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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15'언니들이 보고싶다(Taiwan)

4박5일 대만(타이완) 여행:: 마지막날 푸항또우장, 송산공항 치아더 펑리수, 우육면, 루로판, 위완탕, 에바항공(키티항공)

by Heigraphy 2016.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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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4박 5일 대만여행의 마지막 포스팅! 길기도 길었다. 한국에 돌아오는 날, 송산공항에서 2시 반에 떠나는 비행기라 오전까지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가기로 했다. 일단 아침밥을 먹고 12시쯤에는 L언니와 L언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송산공항으로 이동하는 일정으로 결정. 아침으론 뭘 먹을 거냐는 L언니의 질문에 딱히 정해진 게 없다고 했더니 푸항또우장을 추천해줬다. 무슨 음식을 파는 곳인지 그때까지만해도 잘 몰랐는데, 추천을 해주니 일단 마지막 날 아침식사를 할 곳으로 결정.

  원래 우리의 계획은 마지막날이니만큼 7시쯤 기상하여 대충 준비를 하고 푸항또우장에서 밥을 먹고 한 9~10시쯤 호스텔로 돌아온 뒤 짐을 찾아 체크아웃을 하는 거였다. 우리 숙소(플립플랍 호스텔)에서 푸항또우장까지 많이 멀지 않길래 세웠던 계획. 그러나 우리의 아침잠 때문에 실패... 7시는 무슨, 8시쯤 일어나서 9시 조금 넘어 결국 체크아웃 마치고 짐을 다 이끌고 출발했다.

 

▲ 푸항또우장 내부

  우리는 이곳을 L언니에게 추천받아 간 거라 단순히 현지인들이 종종 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종종' 정도가 아니라 아주 인기 있는 식당이었나보다. 나중에서야 알고보니 현지인들은 물론 일본인들에게도 유명한 곳이었고, 한국의 가이드북에도 나오는 곳이었다. 사진은 실내로 들어오고 나서 찍은 것뿐이지만 2층에 위치한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건물 1층의 입구 바깥에서부터 줄을 섰고, 거의 30분~1시간은 기다렸던 것 같다. 캐리에어 손가방에 끌고 들고 오려니 힘들기도 했다.

 

 

▲ 실내 자리

  포장도 가능하고, 실내에서 먹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이 넓어보여도 바글바글한 사람들 때문에 자리가 넉넉하지는 않다. 자리는 입장순도 아니고, 먼저 맡은 사람이 임자다. 그러니 일행이 있다면 한 명은 줄을 서고, 한 명을 자리를 맡는게 현명할 듯하다. 나는 비록 소심병이 도져서 주문 전 미리 자리맡기를 못했지만..

 

 

▲ 주문하기

  주문하는 순간은 꽤나 정신없다. 주방이 매우 바쁘기 때문에 다들 '빠른' 주문을 원한다. 망설이는 순간 눈총을 받기 쉽다. 거기다가 메뉴가 모두 중국어라서 중국어 능통자가 아니면 미리 검색이라도 해서 메뉴를 알아가는게 좋다. 그렇게 해서 적어가든지, 발음을 알아가든지.. 우리는 메뉴가 전부 중국어일 줄도, 주문하는 순간이 이렇게 정신없을 줄도 몰라서 미처 대비를 못하는 바람에 급하게 L언니에게 메신저로 도움을 청하고, 인터넷 사전으로 검색해서 발음을 연습하고 했다. 허둥지둥하는 우리 모습을 본 우리 앞 대만인들이 "우리가 도와줄까?"하고 물었다. 그래서 L언니가 보내준 메신저를 보여주면서 이대로 주문을 좀 해달라고 했는데, 우리 생각과는 뭔가 다른 메뉴들이 나왔다.

 

  혹시나 또우장 및 대만식 아침식사를 제대로 알고 먹고싶은 사람은 다음 웹툰을 보면 좋을 것 같다: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34025 조경규작가님이 다음에서 연재하시는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 147화이다. 대만여행 다녀온 지 한참 뒤에 알게된 웹툰인데 우리도 이걸 먼저 보고 갔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 샤오빙요우티아오 4개

  공항에 가기 전 만날 L언니와 L언니의 남자친구에게 줄 음식이었는데.. L언니가 부탁한 대로 시킨 건데 받고 나서 뭔가 이상함을 직감했다. 둘이서 이것만 4조각이나 먹을리가 있나? 아니나 다를까 L언니를 만나 전달해줬더니 언니가 이게 뭐냐며 황당해했다. 역시 주문이 잘못 들어간 거였어..

 

 

▲ 딴삥

  개인적으로 이날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 요우티아오는 너무 느끼하고, 샤오빙요우티아오도 말할 것 없고. 이건 그나마 간도 적당하고 고소하니 괜찮았다.

 

 

▲ 딴삥, 샤오빙요우티아오, 요우티아오

  우리 앞에 섰던 대만인에게 대신 주문을 부탁해서 우리가 처음 받은 음식은 이랬다.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고 구성이 뭔가 이상했는데, 어쩐지 잘못 시켜도 한참 잘못 시킨 거였다. 처음엔 다들 이렇게 먹는 줄 알고 먹었는데, 먹다보니 일차로 너무 느끼했고,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우리랑 좀 다르게 먹고 있었다.

 

 

▲ 샤오빙요우티아오 단면

  그냥 먹어도 느끼한 요우티아오가 밀가루빵과 계란 사이에 들어가있는 거라 더 느끼했다. 더구나 첫 주문 때 우린 '또우장'의 존재를 몰라서 아예 시키지 못했는데, 마실 것 없이 느끼한 음식들을 먹자니 참 목도 막히고 안들어가더라.

 

 

▲ 또우장

  목이 너무 막혀서 근처 편의점에서 물이라도 사오겠다며 나갔다 왔더니 친구가 주문해뒀던 음식. 차가운 또우장이었다. 옆 테이블은 모두 이걸 먹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가게 이름이 '또우장'인데 같은 이름의 메뉴를 먹어봐야 될 것 같아서 시켰다고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우리에겐 신의 한 수의 선택이었다. 옆테이블 따라 요우티아오를 찍어먹기도 하고. 잘 모르고 갔지만 할 건 다 하고 왔다, 하하. 어렸을 때 집에서 콩국수를 먹다가 콩국물이 입맛에 너무 맞지 않아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는데, 이 또우장은 매우 고소하고 맛있었다.

 

 

▲ 춘수당 버블티

  L언니와 L언니의 남자친구를 만나 갔던 춘수당. 원래 우리가 아침을 일찍 먹었으면 언니네와 점심을 먹는 거였는데, 우리의 아침식사가 꽤 늦은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버블티로 대체했다. 춘수당에서는 버블티뿐만 아니라 음식들도 판다. 내가 시킨 건 초코맛이 나는 버블티였던 듯. 한국에서는 펄이 싫어서 버블티를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 대만의 버블티는 음료도, 펄도 대체로 맛있었다. 춘수당에서 먹은 버블티도 말할 것도 없고.

 

  버블티를 마신지 얼마 되지 않아 비행기 시간이 금방 가까워져서 송산공항으로 이동했다. L언니와 L언니의 남자친구가 공항까지 배웅을 나와줬다. 먼저 송산공항역에 내려서 이지카드(대만 교통카드)를 환불했다. 이지카드는 카드 안의 충전금뿐만 아니라 카드를 살 때 냈던 보증금 100NT$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대만을 떠나기 전에 모든 돈을 써버리고 싶다면 공항에서 쓰면 된다. 나는 '이지카드 환불금+남은 여행 경비'로 송산공항 세븐일레븐에서 치아더 펑리수를 샀다.

 

 

▲ 송산공항 세븐일레븐에서 산 치아더 펑리수

  공항 편의점에서 사서 그런지 몰라도 꽤 비쌌다. 펑리수 6개가 들어있었는데 200NT$가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선메리 펑리수가 선물용이었다면 이 펑리수는 우리 가족끼리 나눠먹기용! 선메리 펑리수보다 펑리수 크기도 좀 더 크고, 개인적으로 맛도 더 좋았다. 파이도 좀 더 촉촉하고 안에 파인애플잼도 덜 인위적인 맛? 조금만 덜 비쌌어도 선메리 말고 이 펑리수를 선물용으로 골랐을 지도.

 

 

  대만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어서 느낌이 그런건지,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출국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서 잘 지내", "이번에 너무 고마웠고, 즐거웠어", "다음엔 한국에서 보자", "너희가 대만에 또 오면 그 때도 타이페이를 벗어나 함께 여행하자" 등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J언니는 이날 바쁜 일이 있어서 만나지 못했지만, 전날 오늘 못 만날 몫까지 찐한 포옹을 나눴다. 공항 앞에서 L언니와 L언니의 남자친구와도 물론이고. 이번 여행을 통해 솔직히 한국-대만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리임을 느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이 있으니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우랴. 참, L언니와 I오빠가 결혼할 때 꼭 초대해달라고 했다. 그 때 대만까지 날아와서 언니 오빠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꼭 참석해서 축하해주고 싶다고. 우리가 가을에 대만을 왔으니 언니들은 겨울방학에 한국에 오라는 얘기도 했다. 하지만 언니들은 한국의 추위가 무서워서 겨울엔 못가겠다고 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사실 언제가 됐든 또 다시 만날 날이 있기만 하면 좋겠고, 기왕이면 다음에는 이들이 한국에 와서 내가 극진히 대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대만에서 좋은 사람들에게 받기만 한 것들이 너무 많고, 좋은 기억들만 남겨가기 때문에. 사실 오빠 언니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천등에 적은 내 소원 중 하나는, "한국에 친구들이 왔을 때 나도 이만큼 대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이다. 지난 4박 5일이 이사람들 덕분에 정말 매우 행복했었다.

 

 

▲ 공항에서 마지막 식사

  출국장으로 들어온 뒤, 비록 몇 푼이지만 남은 돈을 모두 쓰고 가자고 생각한 나와 친구는 면세점을 간단히 돌아본 후 마지막으로 대만 음식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 메뉴는 우리가 대만에서 먹었던 음식들 중 아주 좋아했던 우육면(뉴로미엔), 루로판, 위완탕(피쉬볼, fish ball). 맛은 당연히 우리가 타이페이 시내, 딘타이펑 등에서 먹었던 것에는 살짝 못미치지만 그 구성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친구와 내가 좋아하는 메뉴들이 몽땅 모여있기 때문에.

 

 

▲ 우육면

 

▲ 루로판

 

▲ 위완탕(피쉬볼, fish ball)

  푸항또우장도 다녀오고, 버블티도 마시고 온 우리로서는 아주 배가 고팠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양도 적당했다.

 

 

▲ 키티항공

  키티라는 캐릭터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어쨌든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에바항공의 유명 항공인 키티항공을 타게 되었다.

 

 

▲ 대만을 떠나며

  길고도 짧은 4박 5일의 일정이 이렇게 마무리 된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했던 유럽여행과는 또 달리, 내 사람들 만나러 간 여행에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들. 너무 늦지 않은 시간 안에 꼭 다시 가고 싶다. 이 마음도 온전히 J언니, L언니, I오빠 때문에 드는 생각. 물론 대만이라는 나라 자체도 좋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서 즐거움과 행복이 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언니들이 없었다면 과연 하필 대만을 가고자 마음을 먹긴 했을지도 의문이고.

  돌아와서 한동안 J언니, L언니와 서로 그립다는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그리울 때마다 사진을 찾아보곤 한다. 비록 이 블로그에 인물 사진은 한 장도 올리지 않았지만, 사실 그들의 사진도 많고, 어쩌면 그 사진들이 가장 소중하다. 너무 늦지 않게 다시 봤으면 좋겠고, L언니와 I오빠의 결혼식에 얼른 초대되고 싶다.

 

  행복했던 4박 5일 간의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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