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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네덜란드 일기

네덜란드 워홀 :: 워킹홀리데이(비자)가 끝나고 난 후

by Heigraphy 201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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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에 계속 워홀일기(를 가장한 홀리데이일기, 여행기, ...등등)를 올리고 있지만 사실 나는 지금 워킹홀리데이(비자)가 끝난 상태이다. 거주허가증, 즉 비자의 유효기간은 입국일이 아닌 비자 신청일이 기준이기 때문에, 나의 비자는 새해가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만료되었다. 즉, 공식적으로 워킹홀리데이는 끝났고 나는 이제 네덜란드에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비자가 없다.

  그러면 지금 한국이냐? 아니다, 여전히 네덜란드이다. 비자가 없는데 어떻게? 비자가 종료되는 날 바로 비쉥겐국가로 떠나서 얼마간 머물다 왔다. 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의 경우 비자가 만료되면 네덜란드를 제외한 쉥겐국에서는 자동으로 90일 무비자체류가 가능하고, 네덜란드에 체류하려면 비쉥겐국가를 다녀와야 한다. 그러면 다시 무비자로 90일을 체류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그냥 비자 없이 유럽여행 다니는 여행자 신분이라는 거다. (내가 체류할 때는 IND에서 이와 같은 답변을 찾을 수 있었는데, IND의 정책이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 체류를 연장하려는 분이라면 꼭 IND에서 다시 한 번 정확하게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워킹비자가 없는데 타지에서 일은 어떻게 하고 생활은 어떻게 이어가나? 나는 사실 네덜란드 내에서 워킹비자를 써본 적이 없다(자의 반 타의 반). 네덜란드 회사나 가게에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가끔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요즘은 주로 한국 회사를 통해 리모트 웍(remote work)을 하고 있다. 말은 거창한데 이게 참 불안정하고, 수입이 많은 일은 아니라 사실 솔직히 말하면 밥값 정도 근근히 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도 만족스럽다. 요리하기 같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들이 늘었고, 사진을 보고 블로그를 쓰는 시간도 더 많아졌으며,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여행도 가는 등 즐겁게 지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도 늘 뭔가에 쫓기고 쪼들리는 기분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최소한의 생활비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다. 이런 심리 상태가 아마 금전만의 문제는 아닌 모양이다.

  나는 아직 내가 완벽한 '디지털 노마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워킹홀리데이 처음 올 때 마음 속에 품었던 그 삶의 형태를 실험적으로 살아보기에 괜찮은 1년이었다. 실험의 결과 혹은 결론은? 음, 아무래도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 되겠다. 다만, 내가 원하는 곳에서 조금은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기반을 좀 더 잡은 후 다시 떠나야겠다. 이게 나의 결론- 그래서 2019년 한 해는 다시 또 준비하는 해가 될 것 같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기까지, 실험적으로나마 '디노'를 살아보며 느꼈던 소회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새 지면에 새로 적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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