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방콕에 놀러왔었다. 방문객이 올 때마다 나도 안 가본 곳을 가게 되는데, 덕분에 방콕 내에서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식당을 다녀왔다. 크루아 압손(ครัวอัปษร, Krua Apsorn)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어로 치면 '압손의 주방' 정도의 의미인 듯하다. 나영석pd의 예능, 지구오락실에 나와서 유명해진 식당이라는 듯.
크루아 압손은 완전 대로는 아니고 약간 골목길 쪽에 위치해 있다. 평일 저녁 7시쯤 갔는데 대기는 없었다. 오전 10시 반~오후 7시 반 영업이라길래 허겁지겁 갔는데, 여유롭게 입장할 수 있었고, 오히려 우리 뒤에도 사람이 더 들어왔다. 7시 반에 가게 문을 닫는 게 아니라 라스트 오더인 듯하다. 실제로 우리도 8시가 넘어서 식당을 나왔고, 우리 나올 때까지도 손님들 여전히 있었음.
생각보다 공간은 넓다. 손님이 많았지만 그만큼 테이블도 많아서 바로 착석할 수 있었다. 한국인이 엄청 많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한국인도 그렇게 많이 없고, 그냥 다양한 국가의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곳인 것 같았다.
여행객 상대로 장사하는 곳이다보니 일반 태국 식당에 비해서는 가격이 꽤 나가는 편이다. 웬만한 메뉴는 100바트 이상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크루아 압손의 구글맵 계정으로 들어가서 업로드한 사진을 보면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는 여자 3명이서 7개 시켜 먹음ㅋㅋㅋㅋ
음료부터 등장. 친구들은 타이 밀크티를 시켰는데, 태국 대표 밀크티 브랜드라는 차트라뮤에서 마신 것보다 이곳 크루아 압손의 타이 밀크티가 더 맛있다고 한다.
크루아 압손을 가장 오고 싶어했던 G양이 선택한 메뉴들. 근데 나도 이런 메뉴 처음 먹어 봄ㅋㅋㅋㅋ 동네에 안 팔던데..
게살 오믈렛(ไข่ฟูปู, fluffy crab meat omelette), 이거 진짜 맛있었다. 계란이 겉은 거칠어 보이는데 속이 진짜 대박 부드러움. 거기에 게살의 풍미까지 느껴져서 맛이 깊다. 속이 계란으로 꽉 차있다. 크루아 압손이 계란 들어간 요리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옐로우 커리(แกงเหลืองไหลบัวกุ้งสด, yellow curry with prawns and young lotus roots), 요것도 맛있었다. 새우는 두 마리 정도 들어있었던 것 같다. 연근은 우리가 흔히 아는 커다란 연근이 아니라 조그만한 연근이라 또 새롭다. 국물은.. 다들 김치찌개 맛이 조금 난다더라고. 먹어보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
7개나 시켰으니 먹으면서도 음식이 계속 나옴ㅋㅋㅋㅋ 흰색 커다란 접시에 나온 것은 우리의 메인 음식이 될 뿌팟퐁커리인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라 밥이었다. 3-4인분 시켰더니 웬 솥 사이즈의 밥이 나오니 참고하시길ㅋㅋㅋㅋ 여자 3명이 못 끝내서 남은 밥은 결국 집에 싸갔다.
태국 음식 먹을 때 쏨땀(ส้มตำไทย, papaya salad)을 빼놓으면 섭하지. 적당히 매콤새콤해서 느끼한 음식 먹을 때는 필수인 쏨땀. 그 중에서도 땀타이(ตำไทย)는 가장 기본이 되는 쏨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진은 없지만 모닝글로리 볶음(ผักบุ้งไฟแดง/팍붕파이댕)도 먹었다. 모닝글로리 볶음도 뭔가 입안을 리프레시 해주기 좋았음.
고로케 같은 것일 줄 알았는데, 어묵 같은 완자여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해물 완자 튀김(ทอดมันปลาราย, fried fish cake). 이날 먹은 모든 음식이 큰 실패가 없었지만, 요건 조금 아쉬워했다. 그래도 소스 찍어서 오이 곁들여 먹으면 또 맛이 확 살아났던 녀석.
이날의 메인 디쉬가 되었고, 가격도 혼자 메인이었던(...) 뿌팟퐁커리(แกงปูผัดพงษ์, Stir Fried Crab Curry). 혼자 500바트대를 자랑해서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울 뻔했는데, 꼭 먹고 싶다는 친구의 의견에 주문하게 되었고, 다들 대만족했다. 500바트의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 녀석.
일단 우리가 흔히 아는 뿌팟퐁커리의 게처럼 통째로 튀긴 게 아니라 살을 다 발라서 튀긴 게살이었다. 엄청 부드럽고, 커리도 맛있고, 각종 채소와 계란도 잘 어울린다. 그저 양만 조금 더 많았다면 좋았겠을 정도로 맛에는 아무런 아쉬움이 없었던 메뉴...
뿌팟퐁커리는 현지인보다 여행객이 더 많이 찾는 메뉴로, 태국에 살면서도 파는 곳을 본 적이 없어서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크루아 압손에서 먹어보길 정말 잘했다. 이것만 먹으러 크루아 압손 간다고 해도 나는 추천. 왜들 여기를 그렇게 좋아하고 맛집이라고 하는지 이해 된다.
이렇게 3명이서 메뉴 7개+음료 3잔 해서 1,325바트가 나왔다. 인당 461바트 정도 지출. 한국에서 잠깐 여행와서 가기에는 참 좋지만 생활자로서는 조금 부담이 되는 가격이긴 한데, 그래도 가보길 너무 잘함. 진짜 맛있으니 여행 중 동선이 맞다면 꼭 가보시길.
민주기념탑/왓사켓/카오산로드(?) 등에서 가까움. 인근에 지상철 및 지하철이 없으니 버스나 택시 등을 타고 가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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