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을 팔로우 하다보면 종종 '스터디 인 홀랜드 인포세션(Study in Holland Info Session)' 공지가 뜨는데, 여태까지 기회가 닿지 않아서 가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다녀왔다. 심지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공간, 홍대 1984에서 진행되는 세션이라 이번엔 기필코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음. 역시 복합문화공간 1984!
▲ 1984 입구
7시에 세션 시작이었는데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이번 세션은 미리 공지된 내용에 의하면 네덜란드 유학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와 더불어, 네덜란드 유학 후 현지 금융계에 종사 중인 변부환 씨가 오셔서 진행을 해주시기로 되어 있었다.
▲ Bavaria Beer
들어가보니 맥주를 자유롭게 마시라고 하셨는데, 바바리아 맥주가.. 반가운 마음에 한 병씩 들었다. 네덜란드의 카스 같은 맥주라고 하면 감이 좀 올런지? 네덜란드 내에서는 그만큼 많이 마셔서 흔한 맥주라는 소리.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파티 같은 것을 할 때 이 맥주를 비치하는 경우를 봤다. 네덜란드에 있을 땐 자주 마셨지만, 한국에서는 역시나 가격이 확 비싸지기 때문에 거의 마시지 못했는데, 네덜란드 교육진흥원측의 배려 덕에 모처럼 시원한 바바리아 한 모금 할 수 있었다.
친구와 같이 들고 찍어보기도 하고. 맥주를 마시면서 참 '더치스럽다'고 생각한 이유가 두 가지 정도 있다. 먼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맥주를 여러 병 준비해둔 채 마셔서 그런 기분이 든 것과, 다른 하나는 이게 음악 페스티벌 같은, 무슨 신나게 즐기기만 하는 행사는 아니고 나름대로 '인포 세션'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세미나 같은 행사인데 '맥주'를 마시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그만큼 자유로운 분위기가 참 '더치스럽'더라.
▲ 인포 세션 시작
이날 하나 예상 못한 상황 때문에 진행에 조금 차질이 있었는데, 바로 세션 시작 직전에 테스트 할 때는 멀쩡했던 빔프로젝터가 갑자기 세션 시작하니 작동이 안 되는 것.. 그래서 아쉽게도 준비해오신 PPT는 보지 못했다ㅜㅜ 시각적인 것이 없더라도, 말로 설명을 잘 해주셨지만, 담당자분께서도 아쉬우셨는지 파일은 메일로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다. (돌아와서 메일을 확인해보니 정말 금방 와있었다.)
아무튼 어찌저찌 인포세션 시작. 처음엔 역시 네덜란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로 이야기가 이루어졌다. 남한보다도 작은 규모의 영토를 가진 나라면서도 세계에서 상당히 입지가 있는 나라, 자전거를 타는 네덜란드 사람들, 한국처럼 교사가 설명하고 학생이 받아적는 일방향적인 교육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네덜란드의 양방향적 교육방식, Universiteit와 Hogeschool의 차이, 오렌지튤립장학금, 네덜란드의 병원제도(스쿨닥터, 홈닥터 시스템), 보험 드는 방법 등등등 그 외에도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셨고, 거의 다 몸소 겪고 왔던 것들이라 크게 새로운 건 없었지만, 언제 들어도 참 내 이상향에 가까운 곳이라 듣기만 해도 가고 싶다.
빔프로젝터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의응답이 오히려 더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각자 사연이 다양했다. 대학원을 준비하는 분, 이미 합격통보를 받아서 구체적인 현지 정보가 궁금했던 분, 직장을 다니지만 공부를 더 할 고민을 하시는 분, 아직 학부생, 그리고 학부를 네덜란드로 다시 입학하려는 분 등등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질문들이 쏟아졌고 그에 따른 답변들도 돌아왔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아직 학부생이면서 creative industry 마스터 코스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 구체적인 대학 정보 같은 건 아직 알아보지 않았지만, 그런 정보를 스스로 미리 알아간 후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본인에게 훨씬 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다.
▲ 금융 관련으로 넘어간 인포 세션
네덜란드 유학 후 현지 금융계에 종사하고 계시다는 변부환 강연자님이 오셔서 특별한 강연을 이어가주셨다. 지금도 네덜란드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데, 가끔 한국에 들어오실 때 이렇게 일정이 맞으면 종종 인포 세션에 방문하여 이야기를 들려주신다고. 지금이야 네덜란드 인포 세션 열면 사람들도 꽤 찾아오고, 네덜란드 유학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놓아진 편이지만, 이분이 가실 때만 해도 미국은 많이 가도 네덜란드 유학은 정말 흔치 않았고, 본인이 거의 1세대 유학파라고 하셨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곳에서 혼자 많은 것을 개척해나가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기 때문에 앞으로 올 후배들에게도 도움을 아끼고 싶지 않으시다고.
금융계에 종사하시는 분 답게 한국의 경제와 한국 금융계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알기 쉽게 해주셨는데, 몇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글로벌 기업'이라는 건 단순히 외국에 지부를 많이 가진 기업이 아니라 '장기비전(Long Term Vision)'을 가지고, '세계가 공유하는 가치'를 함께 좇으며, '글로벌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이렇게 3가지를 갖춘 기업이야말로 '글로벌'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고 하셨던 강연자님. 그 외에도 비전공자인 내가 듣기에 흥미로운 얘기들도 많았다. 뱅크보다는 뱅킹, 글로벌리제이션과 코크리에이션, 그리고 원래 다음날 지방에서 있을 세미나에서 발표할 오일탱크 얘기까지 이 자리에서 간략하게 해주셨다. 정말 알기 쉽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셔서 이해도 잘 가고, 처음 듣는 얘기들이 많아 흥미로웠다. 함께 간 친구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친구라 아주 처음 듣는 이야기들은 아닌 모양이었지만, 그럼에도 이날 강연자님의 말씀이 참 인상깊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변부환 강연자님이 영상 하나를 소개해주셨는데 유투브에 '자전거 타는 법 잃어버리기'라는 제목으로 치면 나오는 영상이 있다. 요약하자면 자전거 핸들과 실제 바퀴가 돌아가는 방향을 반대로 작동하도록 아주 간단한 조작을 했을 뿐인데, 수 개월에 걸려서야 조작법에 조금이나마 익숙해지는 어른에 비해, 단 몇 시간만에 금세 바뀐 조작법에 익숙해진 유아를 비교하며 보여주는 영상. 그만큼 우리가 얼마나 고정된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며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도 이 영상을 소개해주셨다. 결과도 신기하지만, 그런 실험을 생각해낸 것부터가 참 기발하다고 생각.
▲ 노트와 각종 팜플렛
맨 왼쪽은 노트, 가운데는 보다시피 오렌지튤립장학금에 대한 팜플렛, 마지막은 네덜란드에서 영어로 수업하는 것에 대한 팜플렛(사실 아직 안들춰봐서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다). 이번 인포 세션에서 나눠준 것들이다. 인포 세션이 끝나고 인사를 하고 나가려고 지나가는 참에도 생각한 학교는 있는지, 어떤 전공으로 가려고 하는지 등등 이것저것을 물어보시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주시고 싶어하시던 관계자 분들.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뭔가 진심이 느껴져서 감동이었고 좋았다. 다음엔 내 관심분야와 관련된 주제로 강연을 열 때 가보고 싶다. Study in Holland Info Session 소식을 주시하고 있어야겠다. 네덜란드교육진흥원(Neso Korea) 덕분에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감사합니다!
네덜란드교육진흥원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nesokore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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