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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진일기85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3 조금씩 조금씩 이웃분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온 동네에 저 집 조카가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소문이 다 났나 보다. 나는 이웃분들 봐도 누구인지 잘 모르는데 나를 보시는 분들마다 아가씨가 그 조카냐고 물어오신다. 어찌 시골에 내려와서 지낼 생각을 다 했냐는 호기심 어린 질문도 잊지 않으신다. 메리의 밥을 챙겨주고 내 밥도 먹는다. 아침이라 새로 요리를 하기도 뭐하니, 전날 조금 남은 김치찌개를 얹어서 먹었다. 원래 아침에는 전날 먹고 남은 걸로 후다닥 먹는 것이 국룰 아닌지. 분명히 아침에 밥 주고 다 먹는 걸 보고 들어왔는데, 내 밥 먹고 다시 나가니 밥그릇에 사료가 듬뿍 채워져 있다. 뭐지? 누구지? 택배가 온 듯 우체국 차가 와서 벨을 누르고 가길래 뒤늦게 나와봤는데, 설마 우체국 아저씨가 사람 없는 .. 2021. 11. 26.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2 혼자 시골에 있기 이틀 차. 오늘은 드디어 직접 나무를 때서 난방을 켜봤다. 혼자 시골에 있으면 심심하지 않냐는 질문 종종 받는데, 너무 바빠서 그런 거 생각할 겨를이 없다. 먹고, 먹이고, 집 데우는 것만 해도 하루가 훌쩍 가는 데다가 나름대로 저녁에 하는 일도 있고, 사진도 찍고, 블로그도 쓰자면 하루가 정말 너무 짧다. 도시에서보다 훨씬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근데 몸이 가뿐하고 기분은 훨씬 좋은 그런 삶. 쌀 불리는 동안 출출하니까 에피타이저로 요거트 한 그릇. 요거트에는 역시 콘푸라이크인가보다. 콘푸라이크바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부셔서 플레인 요거트에 섞어 먹어도 맛있다. 삼촌이 마지막으로 난방 켜주고 가셨을 때가 아마 27˚C까지 올랐던 것 같은데, 별로 안 추운 것 같아서 난방 하.. 2021. 11. 25.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1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 보느라 늦게 잤지만, 삼촌과 숙모가 오전에 일찍 출발하신다고 해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두 분 배웅해드리고 혼자 있을 때 더 자든가 해야지. 커피까지 한 잔 하신 후 삼촌과 숙모는 서울로 가셨다.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기다렸다는 듯이 캐리어에서 스피커를 꺼내서 살면서 가장 크게 노래를 틀어보았다. 휴대폰에 '경고' 표시가 뜰만큼 볼륨을 높여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고. 목청껏 따라 부르고 휘파람 불어도 누가 들을까 봐 창피해할 필요도 없고. 도시에서는 혼자 살아도 앞, 뒤, 옆, 위, 아래 집 눈치 보며 못 해볼 일이겠지. 이것만으로도 시골 생활 만족도가 벌써 너무 높다. 오늘은 가벼운 마실을 나가볼 예정이기에 든든히 먹었다. .. 2021. 11. 23.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 프롤로그 간만에 캐리어를 채웠다. 그동안 국내여행 가도 일주일이 넘는 일정이 없었고, 그래서 다 백팩으로 커버했는데, 이번엔 좀 긴 여행을 결정했다. 아니, 여행이라기보다 생활을 결정했다. 시골에 계시는 삼촌이 당분간 서울에 와서 지낸다고 하셨고, 그래서 시골집이 빈다고 했다. 시골이래도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우리 할머니는 서울에 쭉 계셨기 때문에 어렸을 때 와본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내게는 그냥 엄마의 고향쯤 된다. 때문에, 그곳에 그리운 게 있어서 간다기보다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조용하고 평화롭게. 작년부터 꿈꾸던 일이었다. 언제나 애증인 서울에서의 삶에 지치기도 했고, 그때도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심신의 안정을 너무도 찾고 싶었다. 막연히, 그곳이 평화로울 거라 생각하며, 나도 그 평화에 동화될 수.. 2021. 11. 23.
오늘의 걷기 #3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 지난 포스팅: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두루누비 지도 보면서 북한산 둘레길 걷는 거 재미 들렸다. 오늘 걷기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과 20코스 왕실묘역길. 하루에 2코스를 걸었지만 사진이 많아서 포스팅은 두 개로 나 tdfy.tistory.com 지난 포스팅부터 이어서 보면 좋은 이번 포스팅.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은 딱 19코스 방학동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시작한다. 방학동길이 조금 힘들지만 왕실묘역길이 쉬운 편이라 이 조합으로 하루에 두 코스 걷는 것도 해볼 만하다. 방학동길을 걷고 잠시 쉬었다가 걸어볼까 했지만, 딱히 쉬어갈 곳도 없어서(?) 바로 왕실묘역길 출발. 왕실묘역길은 정의공주묘에서부터 시작.. 2021. 11. 18.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두루누비 지도 보면서 북한산 둘레길 걷는 거 재미 들렸다. 오늘 걷기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과 20코스 왕실묘역길. 하루에 2코스를 걸었지만 사진이 많아서 포스팅은 두 개로 나눠서 해볼 예정. 오늘도 두루누비 앱으로 지도 보면서 따라걷기 기능을 활성화 해본다.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은 약 1시간 30분 소요 예정이며 3.1km짜리 코스이다. 거리나 시간은 비슷한데, 지난 번 소나무숲길과는 다르게 난이도가 '보통'이다. '쉬움'도 마냥 쉽지만은 않았는데 '보통'은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해볼 차례! 오늘도 역시 출발지까지 걸어간다. 출발지는 무수아취라는 곳으로, 무수골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금방 다다를 수 있다. 오늘도 역시 친절한 둘레길. 사실 출발지만 알면 두루누비 어플 없이도 표.. 2021. 11. 17.
오늘의 걷기 #1 북한산 둘레길 1코스 소나무숲길 앞서 이어지는 코스: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 오늘의 걷기 #3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 지난 포스팅: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두루누비 지도 보면서 북한산 둘레길 걷는 거 재미 들렸다. 오늘 걷기 코스는 북한산 tdfy.tistory.com 배우 하정우 씨가 쓴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나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걷기에 생각보다(?) 진심이었던 하정우 씨의 마음이 좀 인상적이게 다가왔다고 해야하나. 남는 게 시간일 때는 온갖 잡념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나도 걷기로 좀 상쇄해보고 싶다. '걷기'를 일로 할 때는 오히려 사무실에 앉아서 뭉개는 시간이 훨씬 많았는데, 일이 끝나고 나서야 직접 걸어보는 아이러.. 2021. 11. 11.
어제와는 다른 오늘, 8월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재개했다. 정식 서비스를 하기 전에 메일로 사진 같은 것들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2014년인가? 이후로 접속한 적이 없는 사람들은 아직 자료들을 받아볼 수 없다고 한다. 도토리 환불 신청도 가능하길래 혹시 있으려나 싶어 조회해보니 도토리 1개(100원)가 남아있었다. 참 귀여운 금액이네. 싸이월드에 올렸던 게시물도 게시물인데, 내가 어떤 노래들을 BGM으로 했었나 궁금해서 다시 들어가보고 싶다. 싸이월드 한창 할 때가 아마 중딩 때라 P&Q, 소울컴퍼니 듣고 그랬던 것 같은데. (팔로알토 팬 15년차) 추억의 싸이월드가 정식 오픈하면 과연 어떤 모양새일지! 카카오톡(K-메신저)이나 네이버(K-검색엔진)처럼 K-SNS를 장악할 수 있을까? 번아웃 씨게 온 주말, 친구 덕.. 2021. 9. 6.
번아웃 온 주말 2n살의 나는 이걸 어떻게 했을까, 작년의 나는 이걸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지금의 나는 예전의 그 어떤 때보다 훨씬 더 매운맛 N잡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아마 주 60시간쯤 일하는 듯. 거기에 이동시간까지 더하면 평일에는 정말 내 시간이랄게 없이 일만 하며 사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주말에는 누워있다가 시간 다 가고... 다른 걸 할 힘 같은게 생기질 않는다. 이게 바로 번아웃이 아닐까 싶은데 끝이 보이니 어찌저찌 그냥 존버하고 있는 중. 커피나 한 잔 하자며 친구를 불렀는데,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해서 3년 만에 따릉이 어플을 깔았다. 예전엔 패기 넘치게 1시간 반 걸려 자전거 퇴근을 하곤 했는데. 지금도 저녁에 시간만 된다면 사실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자전거 퇴근 해보고 싶다. 다만 그 거리가 한 ..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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