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진일기

번아웃 온 주말

by Heigraphy 2021. 8. 9.
반응형

  2n살의 나는 이걸 어떻게 했을까, 작년의 나는 이걸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지금의 나는 예전의 그 어떤 때보다 훨씬 더 매운맛 N잡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아마 주 60시간쯤 일하는 듯. 거기에 이동시간까지 더하면 평일에는 정말 내 시간이랄게 없이 일만 하며 사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주말에는 누워있다가 시간 다 가고... 다른 걸 할 힘 같은게 생기질 않는다. 이게 바로 번아웃이 아닐까 싶은데 끝이 보이니 어찌저찌 그냥 존버하고 있는 중.

 

 

따릉이

  커피나 한 잔 하자며 친구를 불렀는데,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해서 3년 만에 따릉이 어플을 깔았다. 예전엔 패기 넘치게 1시간 반 걸려 자전거 퇴근을 하곤 했는데. 지금도 저녁에 시간만 된다면 사실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자전거 퇴근 해보고 싶다. 다만 그 거리가 한 2배는 되긴 했지만.. 서울은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이 아니기도 하고 말이야. 이 날은 작정하고 나와서 아예 개천에 있는 자전거 도로로 잘 달렸다.

 

 

앞서 가는 친구

  이미 한 번 같은 코스 라이딩 경험이 있는 친구가 앞장서서 오늘의 코스를 안내했다. 든든한 뒷모습.

  사실 예전에 이 친구랑 강북에서 한강 찍고 돌아오기까지 왕복 한 25km 라이딩을 아무런 준비 없이 했다가 죽을 뻔한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따릉이도 없어서 지역 자전거를 빌렸기에 무조건 빌린 곳에서 반납을 해야 했는데, 돌아오는 길을 미처 생각 못하고 끝까지 달렸던 우리는, 돌아오는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결국 근처 아파트 단지에 세워두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갔더랬다. 그리고 다음날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다시 찾아가서 마저 라이딩 후 반납을 했다는 이야기... 친구는 어디 가서 지금까지도 영웅담처럼 그때의 썰을 이야기하곤 한다고 한다ㅋㅋㅋ 돌이켜보면 과거의 나는 참 소소하게 재미있게 살았구나 싶다.

 

 

날씨 최고

  자전거 타러 가자고 해줘서 고마울 지경. 주말에 누워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바깥 공기 쐬니 오히려 더 살 것 같다. 잠은 자도자도 피로가 안 풀리는 기분이거든 오히려. 노래 들으면서 경치 보면서 슬슬 달리니 시원하기도 하고, 행복 별 거 있나 이게 바로 행복이지.

  이날은 가볍게 5km 정도만 라이딩 후 마무리했다. 탈 때는 힘든 줄 모르고 마냥 시원하고 좋았는데 내리니 역시 조금 느낌이 오긴 오네... 요즘 맨날 앉아만 있고 운동량이 부족하긴 하구나 싶다.

 

 

산이 보이는 카페

  우리의 목적지는 산 아래였기 때문에 그대로 산이 보이는 카페로 가서 목을 축였다. 콤부차와 망고스무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이곳에 앉아서 그동안의 근황(이라고 쓰고 한풀이라고 읽는다)을 쏟아냈더랬다. 나는 분명 집-회사-집-회사만 반복한 나날들을 보냈는데, 그 안에서만 해도 어찌나 쌓인 이야기가 많았는지 친구가 참 다이나믹하게 살고 있었다며 놀랐다. 회사만 가는데도 썰이 이만큼이나 생기는게 오히려 이상한 것 같은데... 요즘 주문처럼 외는 말인데, 나는 정말이지 강 같은 평화를 찾고 싶다.

 

 

은행골

  늦은 저녁을 먹으러 다시 따릉이 타고 이동. 처음엔 태국 음식을 먹으러 갔는데, 재료 소진으로 조기 마감했다길래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바로 은행골.

  요즘 초밥이 참 먹고 싶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괜찮을까 걱정하며 미루고 미루다 먹어서 그런지 더 꿀맛이었다. 은행골도 한 2년 만에 먹었지 싶다. 아무리 맛있다지만 분점이라 '유명한 지점만큼의 맛이 나겠어?' 했는데 난다. 서비스도 빵빵하고 너무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가까운 곳에 분점이 생긴 걸 알았으니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먹어야지.

 

 

  뭘 해야 블로그 올릴 콘텐츠도 생기는데 요즘 그런게 너-무 없어서, 그렇지만 블로그를 더 오래 놀리기는 싫어서 오랜만에 일기로 돌아온 포스팅. 단순 '쉬고 싶다'가 아니라 '다 제쳐두고 떠나고 싶다'라는 마음이 너무나 드는 요즘인데, 시국 때문에 떠나기도 쉽지 않아서 8월 어떻게 버틸지 잘 모르겠다. 블로그라도 써야 숨통이 조금 트이는 기분이니 여기로라도 열심히 도피할 수밖에.

 

 

Copyright ⓒ 2021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