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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17'겨울 태국은 나의 로망(Thailand)

태국 방콕/치앙마이 여행 :: 44 광저우를 경유하여 드디어 한국으로

by Heigraphy 2020.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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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비행기를 타고 밤에 도착한 광저우. 이곳에서 약 10시간 정도 경유를 할 예정이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출국장까지 이동하는 사람들.




  환승하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나는 바로 환승이 아닌 10시간 레이오버를 할 거였기 때문에, 사람들을 따라 이동하다가 공항 직원에게 물어봤다. 중국남방항공 이용 10시간 경유라 호텔을 이용하고 싶은데 이용할 수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랬더니 일단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면 직원이 안내해줄 거라고 한다.




  조금 더 가다보니 중국남방항공 직원이 안내지를 하나 나눠줬다. 중국남방항공 8시간 이상 경유로 무료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지점을 안내하고 있었다. 공항이 꽤 크지만, 사진에 화살표까지 제법 자세하게 설명이 나와있어 찾기가 쉬웠다. (2020년 기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는 직원이 직접 8시간 이상 승객들을 픽업하러 나왔는데, 2017년 광저우 공항에서는 이 안내지를 보고 직접 찾아가야 했다)




  이 표시를 따라가면 바로 호텔 이용자들이 모이는 곳이 나온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호텔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그 중에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해서 갈 수 있었다. 종류가 생각보다 참 많았는데, 호스텔 같은 곳도 있었고, 4성급 호텔 같은 곳도 있었다. 숙박하는 장소의 컨디션도 자세히 나와있고, 공항에서부터의 거리도 나와있어 이것저것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이 때 아니면 언제 고급 호텔에서 묵어보겠나 싶어서 4성급 호텔을 냉큼 골랐다. 좋은 호텔일수록 공항에서 조금 멀었던 것도 같다.




  나와 같은 호텔을 고른 사람들이 많아서 줄을 서서 체크인을 했다.




  나는 일행이 없이 한 명이라 혼자서 무려 더블룸을 썼다. 이때만큼은 중국남방항공 서비스가 정말 끝내준다고 생각했다. 딱 야간에 도착해서 호텔에서 씻고 한숨 자고 나가기도 좋았다.




  하지만 바로 잠드는 것은 아쉬우니까, 알아듣지도 못하는 TV를 백색소음처럼 켜놓고, 침대 머리맡에서 『Blowing West』도 좀 읽고, 다이어리에 여행 기록도 적었다. 그렇게 거의 새벽 2-3시까지 여행의 여운을 만끽했던 것 같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조식도 나눠줬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호텔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는 모양이던데, 나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아침 비행기를 타야해서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이렇게 포장된 조식을 챙겨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짐이 많아지는게 싫어서 결국 로비에서 셔틀버스 기다리면서 다 먹었다. 빵과 떡, 만두 같은 것들이 나왔는데, 다른 분들은 맛없다고 잘 안 먹던데 나는 그냥저냥 먹을 만했다.




  아침 7시 반에 이미 셔틀버스 탑승 완료! 한숨 자고 나오기에는 정말 딱 좋았던 호텔 경유였다.




  다시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이 너무 크고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어서, 국제선 출국 심사대로 갔어야 했는데 실수로 국내선 출국 심사대로 가는 등, 엄청 우왕좌왕했다. 우여곡절 끝에 출국 심사도 완료. 큰 짐은 이미 치앙마이에서부터 부쳐서 인천까지 바로 가는 거였고, 나는 아주 작은 백팩 하나 메고 있었기에 짐검사도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




  이제 진짜로 집에 가자!




  운 좋게 비상구 자리에 앉아서 자리가 무척 널널했다. 앞에 보이는 가방이 경유하는 동안 메고 다녔던 가방. 방콕 딸랏니온 야시장에서 사서 여행하는 동안 참 잘 메고 다녔다.




  한국행 비행기라서인지 김치가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 마지막 기내식까지 야무지게 먹어줬다.




  긴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는 내나라. 이렇게 경유 포함 9박 10일 여행이 마무리가 되었다.


  대학 졸업 직후, 앞날은 뚜렷하게 안 보이고, 본격적인 취준이니 사회생활이니 하기 전에 '당분간은 마지막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급하게 결정하여 다녀온 여행이었다. 빈지노님의 'We are going to'라는 노래에 꽂혀서, 겨울에 태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 언제부턴가 로망이 되었고, 노랫말에 나오는 것들을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태국으로 여행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내 선택에 힘을 실어준(?) 빈지노님 공연을, 이 여행이 끝나고 일주일 후에 다녀올 수 있어서 또 행복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덧붙이는 건데, 이 여행 이후로 다행히 바로 일을 하게 되었고, 예상했던 대로 당분간 해외여행은 정말 고이 접어두게 되었었다. 하지만 이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로 1년 동안 정말 즐겁게 지냈고, 좋은 일들도 많았다. 정작 치앙마이에서는 얼굴보고 인사 못드린 오뻐(Opor)님에게 한국에서 팬레터(?)를 보냈는데, 답장이 와서 짧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여행이 끝나고도 설레는 일들이 가득하니 여운이 안 남을 수 없는 여행이었지.

  3년이 더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나는 이 여행을 그리워한다. 여전히 겨울 태국은 나의 로망이다. 혼자서 다녀온 여행이었으니 다음에 갈 땐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이 추워지고 그곳의 따뜻함이 그리워질 때쯤, 꼭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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