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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진일기

보드게임 맛집

by Heigraphy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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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임(?)도 작년부터 만나자고 했는데 해가 바뀌고서야 드디어 성사된 모임이다. 연말에 하도 뽈뽈거리고 돌아다니다 보니 못 본 사람들이 좀 많았던 것 같다. 어쨌든, 조금 신선한 조합으로 놀러가게 된 D언니네 집.

 

당근🥕

  약속시간 전, 아주 오랜만에 당근을 했다. 옷장에 잠들어있던 청치마가 새주인을 찾아가서 기쁘다. 한때 당근 신나게 하다가 또 한동안 시들해졌는데 다시 좀 재미있어졌다. 방 정리 하다 보면 한 번도 안 써서 아주 말끔한 고대 유물 같은 거 너무 많이 나오는데, 당근에 올리는 재미가 있다. 새 주인 찾아가면 더 재미있고 말이야.

 

 

설렁탕과 육회비빔밥
무수옥

  1시 반에 만나기로 했다가, 2시로 미뤘다가, 결국 20분쯤은 더 지나서야 도착한 일행들. 우리 약속시간 정한 의미가 있나요..?ㅋㅋㅋㅋ 늦은 점심을 먹게 되어서 배가 많이 고팠다.

  원래 태국음식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재료 소진으로 일찌감치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해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설렁탕집. 현지인인 언니가 소개해준 집이니 맛있겠거니 하며 들어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요미식회에도 나온 식당이라고 한다. 다들 식사속도가 좀 빨라서, 혼자 뜨거운 국물 잔뜩 나오는 뚝배기 요리까지 시킨 나는 결국 마지막에 약간은 허겁지겁 들이켰다. 양이 푸짐해서 더 오래 걸린 것 같기도 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희서커피

  밥 먹었으니 열심히 걸어서 카페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엄청 추웠다. 집에 있고 해가 들면 별로 안 추워서 바깥이 이렇게 추운 줄 몰랐다는 언니. 그거.. 내가 시골집에서 겪었던 거 같은데..? 여긴 분명 서울인데 언니네 집도 일조량이 많은가 봐ㅎㅎ

  근황 얘기도 하다가 가끔은 뻘소리도 하다가 보니 어느새 카페에 도착했다. 북한산 둘레길&도봉산 가는 길목에 위치한 희서커피이다. 언니네 아버지께서 하시는 카페! 드디어 오픈을 하셨다고 해서 찾아왔다.

 

 

카페라떼와 스콘, 그리고 장미차

  주문하고 계산하려니 사장님께서 계산을 해도 되는 건지, 딸 친구가 아닌 딸이 사야 하는 거 아닌지 하신다. 당연히 계산해주셔야 하고, 평소에 언니한테 많이 얻어먹고 다녀서 이번에 제가 사는 거라고 한다. 근데 사실 정작 언니는 안 마시고 나와 다른 일행만 커피를 시켰다.

  양지바른 테이블에 앉아 커피 마시며 두런두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맛보라며 스콘도 하나 주시고 장미차도 내려주신다. 개업하신 지 얼마 안 돼서 우리의 후기를 묻는 것도 잊지 않으신다. 언니는 그렇게 물어보면 당연히 다 맛있다고 한다며 투덜댄다. 근데 빈말이 아니라 진짜 맛있었는데? 라떼 내 스타일이었고, 달달한 스콘도 잘 어울렸고, 장미차는 전혀 예상을 못한 맛이었는데 달달하면서 향기로워서 기억에 남는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음료 다 마신 후 드디어 언니네 집으로 입성! 혼자서 한 층을 다 써서 가족들과 같이 지내는 듯 독립해서 지내는 듯 사는 언니 너무 부럽고... 새로 한 인테리어와 새 가구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음향기기도 새로 들였대서 언니가 가진 CD로 음악을 BGM처럼 깔았다. 언니는 집 꾸미기 때문에 한동안 돈 모으기를 포기했다고 하지만 마냥 부럽네 나는!!!!!

  집 보면서 감탄을 연발하다가, 집에 무려 50만 원어치의 보드게임이 있다고 해서 바로 보드게임을 하기로 했다. 아니 그 정도면 보드게임 카페보다 보드게임 많이 가지고 있는 거 아니냐고ㅋㅋㅋㅋ

 

 

거북이 경주 보드게임, 마헤(MAHE)

  나도 소싯적에(?) 보드게임 좀 해본 사람인데 언니네 집에는 정말 처음 보는 보드게임들이 많았다. 50만 원의 물량공세 못 당하겠는데..? 알고 보니 언니의 오빠가 보드게임에 진심이셔서 이 많은 걸 다 사고 하나하나 필름으로 포장까지 하셨다고 한다. 진심 인정입니다 대단하심...👏👏👏

  마헤(MAHE)는 기본적으론 윷놀이 같은 게임이고, 높은 점수의 카드를 얻기 위해 약간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게임이었다. 적당히 머리를 쓸 필요가 있었고, 거북이 말이 참 귀여웠던 게임.

 

 

꿀빠는 거북이들

  남의 거북이 등에 올라타서 이래라저래라 명령을 할 수 있다. 맨 아래에 깔린 보라색 거북이가 셔틀이 된 나의 거북이... 귀여운데 얄밉고 그런 게임ㅋㅋㅋㅋ 아무튼, 한 판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들 엄청 집중했다.

 

 

첫 게임에 우승!

  운 좋게도 마지막에 가장 높은 점수의 카드를 득점할 수 있어서 이겼다. 이건 기념해야겠다며 사진 찍으려니 점수 더 높아 보이게 해주겠다며 일행들이 카드 하나씩 더 얹어줌ㅋㅋㅋㅋㅋ 이렇게까지 압도적으로 이기진 않았지만 고마워요.

 

 

이름 까먹은 보드게임

  보석을 얻고, 업그레이드하고, 숫자 카드와 교환해서 합계가 높은 사람이 이기는 뭐 그런 보드게임이었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처음에는 약간 카탄 같은 게임인가 싶었는데 조금 다른 것 같다. 언니가 이기는 전략 같은 것도 알려줬는데 이건 다른 일행이 승리! 내겐 거북이 게임까지가 딱 초심자의 행운이었나 보다.

  이후에도 카드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심리를 맞추는 게임 딕싯(Dixit), 펭귄카드로 탑을 쌓으며 최대한 빨리 카드를 소진해야 하는 게임 펭귄파티까지 여러 판을 하고 보드게임을 마쳤다.

  다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해가 다 졌다. 재미있긴 한데... 나는 집들이 와서 이렇게 주구장창 보드게임만 하게 될 줄은 몰랐고ㅋㅋㅋㅋ 진짜 무슨 보드게임 카페 온 줄 알았어ㅋㅋㅋㅋ 우리도 보드게임에 진심이었네.

 

 

도넛 냠냠

  집들이 온다고 들고 온 간식은 정작 내가 다 먹은 것 같다. 보드게임 실컷 하고 나니 출출해졌지 뭐야... 도넛 몇 개 먹고 시장기가 가시니 이번엔 또 움직이기가 귀찮다. 누운 채로 맘 같아선 자고 가고 싶다고 노래 부르기 시작ㅋㅋㅋㅋ 다음엔 진짜 잘 준비 해올게요, 딱 기다려요.

  귀차니즘+추운 날씨 때문에 올 때는 열심히 걸어온 곳을 갈 때는 결국 택시 타고 귀가! 의외의 재미가 있었던 D언니네 집 잘 놀다 갑니다. 다음엔 무비올나잇으로 만나요^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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