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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진일기85

생각지도 못한 것과 생각대로 되고 있는 것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생일. 하지만 나는 생일에 특별히 티를 내지 않는다. 그 흔한 카톡 알림 설정도 안 해놔서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곤 내가 직접 말해주거나, 이전에 얘기한 걸 상대방이 기억해주는 것뿐이다. 기억해주면 정말로 고맙고 아니어도 괜찮다. 근데 올해는 (생각지도 못한) 축하를 참 많이 받았다. 생일이라고 어김없이 미역국 끓여주신 엄마, 당일에는 다들 바빠도 주말에 같이 맛있는 것 먹자고 시간 내어준 가족들, 12시 땡 하고 축하해준 내사람들, 벌써 수 년째 기억해주고 축하해준 오랜 친구들, 생각지도 못한 선물까지 보내줘서 감동이었던 친구들, 사랑하고 보고 싶은 우리 DJDC, 언제부턴가 매년 잊지도 않고 영상이든 음성 메시지든 보내주며 축하해주는 친구, 아들 여자친구 생일도 축하해주시고 아직.. 2020. 5. 5.
평범한 하루와 일상의 소중함 모처럼 콧바람 쐬러 나온 날. 꽃말이 '중간고사'라는 벚꽃이 어느새 흐드러지게 피었다. 대학생 아닌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벚꽃만 보면 중간고사가 먼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나저나 올해 다들 시험은 제때 칠 수 있나? 오늘의 외출 범위도 매우 한정적이지만,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괜히 얘기를 하나 꺼내본다. "나 동네에서 만나는 것 치고 과하게 (꾸며서) 입어도 돼? 다른 데는 입고 나갈 데가 없어." "응 되지ㅋㅋㅋㅋ" 요즘은 새옷 쇼핑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안 하지만, 가지고 있던 옷으로라도 봄 기분 내봐야지. 모처럼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살랑살랑 길을 나서본다. 아예 식당 앞에서 만나서, 만나자마자 점심식사를 한다. 회식할 때나 먹었던 중화 코스요리를, 오늘은 부담없이 자비로 먹어본다. 요.. 2020. 4. 3.
SKAM NL 후기 & 네덜란드어 공부하기 친구의 추천으로 네덜란드 드라마인 을 봤다. 은 노르웨이 원작 드라마로, 인기가 많아서 유럽 각국에서 리메이크를 했는데, 그 중 이 네덜란드 버전인 것이다.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어서(한 명 빼고) 자꾸 보게 되는 드라마다. 각자 다 개성이 있고,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는 아이들. 왜 '아이들'이냐면, 이거 하이틴 드라마거든... 어렸을 때 한창 유행하던 도 안 본 난데, 이 나이 먹고 하이틴 드라마로 외국어 공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ㅎㅎ 클립 두세 개 볼 때까지도 적어도 대학생 이야기인 줄.. 연인 관계, 친구 관계, 인간 관계에서 서툰 행동들은 영락없는 10대인데, 가끔.. 그냥.. 나는 대학생 때 네덜란드 파티 가서도 그렇게는 안 놀아본 것 같은데.. 보면서 컬쳐쇼크였던 부분도 꽤 있었다. 그래서.. 2020. 3. 30.
선물은 구실일 뿐 네덜란드에서 한국에 온 지 어언 두 달째.. 아직도 선물이 남았다. 사람을 못 만나다 보니 선물을 가져와도 나눠줄 수가 없었고, 결국 스트룹 와플의 유통기한이 임박했다. 혼자 먹기에도 많이 남아서 결국 동네 친구를 호출했다. "내일 뭐해? 차랑 과자 먹지 않을래?" "좋지!"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가자마자 손을 씻고 차와 과자를 전달한다. 한 봉지는 같이 먹고 한 봉지는 혼자 또 먹으라며 와플 두 봉지를 건넨다. 이건 커피랑 먹어야 할 것 같다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내려다 준 친구. 그 위에 와플을 올린다. 스트룹와플을 나눠줄 때면 "이거 뜨거운 차나 커피 컵 위에 올려놓고 살짝 녹여서 먹는 거야!"라고 늘 설명하지만, 막상 스스로 이렇게 먹어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와플이 생각보다 두꺼운 것 같은데,.. 2020. 3. 26.
이제 배추장사 가능! (feat. 1종 보통 운전면허) 면허 땄다! 무려 1종 보통을! 기간으로 치면 약 2주 정도 걸렸고, 학원 나간 일수로 치면 5일 만에 땄다. 이 블로그에 올렸던 것처럼 면허를 딴다고 해도 도로에서 주행은 못할 것 같았는데, 웬걸 나는 의외로 무대체질(?)이었다('무대체질' 탄생 비화는 이 게시물 아래에). 필기시험, 기능 시험, 도로주행 전부 한 번에 통과!🙋‍♀️ 나는 도로주행이 '재미있다'고 느꼈다. 장내보다 도로가 더 쉽다고 느꼈다. 물론 나보다는 내 주변 차들이 운전을 잘해줘서 내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었던 거겠지만ㅋㅋㅋ 오죽하면 처음 도로주행 연습 나갔던 강사님이 딱 두 시간 타고나서 나보고 소질 있다고, "가서 (트럭 몰고) 배추장사 해도 되겠다~" 하셔서 게시물 제목도 저렇게 됐다ㅋㅋㅋㅋ 면허증까지 발급받아서 기쁘긴 한데.. 2020. 3. 4.
베이징이 서울 되고 볶음우동이 파스타 된 하루 재-미-있-는-일-이- 없다. 그래서 보다시피 이 블로그에도 예전 여행 이야기나 주구장창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노잼기라거나 그런 건 아니다. 삶에 의욕이 없진 않은데, 그냥 재미있는 일이 없어. 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선뜻 만나자고 하기가 그래서 사람도 잘 안 만나고 조용히 지내는 게 심심함에 한몫하는 거 같기도 하다. 베이징 경유할 때 만나기로 했던 친구를 한국에 와서, 한 달이나 더 지나서야 드디어 만났다. 베이징에서 마라탕을 먹자는, 꿈에 부푼 약속을 했는데 결국 동네에 있는 파스타집을 겨우 갔네. 네덜란드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베이징에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한국 와서는 어떻게 지냈는지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씩 보면서, 그냥 집 앞에서.. 2020. 2. 28.
운전하는 모든 분들에 대한 리스펙 사람이 안 하던 걸 해보면 원래 하던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그게 특별한 게 아니라 평소에 남들 다 하고 사는 거 같았던 거라면 더더욱. 내 경우에는 처음으로 9 to 6 일을 해봤을 때 그런 마음이 들었고, 요즘은 운전을 배우면서 그런 마음이 생겼다. 학과교육 듣고 필기시험 볼 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다. 24시간 만에 교육받고 시험까지 바로 통과했거든. 학과교육 중에, 운전은 별게 없고 시야를 멀리 보고 넓게 보기만 해도 다 한 거라는 강사님 말씀에 주의하며 정말 그거면 다인 줄 알았는데, 웬걸 장내 주행을 처음 연습하고 보니 강사님 말씀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을 뿐이고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차차 익숙해지겠지만, 일단 나는 오늘 2시간 동안, 지난여름에 휴가 간다고 왕복 2000km를 넘게.. 2020. 2. 24.
넋두리 넋두리, 3월에는 수영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냠냠. 한국 온 지 거진 4주 만에 처음으로(!) 외식했다. 네덜란드 가기 전, 작년 말부터 너무 먹고 싶었던 곱창을 드디어. 그동안 내가 정말 사리고 다니긴 했구나. 카페도 잘 안 가고 요즘은 집에서 어떻게 홈카페를 해볼까 구상하기 바쁘다. 응, 나 집순이 맞는데, 요즘은 집순이가 지내기에도 조금 심해.. 한 3일 전까지만 해도 꽤 희망찬 생각을 했다. 3월에는 수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지만 어제오늘 뉴스를 보니 그것도 어려울 것 같다. 한국 와서 외출이나 모임 자제한다고, 타지에 있느라 못했던 송년회도 신년회도 그냥 없는 일인 셈 치고 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시국 씨가 다시 존재감 넘치게 나타나버리네. 엊그제 "너 한국 안 가고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여긴 안.. 2020. 2. 20.
이 시국에 베이징 서우두 공항 경유하여 귀국한 후기 (2) 1편 네덜란드→베이징→인천 귀국 이야기: 이 시국에 베이징 서우두 공항 경유해서 귀국한 후기 (1) 지금부터 쓸 2편은 귀국 후 이야기 #귀국 후 이틀 정도가 지났는데 콧물이 조금 나면서 미열이 났다. 감기에 걸리면 보통 코감기+목감기+몸살감기가 쓰리콤보로 함께 와서 한 이틀 전기장판 속에서 앓다가 살아나는데, 이렇게 증상이 있는 듯 없는 듯 하는게 더 이상했고 미열이 있는 것도 찝찝했다. 그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출을 안 했는데, 하루는 꼭 나가야 할 일이 있어서 전날 질병관리본부센터에 전화를 했다. 베이징을 경유로 12시간 머물렀고, 호텔에만 있었고, 기침은 안 하는데 약간의 열감이 있다고 내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경유 전에 중동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지 물어보길래 없다고 했더니, 우한 방문 ..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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