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교육 1주차 기록은 코이카 국내교육 영월 교육원 생활 1주차, 교육원 시설 위주로 보고 싶다면 코이카 KOICA 월드프렌즈 영월교육원 게시물 참고.
8일차
조식으로 프렌치토스트가 나왔던 날. 부지런히 일어나서 밥 먹으러 왔다. 점심식사는 닭갈비! 역시나 메뉴 다양하고 맛있는 교육원 밥.
점심에는 분반으로 열심히 교육받고 실습도 함. PDM이라는 걸 배우고 직접 팀활동으로 약식 PDM 작성도 해 봤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학위 과정이 있을 정도로 실제론 엄청 복잡한 거라고 하는데, 우리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이해시키고 작성시키는 것도 쉽지 않으셨을 거다. 참 쉽지 않은 국제개발협력의 세계...
오늘도 교육 끝나고 나니, 하루종일 앉아있기만 했는데 허기가 져서 저녁식사 시작하자마자 달려감.
이번주엔 시험이 있지만 러닝은 포기 못해. 운동 안 한다고 그 시간에 공부할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차라리 아예 딴짓 할 바에는 뛰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방문. 겸사겸사 유튜브도 좀 보고 하는 거지 뭐.
그.. 제가 뛰는 이유는 그냥 죄책감을 좀 덜기 위해서입니다... 운동 끝나고 꼭 뭘 먹고 잠ㅋㅋㅋ 둘째주부터는 늦게까지 시험공부 하느라 더더욱..^^이라고 핑계를 대 본다. 룸메쌤과 다른 단원님의 은혜로 무척 맛있는 베이글을 야식으로 먹을 수 있었다.
9일차
영월 교육원에는 화장실 칸마다 명언이 써있는데, 마크할 때 개방장이 서새봄님 집에 명언 팻말 남기고 간 게 생각나서 혼자 웃겼다ㅋㅋㅋ 쓰다 보니 나 도대체 언제부터 얼마나 개방장한테 스며든 건데...?
"바로 지금이지 그 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정 스님. 이거 완전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 -HG. 잖아?
맛있는 건 가득가득 담아오는 욕심쟁이. 이후엔 쌤들과 카페에 가서 티타임을 가졌다. 생각해보니 나는 교육원 생활 내내 카페에선 거의 얻어먹기만 하고 내돈으로 사 마신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네... 다들 너무 감사드리고 제가 다 기억해두고 있다가 은혜갚는 까치가 되겠습니다.
중간에 열심히 교육받은 얘기를 다 건너뛰니까 진짜 하루종일 무슨 먹다가 끝나는 것 같네ㅋㅋㅋ 일단 돼지국밥 너무 맛있었다.
하나 적어보자면, 이날은 규정이나 시행세칙 등, 사실상 파견 나가서 활동하면서 내가 실질적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사항들에 대한 수업을 들었고, 시험에도 비중있게 나온다고 해서 엄청 열심히 공부한 날이다. 현장사업, 협력활동, 월차 사용, 국외휴가 등 관련으로 단원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이어서 열심히 들을 수밖에 없었다.
면접 볼 때 코이카는 국가 기관이라 규정이 조금 더 엄격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중도포기를 하는 단원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막상 시행세칙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그렇게 무슨 상식을 벗어난 규정 같은 건 없었다. 대체로 다 이해 가능한 이야기들.
맛있는 간식(치킨?) 준다는 소문을 듣고 신청했던, 청렴영화 관람. 아쉽게도 치킨은 아니고 콜팝이었다. 그래도 나름 bhc 거! 영화는 [정직한 후보 2]를 봤다.
소설도 만화도, 그 어떤 창작물을 보고도 딱히 현실감을 찾진 않는데, 영화에만 특히 현실 감정이입 쩔고 평가가 박한 나로서는, 뭐 사실 보면서 결말이 좀 판타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냥 진지함 빼고 보자면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은 영화. 이날 이후 '진실의 주둥이'가 유행어처럼 퍼짐ㅋㅋㅋ
10일차
이제 슬슬 아침에 못 일어나기 시작해서 식당 못 가고 방에 있는 간식으로 아침식사 대충 때움ㅎㅎ
과제 제출이 있어서 오전에만 수업하고 오후는 자습이었던 날. 하지만 어림도 없지, 점심 먹고 방에 와서 음료 마시고 쉬다가 한숨 잤다. 이틀 뒤에는 국제개발협력 시험인데... 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나중에 룸메쌤이 나보고 공부 진짜 안 한다고ㅋㅋㅋㅋ 근데 시험은 그럭저럭 보는 것 같으니 머리가 좋은 거냐며😂
저녁식사 전에 버거 간식을 주신대서 기대했는데 주천면의 롯데리아라고 써놓으셔서 혼자 속으로 빵터짐ㅋㅋㅋㅋ 저기 직원 선생님들.. 맛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많은데 왜 롯데리아죠..? 물론 미니버거는 맛있었어요.
버거 챙긴 후엔 아마 현지 단원 or 사무소와의 만남 둘 중 하나 했던 것 같다. 실시간 현지 상황을 들으니 도움이 많이 되었다.
쌈밥이 나와서 오늘도 푸짐하게 담아왔다. 3주 지내는 동안 진짜 없는 거 빼고 다 먹은 거 같아.
아무도 없는 체력단력실에서 혼자서 신나게 뜀. 오늘도 역시나 운동 안 한다고 공부 하는 거 아니라는 걸 알기에, '그럴 거면 일찌감치 뛰고 와서 공부하자!' 라는 마음으로 출석.
30분 정도 뛰면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르는데, 그게 쾌감이 있단 말이야. 집에서는 주로 밥 먹으면서 유튜브 보는데, 여기서는 밥 먹을 땐 다른 단원님들이랑 같이 먹으니까 못 보고, 운동하면서 본다. 전편에도 썼지만, 그 덕분에 파블로프의 개처럼 운동하는 시간 은근 기다려짐.
쌤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온 룸메쌤이 전해준 유로케익. 태국 간식인데 이름은 유로케익이고 생긴 건 카스타드처럼 생겼다. 두리안 케익이라고 하셨던 것 같기도 하고..? 일단 킵.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가 결국 야밤에 공부 시작. 벼락치기를 해서 그렇지 공부를 아예 안 하진 않았다구요... 매번 한 10시까지는 딴짓 하다가 10시즈음부터 공부 시작해서, 그마저도 중간중간 핸드폰도 좀 보고 하면서 결국 2-3시는 돼야 자고, 다음날 피곤해하고, 이런 미련한 굴레 반복ㅋㅋㅋ
제가 시험공부든 취업준비든 오래 못하는 이유가 이거예요... 집중력을 요하는 일은 꼭 밤에 앉아서 시작하는 편이고, 그 시간대가 효율이 좋기 때문에 생활리듬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면 엄청 피곤해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스스로 현타가 오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몸까지 아픈 지경이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낮에 공부하고 밤에 일찍 자는 건 잘 못하니.. 문제야 문제.
그래서 사실 제일 좋아하는 형태는, 뭔가에 구애받지 않고 놀듯이 매일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건데, 이런 시험은 아무래도 매일 붙잡고 있을 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끝내버리려다보니 그 동안 또 생활리듬이 와장창 망가져버리는 것이다. 물론 여기는 교육원이니까 늦잠은 못자고 내 잠이 조금 줄었을 뿐ㅎㅎ 주말엔 무조건 늘어지게 잔다.
11일차
마감 한 5분 남기고 뛰어가서 식당에 덩그러니 혼자 밥 먹음. 이날까지는 어떻게든 아침밥을 먹겠다고 노력을 많이 했나 보다. 이후로는 많이 건너뜀😂
오전 수업이 조금 일찍 끝나서 방에 와서 좀 쉬다가, 전날 받은 두리안 케익을 먹어보았다.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고 먹을 만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 카스타드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시험 전날이라 그런지 든든-하게 나온 점심.
다음날 국제개발협력 시험인데 오늘은 일단 현지어 공부를 해야하는 스케줄... 나 분명 지난주+주말에 공부 열심히 한 거 같은데 이 자리에 앉으니까 또 못 따라가겠잖슴... 언제쯤 익숙해질까요, 도대체.
현지와 한국에서 고루고루 구하신 태국의 먹거리와 물품들. 원래 퀴즈 같은 거 내서 맞추면 주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아직 우리가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보니... 그냥 책상에 늘어놓고 필요한 거 각자 가져가라고 하심^_ㅠ 늦게 갔더니 야돔이랑 호랑이 크림 같은 건 이미 다 누가 가져가고 벤또랑 팟타이 소스만 남아있어서 챙겼다.
당 충전 안하면 현지어 공부 못해...
12일차
점심이었던 거 같다. 마파두부와 치킨이라니 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 교육원 생활 중에 제일 먹고 싶었던 메뉴가 치킨이었는데, 일단 감동. 먹고 시험 잘 보라고 주신 것 같다.
100점 만점에 나름 합격점으로 통과. 뭐 좀 아쉬운 점수지만, 합산했을 때 합격점을 넘는 게 더 중요하니 만족하는 걸로.
우리팀에서 시험을 제일 잘 본 선생님이 기념으로 아이스크림을 쏘셨다. 멋있어요 쌤, 잘 먹었어요...👍 코끼리 앞에서 같이 기념 사진도 찍고 나름대로 시험 끝난 기분을 만끽했다.
특별식 컵과일! 기둥 옆에 있는 걸 못 보고 지나쳐서 갔더니, 식당 직원분이 직접 가져다주셨다. 너무 친절하심! 교육원 생활 하면서 과일도 은근히 많이 먹게 된다.
음식은 치킨이 제일 먹고 싶었다면, 과자는 꼬북칩이 제일 먹고 싶었는데, 옆방 쌤께서 과자를 많이 샀다며 무려 초코츄러스 꼬북칩을 나눠주셨다. 이거 영월 읍내인지 주천 면내인지 나가도 못 구하는 과자라던데... 대한민국 택배 최고... 나눠주신 쌤 최고!
시험도 끝났겠다, 태국은 단원이 직접 비자 신청을 해야하는데 거기에 사진이 필요해서, 직원 선생님께 부탁해서 아예 코.이.카. 글자 보이게 단체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사실 직원쌤이 이런 거까지 다 신경쓰실 필요는 없는데, 너무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하시고 스튜디오까지 선뜻 경험시켜 주셔서 우리팀 다들 감동.
제출해야 하는 사진이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몰라서, 일단 찍고보자는 마음으로 인당 사진을 3~4종류씩은 찍은 거 같다. 감독님도 계셔서 OK 사인 나와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나름 전문적인 작업이었음ㅋㅋㅋ 직원쌤을 포함하여 우리팀 쌤들 다 유쾌하고 너무 좋다👍
여기 줌 수업 할 때 되게 전문적으로 보였던 스튜디오라서, 공간도 직원 쌤들도 엄청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칠판 한켠에는 너무 사람 사는 냄새 나서 반전 있고 재밌었다ㅋㅋㅋㅋ 모든 직장인들 파이팅...!
사진은 없었지만 그동안 배드민턴을 열심히 치고 있었답니다...? 해가 지고 셔틀콕이 안 보이는데도 열정적으로 치던 배드민턴 소모임 단원님들. 교육원 생활 내내 너무 재미있게 했다.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할 줄 몰랐어 솔직히..
직원쌤 찬스로 얻어먹은 체리. 원래 중간에 씨 뱉어야 하는 과일(ex. 포도, 체리)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 체리는 너무 맛있었다.
시험 끝난 기념 룸메쌤과의 소소한 뒤풀이. 여러 쌤들에게 얻어온 과자를 곁들이며, 은혜로운 밤이었다.✦
13일차
이날 식사 맛있다고 소문나서 모처럼 일찌감치 식당 가서 줄 섰다. 다들 만족하면서 맛있게 먹은 식사. 전날 직원쌤한테도 우리가 내일 밥 맛있다고 하도 당부를 해서 같이 먹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
며칠 전에 같이 루미큐브 했던 시니어 선생님이 동료 선생님들을 더 모셔오셨다. 너무 재밌음. 다들 룰도 금방금방 배우시고 말씀도 재밌으시고, 시니어 쌤들과 루미큐브 하는 게 교육원 생활 중 전혀 예상 못한 즐거움 중 하나였다😄
평화롭고 한가로운 주말. 두 번째 사진은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인데, 날씨 너무 좋아서 테라스에서 빨래도 말림.
아마 별일 없었다면 저녁 먹고 배드민턴 후 러닝 하러 갔던 듯? 오늘도 대충 목표량 채웠다. 뿌듯.
14일차
일요일 아침은 건너뛰고, 눈뜨니 바로 점심시간이라 눈 비비며 밥 먹으러 옴.
어제는 룸메쌤이 시니어 쌤들한테 루미큐브 하자고 했는데, 오늘은 시니어 쌤들이 먼저 루미큐브 하자고 하심ㅎㅎㅎㅎ 다들 언제부턴가 루미큐브에 진심이 되셨고... 나중에는 시니어 쌤들끼리도 베테랑 못지 않게 게임을 즐기시는 지경이 되었다. 치매 예방에도 좋을 것 같으시다며ㅋㅋㅋㅋ 새로운 즐거움을 하나 알려드린 것 같아서 뿌듯하네!
여유부리며 독서. 책 제목은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인데, 개인적으론 사람들이 잘 모르고 안 가본 여행지가 많이 적힌, 탐험서 같은 느낌이라 흥미로웠다. (이게 저자의 의도는 아니었을 텐데...?)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결국 인당 탄소배출을 줄이고, 로컬에 큰 해를 끼치지 않으며 그곳에 동화되고 어우러지는 여행이라서, 사람 많고 복잡한 유명 관광지에서 빨리빨리 돌아가는 여행이 아닌, 자연 속 혹은 작은 마을의 숨겨진 명소 같은 곳에서 지긋이 즐기는 여행을 말한다. 그런 장소가 책에 꽤 소개되어 있다. 한국에는 '지속가능한 여행'이라는 개념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한데, 분명 시간문제로 익숙해질 것 같은 느낌.
식당 직원분들의 정성이 돋보였던 케일쌈밥이 나왔던 날. 쌈 하나하나 싸는 거 쉽지 않으셨을 텐데, 감사하게 잘 먹었다. 이런 건강식 좋아요. 다만, 인당 쌈밥 갯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양이 좀 많은 분이라면 밤에 살짝 배고플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은 내 소개였나 보다. 룸메쌤이 얻어오신 간식인데 내가 다 먹음😂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한 3일 뒤에 현지어 시험이라서 나름 또 밤부터 앉아서 공부를 시작해본다. 사진은 없었지만 토요일도 포함해서 주말 동안 나름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건 사실상 직접적인 시험범위가 아니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이틀 뒤에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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