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진일기

무비 올나잇

by Heigraphy 2022. 1. 28.
반응형

 

  아마 시골집에서 앙둥이랑 새벽에 영화 보고 그랬을 때부터 친구랑 같이 밤새 영화 보고 그런 거에 재미 들린 것 같다. 다만 우리집에 초대를 못해서 남의 집에서 무비 올나잇 하자고 조르기 일쑤인 게 함정이지만ㅋㅋㅋ 나도 독립하면 꼭 초대할게 친구들.

 

청년다방 차돌떡볶이

  아예 밤샐 생각으로 저녁에 만난다. 둘 다 식사는 아직이라서 먹을 것부터 주문한다. 떡볶이에 버터갈릭 감자튀김이 먹고 싶다길래 이건 청년다방이다 싶었다. 떡볶이는 자주 먹지만 청년다방 떡볶이는 정말 오랜만이다. 사실 떡볶이보다 버터갈릭 감자튀김 때문에 시킨 건데 역시 여전히 맛있네.

 

 

맥주 입맛이 싹 돌아버렸어

  술은 전혀 생각도 안 해서 안 사왔는데, 약간은 기름지면서 매콤한 차돌박이 떡볶이 먹으니까 맥주가 너무 땡기더라고... 염치 불구하고 언니에게 혹시 맥주 있는지 물어봐서 얻어마신다. 시트러스 향이 강했던 제주 펠롱 에일! '펠롱'이 외국어인 줄 알았는데 '반짝'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라고 한다.

  그나저나 언니는 평소에 이 구성으로 떡볶이 시키면 둘이서 다 못 먹었다고 하는데, 이날은 둘이서 떡볶이 한 통 아주 싹싹 다 비웠다. "잘 먹네?"라며 놀라는 언니. 내가 잘 못 먹는 이미지였냐고 되묻자 "아니, 체구가 작으니까"라고 한다. 응, 그래서 그 체구 요즘 옆으로 커지고 있고...

  운동을 정말 해야할 것 같아서 언니한테 PT 받을 때 어땠는지 이것저것 물어본다. 수영장은 올해에도 안 여는 것 같아서 헬스냐 필라테스냐 고민 중. 이러다가 또 그냥 홈트 할 수도 있고(홈트라도 하면 다행이고).

 

 

클루리스 CLUELESS (1995)

  식사 후 일단 언니의 외장하드를 싹 훑어본다. 언니도 아주 오랜만에 연결해본다며 뭐가 있는지 궁금해한다. 나름 명작들만 모아놨다고 하는데 나는 안 본 영화가 대부분이다. 언니는 하나둘 설명해주다가, 점점 이것도 안 봤냐며 놀란다. 결국 본인이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건지, 내가 영화를 너무 안 본 건지 헷갈리는 지경이 된다. 아마 제가 너무 안 본 걸 걸요..? OTT 나오기 전에도 영화관은 잘 안 간 것 같고, 지금은 구독하는 OTT도 없거든요...

  아무튼 첫 영화는 클루리스 CLUELESS (1995)를 골랐다. 90년대 하이틴 영화! 지금 보면 내용은 유치할 수 있는데 패션이 정말 유명하다고 해서 유심히 봤다. 장면마다 여주인공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요즘 입는다고 해도 위화감이 없고 스타일리시해서 정말 보는 재미가 있다. 실제로 비슷한 패션을 2022년 한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은, 앤트맨의 폴 러드가 이 영화에 나오는데 너무 앳되고 이미지가 달라서 못 알아봤다는 거...

 

 

스모크치즈

  분명 배가 찢어지게 떡볶이 먹었는데 영화 한 편 보니 또 입이 심심해진다. 언니네 집 식량 또 털어먹었네..ㅎㅎ 치즈인 듯 소시지인 듯 적당히 고소하고 짭짤한 게, 향도 맛도 정말 내 스타일이었던 스모크치즈.

  본격적으로 두 번째 영화를 보기 전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니메이션(ZENIMATION)이라는 단편 영상들을 두어 편 본다. 소재별로 디즈니 장면을 모아놔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영상이라니, 아이디어랑 기획 정말 좋다. 최신작으로 갈수록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에 탄식이 절로 튀어나오기도 한다. "역시 디즈니"란 감탄이 절로 나오던 영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전우치(2009)

  두 번째 영화부터는 넷플릭스를 털어본다. 여기서도 언니는 본 게 대부분 나는 안 본 게 대부분이다. 언니가 본 것들 중에 적당히 재미있고 또 봐도 괜찮은 것들을 몇 가지 추천해준다. 장르별 영화 파도를 타고 타다 보니 두 번째 영화 고르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렇게 고른 영화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고구마 답답이였다가, 조금 사이다였다가, 나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릴있는(?) 영화였다. 결말이 통쾌하긴 한데 동시에 영화니까 가능한 결말이구나 싶다. 언니는 이미 좀 졸려서 두 번째 영화까지가 한계이고 다음 영화는 혼자라도 보려면 봐도 된다고 했는데, 막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다 보고 나니 잠이 깼다고 한다.

  세 번째 영화는 전우치(2009) 당첨. 13년 전 CG가 조금은 안타까웠으나 강동원 님 미모로 묵살 가능.. 전우치 등장과 함께 나오는 궁중악사 노래는 중독성이 엄청나서 지금도 듣는다. 오늘의 무비 올나잇도 라인업이 괜찮았네!

 

 

닭가슴살 샐러드와 제육볶음
첫끼부터 푸짐푸짐

  해가 뜰 때쯤 잠들어서 해가 중천에 뜨기 좀 전에 일어난다. 밥이라도 먹고 가라길래 가볍게 요깃거리 정도 먹을 줄 알았는데 씻고 나오니 아침부터(?) 언니가 요리를 하고 있다.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 가라는 줄 몰랐지..! 덕분에 단백질 보충 짱짱하게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설거지를 도맡는다.

  영화도 많이 보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완벽한 1박2일이었다. 평소에도 영화 많이 보는데 같이 보니까 더 재밌다고 해준 언니. 참 다행이다.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2015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