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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짧여행, 출사

[휴식형] 가을, 봉선사 템플스테이 02

by Heigraphy 2021.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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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휴식형] 가을, 봉선사 템플스테이 01

 

[휴식형] 가을, 봉선사 템플스테이 01

작년 말부터 몸과 마음을 쉬고 자기 수양도 할 겸 템플스테이가 너무 다녀오고 싶었다. 그때 당시 코로나가 너무 심해서 못 가고 어찌저찌 날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1년이 흘렀다. 내 심신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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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3시 30분쯤 템플스테이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사무소 앞에 참여자들이 모이면 직원분이 데리고 다니며 휴식형 템플스테이의 일정과 함께 각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알려주는 시간이었다.

 

방하착(放下着)

  템플스테이 사무소 옆에는 무소유를 뜻하는 불교 용어 방하착(放下着)이 돌에 새겨져 있다. '손을 밑에 내려둔다'라는 뜻으로, '놓아버려라'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 뒤에는 노랗게 물든 나무가 운치를 더해준다.

 

 

청풍루

  저녁과 새벽에 예불을 드리는 곳. 저녁 예불은 18:30~19:00, 새벽 예불은 05:30~06:00에 드린다. 방에 청풍루 예불 안내도가 붙어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봉선사 대종

  이곳에선 저녁에 스님께서 종을 포함한 사물을 치신다. 18:10부터 진행되고 자율참여이니 원한다면 시간 맞춰 나와있으면 된다. 미리 적어보자면, 사물관람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에게 직접 타종할 기회를 주시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공양간 위치까지 알려주시고 나면 템플스테이 중 이용하게 될 시설 설명은 끝나고, 9시 이후엔 소등, 시간 엄수 등등 몇 가지 예절을 배운 뒤 오리엔테이션은 짧게 마친다. 저녁 공양 시간까지는 자유시간이므로 혼자 봉선사를 좀 더 둘러보기로 한다.

 

 

가까이서 본 청풍루
촛불 공양

  청풍루 아래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촛불 공양을 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담겨 있다.

 

 

방부당(放趺堂)

  어디선가 수행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이곳인 것 같았다. 방부당(放趺堂)은 승려들의 교육 장소로 쓰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큰법당과 3층석탑(정중탑)

  '대웅전'이라는 명칭 대신 한글로 '큰법당'이라고 적혀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큰법당은 한국전쟁 때 다 타버린 대웅전을 철근콘크리트 방식으로 다시 지은 거라고 한다. 1960년대 공업화 정책으로 문화재 건축에도 콘크리트를 도입한 시대 상황이 반영된 셈. 근대 건축 재료와 구조로 전통성을 정교하게 표현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1970년에 운허스님이 조성하여 한글 편액을 달았다.

 

 

정중탑연기

  부처님의 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며, 경복궁에 있는 갈항사탑을 모방한 3층 석탑. 높이는 25치이며, 이 탑은 1972년 4월에 세워졌다고 한다.

 

 

삼존불

  일반 방문객도 절을 올릴 수 있는 큰법당 안에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들어왔다.

 

 

가을 품은 봉선사
반대편에서 본 청풍루
가을 품은 봉선사 2

대의왕전(大醫王殿)
염원들이 모인 모습

  나는 불교가 기복신앙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절에 오면 늘 사람들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 또래인 듯한 사람들의 소원을 볼 때면 묘한 동질감과 함께 씁쓸함이 느껴질 때도 있다. 동년배들, 이렇게나 힘들고 간절하구나.

 

 

화단을 가로질러

  작은 화단 사이로 샛길 같은 것이 나있어서 걸어봤는데, 나의 수련복과 썩 잘 어울리는 배경인 것 같아서 한장 찍어보았다.

 

 

봉선사 연밭에서 채취한 연잎차

  봉선사에는 커다란 연밭이 하나 있는데, 매년 연꽃이 질 때면 잘 말려서 직접 연잎차를 만든다고 한다. 스님과의 차담 시간에 맛볼 수 있는데 향이 정말 좋다. 주변에 차 좋아하는 분이 있었다면 사갔을 듯.

 

 

가을 품은 봉선사 3
봉향당(奉香堂)

  템플스테이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봉향당(奉香堂)은 카페 겸 불교용품 판매점이다. 카페 덕분에 템플스테이 하면서 합법적으로(?) 커피 마실 수 있다.

 

 

각종 불교 용품

  각종 악세사리부터 나무 식기, 장식품 등등 다양한 불교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때 어디 가면 팔찌를 기념품으로 모았던 나로서 염주 하나 사볼까 하다가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그만뒀다.

 

 

카페에서 내려다 본 봉선사

  봉향당 카페에는 테라스석도 있었는데, 그곳에 앉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커피맛이 훨씬 더 좋아지겠지.

 

 

연못
해 넘어갈 시간

  역광임에도 너무 아름답게 찍힌 사진. 사진 속 주인공분들 알 수 있다면 보내드리고 싶을 정도.

 

가을 운악산을 배경으로 하는 봉선사

연못
연밭

  수련복 입고 일주문 밖으로만 안 나가면 된다고 해서 이곳저곳 다니다가 연밭까지 나왔다. 봉선사 들어올 때 지나치기 쉬운 연밭이다. 이곳의 연꽃으로 연잎차도 만드는 듯하다.

  풀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건 고흐의 밀밭 그림의 배경이 되었던 오베르 쉬아즈의 그곳과, 네덜란드에서 갔던 어떤 습지 같은 곳에서나 그런 줄 알았는데, 연꽃 다 시든 연밭도 햇빛받아 이런 황금빛이 날 수 있구나. 아름답다. 경기도 템플스테이를 와서 고흐와 네덜란드를 떠올리고 그리던 나.

 

 

놓칠 수 없는 새 사진
연밭의 미륵불상
다 시든 연밭

그런 연밭에서마저도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석탑과 뒤편의 카페

  유명 베이커리와 협업하여 맛있는 빵을 팔고 있다는 카페 파드마가 연밭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연꿀빵

  사실 좀 전에 봉향당에서는 선물용 연꿀빵밖에 안 팔아서 못 샀는데, 이곳에서 소분된 연꿀빵을 팔고 있길래 냉큼 샀다. 사자마자 먹고 싶었지만, 저녁 공양이 5시부터고 나는 아무런 간식도 안 가져와서 밤늦게 배가 고플 것이 분명하니 밤에 먹으려고 아껴두었다.

 

 

다시 방하착
달빛머문자리

  숙소 건물의 한가운데. 여기도 한글 편액이 눈에 띈다. 한가운데는 휴월당 큰방으로 다음날 스님과의 차담 시간이 예정된 곳이다. 정수기가 있어서 물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용해도 된다고 하신다. 양 옆으로는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의 방이 있으므로 조심.

 

 

휴월당쪽에서 본 봉선사

  사진이 이렇게나 많이 남아있다는 건 정말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는 뜻이겠지. 경내가 예뻐서 더 그런 것도 있지만, 왔으니 무조건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나의 버릇이 아주 강하게 발동한 셈이다. 쉬는 것도 쉬어본 사람만 할 줄 아나보다. 그래도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봐서 감동을 받았으니 썩 나쁘지만은 않다. 요즘은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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