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대만, 타이페이 (Taiwan, Taipei)
여행기간: 11월 6일~11월 10일, 4박 5일
총 여행 경비: 비행기삯 포함 약 65만 원 정도
(자세한 정보(랄것도 없지만)는 여행기를 끝마친 후에 올려보는 걸로.)
▲ 대만에서 구입한 유심칩
공항에서 감격의 재회를 하느라 유심칩 사는 것도 잊었던 우리는 결국 타이페이 시내에 있는 중화통신에서 유심칩을 샀다. 5일간 전화크레딧 없이 데이터 무제한에 300NT$(타이완달러)를 지불했다. 공항에서 사는 유심칩은 칩만 건네주고 끝나는 것 같은데 타이페이 시내에서 구입하니 여권도 확인하고 무슨 서류도 쓰는 등, 시간이 좀 걸렸다. 서류는 100% 한자로 이루어져 있고, 내가 현지인 언니랑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직원도 거의 중국어로 설명해주었다.
역시 낮보다는 저녁에 봐야 예쁜 타이페이101이다. 유심칩을 사고 저녁을 먹기 위해 걸어가던 중에 상당히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이 날 이후로 이만큼 가까이서 이 건물을 본 적이 없다는 후문이.. 그런데 타이페이101 실내에 있는 식당 혹은 카페를 가거나 쇼핑을 할 게 아니면 굳이 들어가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와 친구는 야경을 보는 것에 더 중점을 두었었으므로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별로 없었다.
▲ 훠궈를 먹으러 간 곳의 메뉴판
정보를 많이 기억해두고 있으면 물론 나도 좋지만, 이 식당은 나와 친구가 사전조사하여 찾아온 것이 아니고 현지인 언니가 안내해준 대로 따라온 거라 가게의 이름도, 위치도, 심지어 우리가 먹은 음식의 가격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메뉴판이라도 사진으로 남겨놨지만 부분부분 흐릿한 상황.. 다만 한 가지 기억할 수 있는 건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식당은 아닌 곳 같았다는 거다. 일단 메뉴판부터가 중국어 이외의 언어는 찾아볼 수 없고, 직원들도 그냥 우리에게 중국어를 썼었다.
▲ 인테리어가 귀여워서 찍어보았다.
▲ 훠궈와 함께 주문한 타이완 비어
음식보다 맥주가 먼저 나왔다. 노란색의, 약간은 라이트한 맛의 맥주였다. 병맥주의 뚜껑을 모으는 취미(?) 때문에 맥주를 따르고 병뚜껑을 고이 챙겨두었다.
▲ 엄청난 크기의 닭발
훠궈에 들어가는 재료는 아니고 기본으로 나오는 주전부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거의 내 손바닥만한 크기의 닭발이었다. 한국에서도 닭발은 먹어본 적이 없는데, 타이완까지 와서 언니가 우리를 위해 주문해준건데 못먹겠다고 빼기가 뭐해서 맛이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살살 발라먹어봤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살(?)도 굉장히 연하고 잘 발라졌다. 닭발이라고 인지하지만 않으면 그냥 푹 고인 콜라겐을 먹는 느낌(닭발에도 콜라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식감이 그런 식감이었다. 약간은 쫀득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이건 훠궈에 들어가는 재료! 빵도 아니고 튀김도 아닌 이것..
▲ 훠궈 육수
나도 대만에 와서 직접 보기 전까지는 '훠궈'가 '샤브샤브' 같은 거라고 들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근데 약간 풍미도 다르고 들어가는 재료도 다르더라. 위쪽 육수는 그냥 맑고 담백한 육수였고, 아래쪽 육수는 약간 매콤하고 향신료 맛도 나는 육수였다. 개인적으로 아래쪽 육수가 더 내 취향이었다. 그랬더니 여길 소개해준 J언니가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매콤한 육수를 선호하더라"라고 하더라.
▲ 훠궈에 들어가는 재료 중 가장 좋아하는 것!
사진을 보면 누군가가 대나무 통에 올려진 흰색의 무언가를 뜨는 모습이 보이는데, 저 하얀 것은 '피쉬볼(fish ball)'이라고 한다. 대나무에 올려진 해산물반죽을 조금씩 떠서 육수에 떨어뜨려 익혀 먹으면 된다. 우리나라 음식 중 '어묵'이랑 그나마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어묵이랑은 식감 차이가 엄청나다. 이를테면 피쉬볼은 모든 해산물이 갈린 형태가 아니라 새우면 새우가 아주 통통하게 씹힌다. 특히 해물을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어떤 재료보다도 피쉬볼이 가장 맛있었다.
▲ 한 병으론 부족해서 한 병 더 시킨 타이완 비어
왼쪽의 맥주가 오른쪽의 맥주보다 약간 덜 가벼웠다. 왼쪽이 좀 더 내 스타일.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하면서는 먹기 바빠서 자세히 찍어놓은 사진이 없다. 여기 양념장도 직접 만들어서 찍어먹고 그런 형태였는데.. 머릿속에서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다.
사실 우리가 대만에 간 날이 J언니의 생일 다음날이었다. 언니는 무려 생일의 여운을 아직 더 만끽해야 할 때 공항으로 우리의 마중을 나왔고, 맛있고 값도 꽤 나가는 저녁식사와 맥주를 제공했으며, 우리에게 시간을 쏟은 셈이었다. 우리는 언니 생일을 출국 전날 급하게 알아서 선물도 급하게 준비해갔는데.. 아무튼 그래서 밤에는 J언니의 학교 친구가 언니의 생일을 축하할 겸 맥주를 한 잔 하자고 했는데, 우리도 괜찮으면 같이 가자고 했다. "우리야 괜찮은데 그 분이 괜찮을까?"하고 되물어봤더니, 그 분도 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했다며 괜찮다고 했다더라. 약 9시반쯤 펍(pub)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그 전까지 타이페이 시내를 좀 더 구경해보기로 했다.
▲ 대만의 디저트 가게. 대만 전통 디저트를 파는 것 같다.
역시 J언니가 데려가서 따라간 곳이고, 가게 이름이 한국어 발음으로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간판사진이나마 걸어둔다.
▲ 특색있는 디저트
두부와 팥을 한 데 섞어 마치 '빙수'처럼 먹어본 적이 있는지? 참 오묘한 맛이었다. (차마 맛있었다고까지는 말 못하겠다.) 아래는 매우 부드러운 젤리, 타피오카, 대만식 새알(?) 그리고 얼음을 넣고 섞은 듯한 대만식 빙수(?).. 그리고 약간의 레몬맛(좀 더 정확히는 약간 밍밍한 레몬 아이스티맛)도 났던 것 같다. 두부+팥보단 그나마 아래 디저트가 괜찮았다..! 이런 것도 대만 와서나 먹어보지 또 언제 먹어보겠어.
디저트도 클리어하고 어느덧 시간이 다 되어 약속장소인 펍(pub)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간장맛이 나는 맥주가 있다면 믿을런지?
흑맥주가 먹고싶어서 시켰는데, 흑맥주의 깊고 단맛보다는 간장 맛이 나서 놀란 맥주! 옆에 친구가 한 모금 마셔보더니 스시를 주문해야 될 것 같다고 놀렸다. 이런 흑맥주는 정말 처음이야. Soft DK 이름도 안잊을거야.
▲ 흑맥주에 데여서 결국 두 번째 잔은 브라운비어를 시켰다
이곳, 한마디로 말하면 서울의 이태원에 있을 법한 펍이었다. J언니의 친구(이탈리아인)는 자기도 다른 친구들을 데려온다더니 이탈리아 비보이 두 명을 데려왔고 그 외에도 혼혈 비보이 한 명과 대만 사람 몇 명이 더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정말 다국적..! 대화는 영어로 이루어졌다. 마치 교환학생을 했던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대만까지 와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 자리에 있던 비보이들이 마침 얼마 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친구들이라 그나마 얘깃거리가 꽤 있더라. 할로윈 시즌에 한국에 있던 친구들이라 그 당시 홍대에선 어땠고, 이태원에선 어땠고 이런 이야기들을 나눴던 것 같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각국의 비보잉 모습을 보고 있는 중이고, 대만에도 한동안 머무르다가 다른 나라로 떠날 거라던 비보이 친구들. 그런 삶은 참 부럽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2시가 다 되었다. 택시를 타고 J언니네로 돌아가서 씻고 잠에들었더니 3시쯤 되었던 것 같다. 사실 대만은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니까 우린 1시간을 더 산 셈이고, 한국시간으로 4시에 잠든 셈이다. 안 피곤했다면 왕창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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