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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태국 일기

크리스마스 파티

by Heigraphy 2025.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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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4. 화요일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았다. 태국은 크리스마스가 딱히 휴일이 아니라서, 원래 화-목요일이 특히 바쁜 나로서는 약속을 잘 안 잡는 편인데, 이 파티는 왠지 놓칠 수 없어서 조금 무리해서라도 간다고 했다. 당일에 초대받아서 더욱 예정에 없었지만, 하면 또 하지 내가.

 

노을

  퇴근하고 집에 오니 이런 시간. 태국에서 두 번째로 맞는 따뜻한 크리스마스(이브).

 

 

생크림 케이크

  초대해준 게 고마워서 혹시 뭐 필요한 건 없냐고 했더니 이미 준비 다 돼 있어서 그냥 오면 된다고 했지만.. 내가 먹고 싶어서 생크림 케이크 하나 구매했다. 나는 먹을 것에 크게 연연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딱 꽂히거나 쿨타임 차면 먹어줘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번엔 생크림 케이크가 그랬다. 태국은 더운 날씨 때문인지 유독 버터케이크가 많고 그 덕에 생크림 케이크를 못 먹은 지가 오래돼서. 안 달고 우유맛 찐하니 맛있는 케이크를 사고 싶었는데, 어찌저찌 운 좋게 찾았다.

 

 

파티 음식

  일 끝나고 집에 들렀다가 케익까지 사서 가느라 좀 늦었고, 이미 사람들이 모여서 파티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준비를 이렇게 많이 했을 줄은 몰랐는데... 점심을 대충 무삥으로 때운 터라 배가 꽤 고팠는데 먹을 것도 많고 음식이 하나같이 유럽식이다. 아니,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늘 먹던 태국식은 아니다. 와 나 이런 파티 정말 오랜만이야. 태국에서는 처음이야.

 

  이번 연말은 더더욱 별다른 계획도 없고 주변인들은 각자의 계획이 있어서 같이 보낼 사람도 없고 그래서 참 연말 느낌도 안 나고 그랬는데, 이렇게 시간 보내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훈훈해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고 그만큼 다양한 얘기도 많이 나눴다. 나는 파워 I지만 사람 사는 얘기 듣는 거 좋아해서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한다. 쭈뼛쭈뼛, 때로는 참여자라기보다 무슨 관찰자 같이 약간 거리를 두고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겉돌아 보이는지 먼저 다가와서 말 걸어 주는 사람들도 참 다 고마웠다. 덕분에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편안했다.

 

 

성공적인 케이크

  케익은 내가 살 테니 누가 같이 먹어주기만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는데, 이렇게 실현했네. 딸기도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라고 장식도 귀엽게 나와서 만족도 +1.

 

  태국생활 하면서 가장 우연적이고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근데 후회는 전-혀 없고, 오히려 이런 기회가 또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던 시간. 나를 초대해 준 이는 너무 갑작스럽게 불러서 사실 내가 안 올 줄 알았단다. 그럴 리가. 내가 또 조용해 보여도 노는 자리를 빼지는 않거든...(?)

 

 

귀가

  파티는 아직 한창이었지만 지하철 끊기기 전에 길을 나섰다. 다음날 나는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아무튼, 이 시간에 중심가를 돌아다니는 건 거의 처음인 듯한데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여전히 이렇게 밝고 현란하구나. 같은 방콕인데도 내가 사는 동네랑은 많이 다르구나.

 

   분명 앱에서 본 막차 시간보다 더 여유있게 나왔는데, 막상 지하철 타러 가니 한 2분 차이로 막차가 이미 떠났단다. 그래서 한 번에 끝까지 못 가고, 한국으로 치면 한성대입구까지 가서 택시를 타든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처음부터 택시 타고 갈 걸 그랬다.

 

  집에 가서도 사실 다음날 할 거 좀 더 준비하다가 잠은 거의 못잤다는 사실. 왜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아닌 건데~ 그리고 나는 수요일 스케줄이 하필 가장 빡센 건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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