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원 환율이 어느새 41원을 훌쩍 넘었다. 바트라는 통화를 인식하고 산 이래 가장 비싼 가격인 것 같다. 전부터 조금 남는 돈을 한국으로 보내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직 태국에서 지낼 날이 많이 남았기도 하고 원화가 급하게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그냥 미뤄뒀는데, 바트가 최고점이 된 지금 한 번 정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태국에서 한국으로 송금해 봤다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내가 먼저 해봤다. 참고로 내가 태국에서 쓰는 은행은 '방콕은행(ธนาคารกรุงเทพ / Bangkok Bank)'이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1. (해외송금을 처음 한다면) 은행으로 가기
송금은 앱에서 할 건데, 이전에 해외송금을 해본 적이 없다면 일단 여권을 가지고 방콕은행 오프라인 지점으로 가야 한다. 아무 지점이나 상관없다. 영어 잘하는 곳으로 가거나 친절한 곳으로 가면 될 것 같다. 방콕은행이 워낙 악평(?)을 받는 곳이 많아서, 나는 그냥 어느 정도 안면 트여있고 친절한 편인 지점으로 갔다. 서로 말은 잘 안 통해서 번역기 썼다.
직원에게 "한국으로 돈을 송금하고 싶다"고 말하면 된다. 혹시 방법을 잘 모른다거나 본점으로 가야 한다거나 다르게 안내를 하면, 해당 지점에서 직접 송금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앱에서 SWIFT로 송금할 건데 ID 인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왔다"고 말하면 된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할 정도면 태국 내 거주지가 있는 사람일 텐데, 태국 주소, 연락처, 국적 등등 인적사항 몇 가지를 적는 서류를 쓰고 사진도 찍고 싸인을 하면 금방 처리 완료이다. 그러면 다음날부터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해 준다.
2. 방콕은행 앱에서 해외송금하기
은행 앱이 캡처가 안 돼서 본의 아니게 직접 찍은 애매르송 사진으로다가... 방콕은행 앱을 실행하면 오른쪽 하단에 'More services'가 있다. 터치 후 스크롤을 좀 내려보면 'SWIFT'라는 서비스가 있다. 이곳에서 태국 돈을 한국으로 송금할 수 있다. 참고로 해당 서비스는 영업일 8:30-17:00(태국 시간)에만 가능하다.
해외송금을 위해 필요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1. 송금인 정보(영문)
-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
2. 수취인 정보(영문)
- 이름, 주소, 이메일(선택)
3. 수취인 은행 정보
- 은행 SWIFT 코드 (앱에서 확인 가능)
- 계좌번호
위 정보가 준비되었으면 앱의 안내를 따라 차근차근 송금을 진행하면 된다.
약관 동의 후 'destination country'를 한국으로 선택하면, 원-바트가 아닌 달러-바트 환율이 뜬다. 어떤 나라 통화든 일단 달러-바트 환율로 보여주는 듯하다. 아래 'Amount'에 보낼 금액을 바트로 입력하면, 달러로 환산했을 때 예상 금액이 뜬다.
수수료를 한 번에 낼 건지 송금인과 수취인이 나눠서 낼 건지 선택하는 칸이 나온다. 나눠서 내면 300밧, 한꺼번에 내면 1,050밧. 은행에서 설명하길 앱으로 보내면 송금인 150밧, 수취인 150밧이 부과된다고 했는데 웬 1,050밧? 송금인이든 수취인이든 어차피 내가 내는 거라서 1,050밧으로 선택하려다가, 은행 직원의 말이 생각나서 그냥 300밧을 선택했다. 나눠서 내면 방콕은행 수수료, 국내 은행 수수료가 각각 얼마씩 나가는지 알 수 있겠지.
수취인 정보 입력할 때, SWIFT code를 검색해서 입력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우리은행은 'woori'라고 검색하면 여러 항목이 뜨는데, 나는 그냥 맨 위에 있는 항목을 선택했다. 이후 'Account no.'란에 계좌번호까지 입력하면 수취인 정보 입력은 마무리다. 이 수취인 정보는 한 번 입력해 두면 다음부터는 저장된 걸 불러와서 쓸 수 있다.
이후 송금 목적을 선택하라고 나오는데, 'Repatriation of income'을 선택했다. 수입을 본국으로 송환한다 뭐 이런 거 같다.
마지막에는 얼굴 인증을 하라고 한다. 무슨 소액 해외송금하는데 내 얼굴까지 인증해야 되는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동의 안 하면 진행 안 한다니 해야지 뭐 어떡해.
3. 송금 성공 및 수수료와 실제 환율
돈 보내고 약 1시간 후에 한국의 은행으로 무사히 송금이 됐다. 시간이 걸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빠져나간 돈은 있는데 바로 들어오는 돈은 없어서 그동안 좀 똥줄이 탔다ㅎ..
최종 금액은 방콕은행 앱에서 보여준 예상 금액보다 10달러 정도 더 빠진 금액이었다. 환전 수수료가 10달러 정도인 모양이다. 거기다가 송금받으면서 5천 원 정도가 더 빠져서 최종 수수료는 300밧+10달러+5천 원=약 31,000원. 방콕은행에서 본 수수료 1,050밧(약 42,000원)보다 저렴했다. (물론 이건 은행마다 다를 수 있다)
송금 시 방콕은행에서 보여준 환율은 USD 1 / 33.27 THB이었는데, 수수료 나간 것까지 계산해 보니 USD 1 / 33.7 THB 정도 되는 것 같다(달러-바트 환율이 낮을수록 바트 해외송금에 유리함). 수수료 정말 무시 못해...
아무튼 이렇게 해외송금 한 번 해놓았으니, 다음에 아예 한국 들어갈 때도 환전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겠다. 태국 살면서 미뤄놨던 숙원사업 하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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