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 (토)
또 6개월이나 지난 이야기^^; 태국에선 가끔 절에서 야시장이 열릴 때가 있다. 참 독특하지? 불교 관련 기념일에 열리는 듯하다.
2월에 있었던 '마카부차' 기념일은 인도식 음력의 세 번째 달의 보름날에 해당하는 날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정월 대보름으로 보면 된다. 마카부차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는 날이다. 부처의 해탈 이후 부처의 제자 1,250명이 삼보(불, 법, 승)와 불교의 진수인 계율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날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한다.
마카부차의 날 야시장(วันมาฆบูชา, Makha Bucha day)
산책하러 나간 짜오프라야 강변 끝에 웬 현란한 불빛이 보인다 싶더니, 가게가 하나 둘 나왔다. 상설 시장인가 싶었는데 다음에 다시 가 보니 없었던 걸 보면, 이날이 마카부차의 날이라서 기념으로 임시로 열린 야시장인 듯싶다.
태국 여느 야시장에서처럼 식사가 될 만한 것, 간식이 될 만한 것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다만 임시 야시장이다보니 앉아서 먹을 만한 곳은 많지 않았고, 야시장에서 사서 조금 걸어가 산책로 벤치에서 먹거나 절 인근에 있는 정자에서 먹거나 해야 했다.
태국 야시장이 있는 곳에는 빠지지 않는 땡모빤(수박 쉐이크)과 코코넛빤(코코넛 쉐이크). 가격도 로컬 가격으로 정말 착하다.
먹거리만 있는 게 아니라 즐길 거리도 있다. 주로 사격 같은 걸로 목표물을 맞춰서 인형을 뽑아가는 시스템이 많다.
태국식 돼지고기 구이를 무까타(หมูกระทะ)라고 하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무양까올리(หมูย่างเกาหลี, 한국식 돼지고기 구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무까타 불판이 마치 우리나라 옛날 불고기의 불판과 비슷하게 생겨서 '무까타의 기원이 한국에서 온 것일 것이다, 연세 든 분들은 무양까올리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실제로 '무양까올리'라고 부르는 건 처음 들어봤다.
사람도 아주 많았던 이곳. 무까타양 언제나 옳고, 가격이 저렴해서 눈길이 가긴 했는데, 어차피 자리가 없어서 못 먹었을 듯.
이쯤되면 여긴 그냥 야시장이라기보다 무슨 축제장 같다. 소소한 관람차까지 있으니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고, 분위기가 훈훈하다. 가격도 엄청 저렴했던 것 같음.
내가 정말 좋아하는 태국 굴전.. 이렇게 넓은 판에 기름 잔뜩 둘러서 바삭하게 튀기듯이 구워지는 굴전 보면 진짜 맛나 보인다.
아.. 새우구이 5마리 100밧은 못 참는 가격이지. 사실 직전에 밥을 먹고 와서 배는 별로 안 고팠는데, 이 새우구이 정말 참을 수 없었음ㅜㅜㅋㅋㅋ 이거 쩟페어 같은 관광객 야시장 가면 딱 2-2.5배 가격 받는다. 5마리에 100밧 정도가 로컬 가격. 결국 여기서 새우구이 득템ㅎㅎ
해물전 파는 집이 많았다. 여기도 참 맛있어 보여.
강변을 따라 쭉 이어진 야시장이었다. 야시장 뒤편으로 절이 있는데, 그 절을 중심으로 펼쳐진 야시장인 듯했고, 마치 축제장 같다고 한 것처럼, 웬 무대에서 나름 공연도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같은 기독교식 기념일에는 이런 거 많이 봤어도, 불교 기념일을 이렇게 떠들썩하게 보내는 건 살면서 처음 봐서 참 새로운 경험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본 불 켜진 왓아룬. 짜오프라야 강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다. 가끔 기분전환하러 산책하러 갈 예정.
에필로그
시장에서 못 참고 사온 새우구이는 야식행. 혼술 잘 안 하는데 이날만큼은 안주가 생겼으니(?) 오랜만에 맥주도 한 잔 했다. 완벽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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