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참치가 먹고 싶어서 엄청 오랜만에 참치횟집을 다녀왔다.
20대 중반 때인가, 멋모르고 와구와구 먹다가 탈 난 뒤로 쳐다도 안 보던 참치 무한리필이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구.
창동역 1번출구 쪽에 위치한 해신참치.
창동역 인근에도 참치횟집이 몇 있던데, 가장 유명한 듯하고 깔끔해 보여서 찾았다.
저녁시간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꽤 있었음.
이곳 주방장님이 참치만 30년을 넘게 썰었다고 하시는데, 그만큼 장인의 손길일 테니 기대가 되었다.
다찌석이나 룸에서 먹을 수 있는데, 앙둥이가 룸이 더 편할 것 같다고 해서 들어갔다.
룸이 테이블 2-3개를 칸막이로 막아놓은 구조라 완벽하게 프라이빗한 건 아니었다는 게 약간의 함정이긴 했다.
참치 먹고 싶다고 왔지만 사실 뭐가 무슨 부위인지 잘 모르는 사람...
이 이미지라도 사전에 봤으면 좋았을 텐데, 다 먹고 나올 때 봐서 사실 우리가 먹은 부위가 뭐가 어딘지 잘 모름...^^
기본 코스가 28,000원부터 시작하는 게,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 왔으면 참치 뱃살 정도는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며 스페셜로 주문했다.
그리고..! 회에는 왠지 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짜 오랜만에 내 의지로 맥주 아닌 술을 시켜봄.
한 사람에 2점씩 초밥이 먼저 나온다.
허기진 속 가볍게 채우기 좋았던 애피타이저.
이날 점심에, 저녁에 무한리필 먹는다고, 샐러드만 먹어서 탄수화물 섭취가 0이었는데, 밥이 너무너무 먹고 싶더라고...
너무 맛있고 밥이 너무 땡겨서 결국 나중에 개인적으로 부탁해서 한 번 더 먹었다.
참치 무한리필집 와서 초밥을 더 좋아하는 사람...
죽과 국물, 각종 채소 등등이 기본 상차림으로 나온다.
락교랑 단무지 등등 푸짐하게 담아준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회 먹을 때 은근 느끼해서 저런 거에 손이 자주 가는데, 번번이 리필해달라고 하면 서로가 번거롭기 때문에.
한 번 탈 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참치 먹기 전에 이런 걸로 속을 충분히 데워주고 채워줘야 한다는 걸 안다.
참치 나와서 빨리 먹고 싶은데도 계란죽부터 꼭꼭 씹어서 싹 비웠음ㅎㅎ
별 거 안 들어간 슴슴한 계란죽이었는데, 슴슴해서인지 오히려 입맛 돋우기 좋았다.
참치 첫 번째 접시가 등장했다.
참치횟집에서는 첫 판에 좋은 부위들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들 하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위에 식용 금가루까지 뿌려져서 더 뭔가 고급져 보인다.
왼쪽은 무슨 부위인지 잘 모르겠고...
오른쪽은 황새치 뱃살(메카도로)이라고 한다.
둘 다 부드럽고 살살 녹아서 앙둥이가 소고기 육회 먹는 것 같다고 함ㅋㅋㅋ
황새치 뱃살은 특히 약간 기름진 맛도 더해서 맛있었다.
딱 봐도 소고기 마블링 기깔나게 들어간 것 같은 비주얼에 맛있겠다 예상했던 부위.
정확하진 않지만 오도로라는 부위가 아닐까 싶다.
이거야말로 진짜 부드럽고 맛있게 기름져서 이날 먹은 모든 참치 중에 앙둥이와 나의 원픽이었다.
이것도... 어떤 부위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ㅜ^ㅜ
위에 먹은 부위보다는 조금 더 담백하고, 부드러워서 입에 넣자마자 녹는 건 동일함.
오늘의 술은 청하 당첨.
앙둥이도 나도 생소주는 못 마셔서 청하를 선택했다.
술이 달게 느껴지는 거 아주아주 오랜만이야.
사이드로 나온 계란찜과 콘치즈까지 아주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이날은 사이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야무지게 잘 먹었다.
이것도 어떤 부위로 만드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보기와 다르게(?) 간이 전혀 과하지 않고,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게 짱맛이었음...
이날 먹은 참치 중에 입에서 안 녹는 참치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ㅋㅋㅋ
간장, 와사비도 좋지만 이날 내가 가장 즐겨 먹은 방법은 참치를 조미김에 싸서 먹는 거였다.
앙둥이랑 각각 조미김 인당 2봉지씩 거덜내고 옴ㅋㅋㅋㅋ
오도로가 빠지고 새로운 부위가 올라왔다.
역시나 이름은 모름..ㅎㅎ
오도로가 제일 맛있었는데 조금 아쉽다며, 그래도 여전히 다른 부위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
두 번째 판부터는 금가루가 안 뿌려져 있고, 일반 접시가 아니라 배 모양 접시에 올려줘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참치가 조금 느끼하다고 느낄 때쯤 등장한 탕과 구이.
지리는 맑은 국물에 깔끔하면서도 약간 칼칼한 맛이 나서 입가심하기 딱 좋았다.
생선구이는 뭔가 살짝 퍽퍽했는데, 이거 열심히 먹고 나서 다시 회 한 점 먹으니까 회가 아주 극강으로 부드럽게 느껴지는 게 입맛 재시작하기 좋게 만들어주더라구.
중간에 특수부위(?)도 한 번 나왔는데, 왼쪽은 머릿살을 다져서 만든 거라고 한다.
오른쪽에서 밑에 있는 건 껍질을 눌러서 만든 거고, 오른쪽 위에 있는 건 뭐랬더라...?
이것도 아가미였나 머리 어느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들었는데도 까먹어버렸어...
셋 다 기름장에 찍어서 먹기를 추천해주셨고, 머릿살은 육회 먹는 기분이었고, 오른쪽 두 점은 쫀득&쫀쫀&쫄깃한 식감이 맛있었다.
특수부위와 함께 서비스로 나온 야관문주 샷!
좋은 음식에 좋은 술까지 마시게 되네.
야관문주는 처음 마셔보는데 약간 쌉쌀한 맛이 도는 술이었다.
마지막에 나온 사이드 메뉴들.
배가 슬 불러서 천천히 먹으려고 했는데, 앙둥이가 튀김 갓 튀긴 거라 따끈하고 엄청 맛있다고 그래서 못 참고 흡입했다.
따끈할 때 먹으니까 진짜 맛있더라고...
마끼는 새콤달콤해서 마무리 입가심용으로 좋았는데, 마끼 먹고도 남은 참치 한 점을 더 먹느라 결국 끝 입은 느끼한 느낌으로 끝나버렸다.
그래도 마끼 덕분에 입가심해서 마지막 한 점 먹을 수 있었던 걸로...ㅎ
참이슬 같은 술보다야 당연히 나았는데, 청하도 술은 술인지라 많이 못 먹겠더라고..
앙둥이도 술을 엄청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결국 이만큼 남았다.
참치가 배가 부르다기보다 약간 기름져서 느끼하고 물려서 많이 못 먹는 건데, 느끼함 가실 탄산이나 시킬 걸 그랬다고 막판에 살짝 후회ㅋㅋㅋㅋ
두 판으로 마무리해서, 내 예상보다는 많이 못 먹은 탓에(?) 다음엔 앙둥이랑 무한리필집 말고 그냥 좋은 부위의 참치 한 접시가 온전히 나오는 집으로 가자고 했다.
아, 물론 1년 먹을 참치 다 먹은 것 같아서 아마 당분간은 안 찾을 것 같지만..ㅎㅎ
이날 먹은 참치는 탈도 별로 안 나고 오랜만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창동역 1번 출구 3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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