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났다. 진원지와 인접한 태국 북부 지역은 물론, 무려 1,000km 가량 떨어진 중부 지역 방콕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다행이라고 해얄지, 그때 밖에서 밥을 먹고 있어서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자마자 밖으로 튀어나갈 수 있었다. 밖에는 파자마 차림, 맨발 등등으로 급하게 나온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다 멈춰서 콘도에 있던 사람들은 계단으로 뛰어 내려간 모양이다. 여진이 예고되어 있어서 이후로도 한동안 콘도는 출입을 금지했고 전기를 끊었다. 만약 나도 방에 있다가 계단으로 20여 층을 뛰어내려가야 했다면... 엄청난 패닉에 빠졌을 것 같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콘도로 돌아가보니 건물은 이런 상태. 층마다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공유했는데, 대체로 금이 안 간 층이 없다. 우리 콘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콘도 및 고층 건물들이 비슷한 피해를 입은 듯하다. 상황이 더 심각한 곳도 있을 거고... 짜뚜짝 시장 근처의 공사 중이던 건물이 한 순간에 폭싹 무너진 모습은 한국 뉴스에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BTS와 MRT는 운행을 중단하여 도로가 거의 마비가 되었고, 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고층 건물이 많고 공사 중인 건물이 많아, 진원지에서도 멀리 떨어진 방콕이 가장 치명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 일단 어젯밤은 호텔로 옮겨 잤는데, 그마저도 편하지 않아서 잠을 완전히 설쳤고, 오늘 밤은 또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이런 지진은 특히 방콕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듯 태국 사람들도 처음 느껴봤다고 한다. 여기에 얼마나 오래 살았다고 별일을 다 겪네..
나의 친구들과 지인들 모두 부디 안전하고 무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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