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북한산 둘레길 걷기!
겨울 하이킹은 확실히 경관이 좀 썰렁하고 심심하다.
그래서 정말 '걷기'가 목적이어야 좀 의욕이 생기는 듯하다.
어김없이 두루누비 어플과 함께한다.
오늘의 걷기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18코스 도봉옛길.
서울 도봉에서 의정부 호원동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무수골-도봉사-국립공원생태탐방연수원-다락원으로 걸어볼 예정.
3.0km, 1시간 30분 코스.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하천이 꽁꽁 얼고 그 위로 눈도 쌓였다.
꽤 단단하게 얼었는지 이 위에서 등산객들이나 아이들이 논다고 한다.
얕은 하천이라 혹여나 얼음이 깨져도 위험하진 않은 모양이다.
매번 혼자 걸었는데 이날은 처음으로 일행과 함께 둘레길 일부를 걸었다.
초행인 나와는 달리 일행은 이곳을 종종 걸어봐서 길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든든한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도봉옛길 입성.
겨울이라 이파리도 다 떨어졌는데 해가 없고 날까지 흐려서 길만 보면 분위기가 뭔가 을씨년스럽다.
다행인 점은 이 구간을 걷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그런 분위기를 조금 상쇄해준다는 것.
걸은 지 한 10분 됐나?
이런 계단길이 두 번 정도 나온다.
계단 조금 올랐더니 벌써 지쳐서 헐떡이고 있는 나..
그에 비해 언니는 너무 평온하다.
계단, 흙길, 돌길 상관없이 일관되게 빠르게 걷는 언니를 뒤쫓느라 정신이 없다.
운동 부족 체력 거지 반성반성반성.
이미 이 코스에 내공이 상당한 언니가, 오르는 것에 비해 별로 볼 건 없다고 해서 전망대는 안 가기로 했다.
전망대 간다고 하면 여기서 각자 갈 길 갈 기세라 쫄래쫄래 언니 따라 원래 가던 둘레길 킵고잉ㅋㅋㅋㅋ
이렇게 잘 정비되어있는 길은, 휠체어나 유모차도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무장애탐방구간이라고 한다.
덕분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느낌상 출구 같은데, 루트를 보면 아직 도봉옛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는 초입이라고 봐야 된다.
무수골 방면에서부터 1.1km를 걸어왔고, 북한산둘레길(호원동) 방면으로 이어서 걸어갈 예정.
여태껏 걸어본 둘레길 중에서 사람을 제일 많이 보지 않았나 싶다.
평일 낮이었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봄이나 가을, 그리고 주말에는 훨씬 많다고 한다.
걷는 중에 절을 꽤 많이 봤는데, 황금색 장식이 굉장히 눈에 띄던 절이라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도봉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능원사.
총 다 해서 1시간 30분짜리 코스라고 했는데, 지도상 중간보다 조금 더 온 것 같은데 고작 20분이 지나있다.
여기서 언니는 시내쪽으로 나가야 했고, 나는 다락원길 방면으로 이어서 둘레길을 걷고 싶어서 헤어지게 되었다.
언니와는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이제 혼자 걷기 시작.
북한산 둘레길 18코스 도봉옛길 포토포인트.
안내석 뒤로 도봉산이 멋드러지게 자리잡고 있어 사진찍기 좋은 배경인 것 같다.
이런 곳에서 인증샷 한 장쯤 남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안내사무소 같은 곳을 지나, 다시 조금은 본격적인 둘레길이 시작되는 듯하다.
아직은 오르막 없이 평탄한 길.
여전히 사람들이 조금 보였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길보다는 인적이 드물다.
깊은 곳(?)까지는 사람들이 잘 안 오는 건지.
적당히 오르락내리락, 그렇다고 막 힘들지는 않고 코스가 참 괜찮았다.
아까는 언니의 속도에 맞췄다면 여기는 내 페이스대로 걸어서인지, 계단을 올라도 그렇게 힘들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던 것 같다.
계속 걷다보면 갈림길이 하나 나오는데, 왼쪽은 도봉산 자운봉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도봉옛길 둘레길 가는 길이다.
딱 봐도 산길과 둘레길은 난이도부터 달라 보인다.
오늘은 둘레길 걸으러 온 거니 오른쪽으로 진행.
날씨가 좀 따뜻해지고 걷기 좋아지면 등산도 해봐야겠다.
겨울엔 산에서 소나무 보는 게 그렇게 반갑다.
이파리 다 떨어진 황량한 나무들만 보다가, 이 푸릇푸릇한 상록수를 보면 무슨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고 그래서 괜히 기분도 상쾌해진다.
둘레길 도봉옛길도 곧 끝날 거라는 듯이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원래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무릎에 부담이 더 많이 간댔는데, 여긴 계단이 높지 않아서 큰 부담없이 내려갈 수 있는 거리.
도봉산 봉우리를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있었다.
아까 갈림길에서 자운봉 쪽으로 갔으면 저 봉우리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올라 서 있었겠지.
날이 조금 흐리고 우중충해서 산이 조금 흐리게 나온 게 아쉽다.
둘레길 한자락에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있는 줄 몰랐다.
벙커 같은 게 하나 보였는데 그게 군사시설이었나 보다.
그나저나 이쯤까지 오면 도봉옛길도 거의 다 걸은 거다.
둘레길답게 도봉옛길이 끝남과 동시에 다른 둘레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가면 북한산 둘레길 17코스 다락원길이 시작되는데, 이곳을 따라 걸으면 정말 의정부 호원동까지 갈 수 있다.
서울에서 끝내고 싶다(?)면 오른쪽으로 가서 도봉산역으로 나가면 된다.
오늘은 다락원길까지 걸을 준비는 안 되었기 때문에 도봉옛길로 마무리.
1시간 30분 코스라고 했는데 54분 만에 완주했다.
두루누비는 매번 소요시간을 넉넉히 제시해주는 느낌이다.
언니랑 걸은 도봉분소까지 22분 정도 걸렸고, 그 이후 도착지까지 혼자 걸은 구간이 32분 정도 걸린 듯하다.
둘레길 걷기를 포함하여 하루동안 걸은 기록.
12,158걸음 / 405kcal 소모 / 6.7km 이동
생각보다 별로 안 걸었다.
평소에 1만 보 정도 걸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텐데, 걸으려고 마음먹은 날에 1만 보 정도 걷는 건 뭔가 성에 안 차고 그러네😂
무수골에서 다락원까지 걷는 북한산 둘레길 18코스 도봉옛길
- 여담 -
한동안은 일부러 걷기에 집중해보려고 카메라를 안 들고 다녔는데, 이날은 카메라를 들고 걸어봤다.
(그래서 그전엔 핸드폰으로 대충 찍은 거 보정도 없이 올리고 그랬는데, 오늘은 보정까지 해서 더 정성들였네)
걸으면서 풍경을 좀 보고 싶기도 했고, 카메라 무게가 부담이 되는지 안 되는지 확인도 해볼 겸.
너무 무겁고 힘들면 똑딱이를 새로 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들을 만 한 것 같기도 하고...?
걷기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풍경 둘러보면서 사진찍는 것도 역시 재미있다.
빨리 봄이 와서 나무에 꽃과 이파리가 올라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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