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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17'겨울 태국은 나의 로망(Thailand)

태국 방콕/치앙마이 여행 :: 05 저스트녹 투어 예약 후 라마 3세 공원 둘러보기

by Heigraphy 2017.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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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방콕에 오면서 고민한 것이 하나 있었다. 한국에서부터 다같이 떠나는 패키지 여행은 아직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와는 별개로 아는 만큼 보이는 여행이 얼마나 즐거운 지를 알기 때문에, 현지 투어를 신청해볼까 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혼자 갔을 땐 잘 모를 수 있는 곳 중에 한두 곳 정도를 설명을 들으며 다녀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물론 애초에 내가 태국이나, 적어도 방콕에 대해 지식이 빠삭했다면 그게 가장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최선은 현지 투어였다.)

  한국에서부터 현지 투어를 알아보다가 저스트녹(Just Nok)이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투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 여행사에서 주로 판매하는 왕궁, 왓포 투어처럼 특정한 곳을 정해두고 그곳을 빠삭하게 알아가는 투어는 아니지만,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이드와 함께 문화유적지, 시장, 공원, 짜오프라야 강 등 방콕의 구시가지를 골고루 돌아볼 수 있는 코스의 투어였다. 특히 해가 지고 도는 나잇투어(Night Tour)는 밤에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었다.

 

 

 

  당일 저녁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 낮에 저스트녹(Just Nok)을 방문했다.

 

 

 

  "우리와 함께 (자전거를) 타세요! 당신 혼자서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 방콕을 보여드립니다!" 문구가 참 마음에 들더라.

 

  예약 방법은 적혀있다시피, 직접 방문해서 예약하거나, 084-308-6098(태국번호)로 전화하거나, 혹은 온라인(www.justnoktours.com)으로 하면 된다. 나 또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올 수도 있었지만, 이번 여행은 출발 전부터 뭔가를 많이 정해두고 싶지 않았고, 대강 큰 틀만 가지고 현지에 와서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싶었기 때문에, 투어가 하고싶은 날 직접 이곳을 방문하였다. 그 덕분에 나는 이곳에서 주인 녹(Nok)으로부터 참 잊을 수 없는 얘기를 들었다.

 

 

 

  세계인들과 한 투어의 흔적. 밖에서 이런 것들을 좀 구경하다가 문을 두드리니 녹(Nok)이 문을 열고 반갑게 맞이해줬다.

 

 

 

  녹은 나에게 물을 한 잔 주며 어떻게 왔냐고 물었고, 저녁 자전거 투어를 예약하고 싶어서 왔다는 내 대답과 코스를 보고 싶다는 얘기에 지도를 꺼내 설명을 해주었다. 방콕에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있는데, 여행자들의 거리인 카오산로드 주변 일대가 바로 구시가지이며, 원래는 짜오프라야 강 건너편에 있던 왕궁을 지금의 위치로 옮겨오면서 외세로부터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운하 두 개를 만들어 구시가지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 방콕의 핵심과도 같은 곳. 투어 코스 설명해달랬더니 짤막한 방콕의 역사도 함께 설명해주던 녹.

 

  이런 설명이 끝나고 난 후 녹은 혼자 여행다니다는 나를 보고 "혼자 여행을 다니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며 운을 띄웠다(녹은 연세가 조금 있는 분이었다). 자신이 어렸을 땐 남들을 기다리느라 그러지 못했다며. 부모님의 때를 기다리고, 친구들의 때를 기다리다가 여행을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이를 먹은 지금에서야, 나는 그 누구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어찌나 쿵-하고 가슴을 때리던지.

  나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무슨 때를 기다리는지. 그 기다림이 당신 스스로를 위한 기다림이 아니라면, 녹이 말한 대로, 나의 때가 아닌 누구의 때는 기다리지 않아도 됨을 기억하길.

 

 

 

  예약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방콕에서는 이렇게 거리에서 동물들을 만나는 게 흔하다.

 

 

 

  방콕, 더 나아가 태국의 예술작품들이 보고 싶어서 퀸즈 갤러리에 들렀는데 하필이면 내가 방문한 수요일은 퀸즈 갤러리 휴무일이었다. 지나가는 길목에 있었던 곳이라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아쉽긴 하더라.

 

 

 

  태국 국왕 서거 애도기간인 만큼 길거리 곳곳에서 푸미폰 국왕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건너편에 보이는 라마 3세 공원.

 

 

 

  태국에서는 이렇게 오토바이를 많이 볼 수 있다.

 

 

 

  태국어를 읽을 순 없지만, 이곳이 라마 3세 기념 공원(Rama III Memorial Park)임을 표시한 거겠지?

 

 

 

  이곳의 화단과 건물 지붕이 이루는 색의 조화가 참 좋은 것 같다. 날씨가 맑은 것이 크게 한 몫 하기도 했고.

 

 

 

  공원의 이름이 이름인 만큼, 저 멀리 라마 3세의 동상이 보인다. 500밧짜리 지폐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분.

 

 

 

  큼직하게 보이는 건물들은 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왓 랏차낫다(Wat Ratchanatda), 로하 프라삿(Loha Prasat), 뜨리묵 궁전(Trimuk Palace)이다.

 

 

 

  정원 관리도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라마 3세 공원. 내가 갔을 땐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잘 가꾸어놓은 공원 및 문화유적지에 왜 사람이 없는지 의아했을 정도.

 

 

 

  철의 성, 철의 탑 등으로도 불리는 로하 프라삿(Loha Prasat). 검고 뾰족한 37개의 철탑으로 유명한 곳인데, 맨 꼭대기에서부터 점점 금색 칠을 하기로 한 건지 내가 갔을 때는 이미 거의 대부분의 탑이 금색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예전 여행기들을 찾아보면 탑이 다 새까맣거나, 맨 꼭대기만 금색인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7개의 탑은 해탈에 이르는 37개의 선을 의미한다고 한다. 모양도 특이한데 그 갯수에도 의미가 담긴 탑이었다.

 

 

 

  이곳은 공원 바로 옆에 있던 곳인데, '뜨리묵 궁전(Trimuk Palace)'이라고 한단다. 지금도 사용중인 공간이며, 외국 귀빈이 오면 이곳에서 모신다고 한다. 태국의 전통 건축양식을 이용하여 지었다고.

 

  여행책자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여행지가 아니어서인지, 내가 갔을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구경이야 편하게 했다만, 다른 사람들도 찾아오면 참 좋을 것 같은 느낌? 이렇게 관리도 잘 돼있고, 많이들 지나다니는 길목에  잘 조성된 의미있는 공간이니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보다시피 탁 트인 공원이다보니 온전히 다 받게되는 햇빛을 무시할 순 없어서, 그늘로 피할 공간(사원에 들어간다든지 등) 하나쯤 구상해놓은 뒤 방문하면 더욱 완벽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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