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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책

[짧은 책 리뷰] 4월의 독서

by Heigraphy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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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에도 책은 두어 권 읽었지만 아쉽게도 뭔가 각 잡고 딱 한 권 분석하고 싶을 만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책이 별로였다기보다 대체로 다 가볍게 읽은 책들이라서. 매달 책 리뷰 올리기로 다짐했는데 4월엔 게시물 없이 보내기는 아쉬워서 무엇을 읽었는지와 짧은 코멘트 정도 남기며 4월의 책 리뷰를 정리해보려 한다.

 

 

《반 고흐와 나》, 바바라 스톡 글그림, 유동의 역, 미메시스, 2019.

  네덜란드 작가인 바바라 스톡이 《반 고흐》라는 책을 작업하는 동안 남긴 기록들이다. 요즘 다시 네덜란드 뽐뿌가 와서 읽게 된 책. 반 고흐 관련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작가의 그림일기 같은 거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소박하고 세상에 해를 끼치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점이 좋았고, 네덜란드 시골마을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 갖추고 사는 중년 여성이 쉽게 그려져서 금방 읽었다. 그림체가 화려하진 않은 것도 한몫 한 걸 수도 있고. 꾸밈없고 솔직하다. 가끔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져주어 그런 점도 흥미로웠다. 

  반 고흐 관련 이야기를 보려면 《반 고흐》를 읽어봐야 할 듯하다. 나온지 꽤 된 작품인 것 같은데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3년 여에 걸친 기간 동안 작업을 했다는데 궁금해서 아마 《반 고흐》도 조만간 읽어볼 듯하다. 《반 고흐와 나》, 《반 고흐》 모두 예스24 북클럽에서 감상 가능하다.

 

 

《돈의 시나리오》, 제갈현열, 김종봉 저, 다산북스, 2021.

  이 책을 어디서 추천받았더라? 언제 어디서 들은 건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관심도서 목록에 있길래 도서관 가서 빌려본 책. 요즘 하도 주식, 코인, 재테크 얘기가 들려와서 경제분야 책에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내용도 별로 어렵지 않고, 편집적인 면에서 보면 줄 바꿈도 많고 여백이 많아서 앉은자리에서 정말 금방 다 읽었다. 요지는 자신만의 돈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기준을 세우고 적절한 투자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라... 이 정도? 책 마지막 장쯤 투자 팁 같은 것도 나와있기는 한데 이론으로만 배우니 머리에 남기기가 쉽지 않다. 지수를 따라 장기투자하는 게 방법 중 하나다...라는 것 정도가 남은 듯.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저/정지현 역, 잔, 2020.

  아직 완독한 건 아니고 예스24 북클럽으로 읽고 있는 중인 책.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동명의 영화를 봤는데 그때 마지막 아버지의 대사가 너무 인상 깊게 남아서 책으로도 읽고 싶어서 찾게 되었다. 이것도 가볍게 읽고 싶어서 잠 안 올 때 eBook 듣기 기능으로 책 내용을 "들었다." 근데 뭔가.. 내가 영화에서 읽은 분위기랑은 좀 다르고 책이 감정 묘사가 더 적나라한 편인 것 같다. 3인칭 관찰자 시점처럼 이어지는 영화와 달리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그런가. 사운드트랙 좋고, 영상미 아름답고, 인상 깊었다는 마지막 아버지 대사 때문인지 영화는 여운이 진하고 좋은데 책은 생각보다 진도가 잘 안 나간다.

 

  "We rip out so much of ourselves to be cured of things faster, that we go bankrupt by the age of 30. And have less to offer, each time we start with someone new. But to make yourself feel nothing so as not to feel anything. What a waste." (우린 빨리 치유되려고 자신을 너무 많이 망쳐. 그러다가 30살쯤 되면 파산하는 거지. 그러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줄 것이 점점 줄어드단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만들다니. 그런 낭비가 어디 있니?)

  "Feel something you obviously did." (네가 분명히 느꼈던 것을 느껴라.)

 

  영화 보면서 적어두었던 아버지 대사.

 

 

《각자도생 사회》, 전영수, 블랙피쉬, 2020년

  북클럽엔 없고 도서관에서 eBook으로 빌려 읽었다. 개인적으로 2020년에 가장 많이 생각했던 단어가 '각자도생' 아니었나 싶다. 인간적으로 지독한 외로움을 느낄 때라서 이 책에서도 그런 고립된 인간의 이야기를 기대한 것 같다. 근데 그보다는 좀 더 사회적으로 '각자도생'을 풀던 책.

  전통적인 가족상이 붕괴하며 청년은 독립이 어려워지고, 노년은 자녀에게 노후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걸 넘어 나이든 자녀까지 부양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그 대안으로 새로운 가족 구성이 나타나고, 노년은 젊은 노년으로서 새로운 삶을 찾아야 하고... 이런 사회적 통찰이 담겨 있다. 전통적인 가족상에도 기댈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는 결국 느슨한 가족 관계와 완전한 타인과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각자 살며 또 같이 사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족, 가구, 연령대 등으로 나누어 각자도생에 대해 설명한 점이 좋았다. 내가 생각한, 철저히 고립된 이미지의 '각자도생'이 오히려 더 냉혹한 의미였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은 따로 또 같이여야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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