈 것 같다 ^^;

 

 

뭔가 있으면 하나 사볼까 싶어서 둘러봤는데, 대부분 네덜란드어로 된 책들이라 아무래도 선뜻 집어들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발견한 네덜란드어 책..인데 외국인을 위한 책이 아니라 네덜란드 학생들을 위한 책인 것 같아서 이것도 내려놓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국어 공부하듯이 네덜란드 학생들을 위한 네덜란드어 포켓북이었음)

알면서도 괜히 "네덜란드 사람한테 네덜란드어 공부하는 책이 왜 필요해?" 하고 물어봤는데 "한국 사람도 한국어 공부 하잖아? 마찬가지야" 라고 했고, 그러고보니 나는 초중고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국어 줄기차게 공부한 사람이었음ㅋㅋㅋㅋㅋㅋ

진ㅉㅏ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하하

 

 

서점 구경을 끝내고 시티센터로 나가보았다.

겨울 유럽은 이렇게 거리마다 조명과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달려있어서 좋다.

 

 

마스트리흐트 방문자 센터.

이곳에서 마스트리흐트에 대한 정보를 얻고 들을 수 있다.

 

 

마스강(Maas)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하나 건너고, 열심히 돌아다니는 중에 갑자기 비가 대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웬만한 비야 좀 맞고 다니겠는데, 잠깐이지만 정말 좀 대차게 내렸음...

카페를 들어가려고 했는데 어딜 가도 만석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주차할 때부터 차가 좀 많다(=사람이 많다) 싶긴 했는데 오늘 마스트리흐트 무슨 날이예요?ㅜㅜ

 

 

결국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비를 다 맞아가며 시청사 앞까지 왔고

 

 

근처의 카페에 겨우 들어올 수 있었다.

여기도 입구 앞 작은 테이블 하나 달랑 남아있는 거 겨우 앉았다.

아이스커피가 마시고 싶었지만, 유럽에서 아이스커피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거 아시죠...

아쉬운 대로 아이스티를 마셨다.

 

저녁은 로테르담 가서 먹기로 하고 조금은 이른 시간에 마스트리흐트를 떠났다.

멀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당일치기로 놀고 돌아가기 딱 좋았다.

2018년 마지막 여행 끝!

 

 

Copyright ⓒ 2018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