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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책

[책 리뷰]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by Heigraphy 202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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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읽어보기 위해서 며칠 전부터 전자책의 오디오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걸을 때, 샤워할 때, 자기 전에 등등 원래는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봤는데, 이제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류 책들을 오디오로 듣는다. 걸으면서 듣기에 잘 어울렸던 책, 《걷는 사람, 하정우》. 이분 책을 읽고 걷기에 꽂혔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 완독은 최근에서야 했다.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문학동네, 2018.

  처음엔 사실 유명인의 인지도에 기대어 나온 가벼운 책이 아닐까 싶은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몇 장 안 읽고 금세 그건 나의 대단한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걸어서 가봤던 경험, 동료 연예인들과의 국토 대장정, 심란하거나 무기력할 때면 땅을 딛고 걸어야 오히려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그만의 회복 방법, 일 1만 보 이상은 걸어야 출석 인정(?)이 되는 걷기 모임, 일 3만 보는 걸으려고 한다는 그의 루틴, 걷기 위해 가는 하와이, 그리고 일 10만 보라는 한계에 도전했던 이야기까지. 이 정도까지 해봤으니 '걷기'로 책을 쓸 수 있구나. 이 사람, 걷기에 정말 진심이구나. 그래서 나도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걷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배우, 감독, 화가, 요리 좋아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하정우라는 사람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화려하고 멋들어지게 살 것만 같은 겉모습 이면에, 그 또한 한 사람으로서의 고민과 고뇌가 비연예인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줘서 친근한 느낌마저 든다. 미디어에서 흔히 접하던 배우 하정우가 아닌, 작가 하정우, 인간 하정우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책.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아 벌써 마음먹고 걸어본 날이 어느덧 꽤 되지만, 아직 내가 걷기의 본질에 집중을 못 하는 건지, 걷기가 잡념을 상쇄해준다거나 혹은 심란한 마음에서 벗어나게 해주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걸어야만 보이는 풍경들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깊이 공감한다. 거기에 나만의 시선을 더해서 기록을 남기는 행위는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저자와는 다른 포인트에서 '걷기의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지만, 책을 바탕으로 하여 나만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서 오히려 기쁘다. 아, 나도 가끔은 걷기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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