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사실 후기를 올릴까 말까 고민을 좀 많이 했다.
왜냐하면... 이날 덕질 인생 최고 허당짓을 했기 때문.
기껏 무거운 카메라랑 렌즈 바리바리 다 들고 아침부터 움직였는데
정작 메모리칩을 안 가져와서 카메라로 사진을 1도 찍지 못함.
그런데 공연장은 무드(Mhood)고
어둡고
스팟조명은 감당이 안 되고
핸드폰 카메라는 구리고
집에 와서 보니 실제로도 쓸 수가 없고...
그래서 그냥 재밌게 본 걸로 만족하고 후기를 패스하려고도 생각했지만...
그러자니 나도 좀 허전하고
이런 작은 공연들은 더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사진이 좀 구리면 어때..
써보기로 마음 먹음.
암튼 공연장은 켄사장님의 무드(Mhood)
출처: 인스타그램 @stunn1995
(이 공연 기획자분 아이디인 듯!)
여기서 내가 아는 뮤지션이라고는
화나(Fana)와 드렙(DJ Drev)뿐이었다.
만수 정도 희선언니한테 그 전에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름만 아는 정도?
아무튼 이 공연도 희선언니가 가자고 해서 가게 됨!
티켓과
팔찌까지 받았다.
팔찌 정말 갖고 싶었는데 감사해요!
5시 반에 시작 예정인 공연이었는데 드렙(DJ Drev)이 늦게 와서 시작이 조금 지연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래서 희선언니랑 콧바람 조금 더 쐬다가 들어감ㅋㅋㅋㅋ
(콧바람이라고 하기엔 너무 추웠지만)
(화질구지 사진들이라 차마 크게 올릴 순 없어 내 딴에는 찾고 찾은 방법이 이렇게 모아서 보여주는 것..!)
1. 들어가니 BAY LEAF×JIBBY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오? 이거 랩퍼들만 하는 공연인 줄 알았는데 R&B를 부르네?
근데 심지어 노래가 좋았음.
두 사람이 내는 하모니가 되게 신선하면서도 좀 내 스타일!
(진짜 좋아서 공연 끝나고 사운드클라우드도 찾아봄)
JIBBY: https://soundcloud.com/jb328
BAY LEAF: https://soundcloud.com/a_bay_leaf
다시 들어도 역시 좋음.
시작부터 이 공연 느낌이 좋았다.
2. 두 번째는 못난이가 올라왔고, 곧 그의 크루 저스트짬뽕이랑 같이 무대를 했다.
근데 이 팀은ㅋㅋㅋㅋㅋ 퍼포먼스가 왜이리 좋음?
합을 한두 번 맞춰본 게 아닌 거 같을 정도로ㅋㅋㅋㅋ
무대 위에서 관중들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실력들도 다들 좋고!
인상에 확 남은 분들.
3. TAKUWA라는 분이 올라오심.
손에 버드와이저를 들고ㅋㅋㅋㅋ 심상치 않다 이분도.
제목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트와이스 헌정곡을 만든 분으로 또 기억에 남음ㅋㅋㅋㅋㅋ
근데 노래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ㅋㅋㅋㅋ 그저 신박할 뿐.
혼자 하는 무대인데도 춤도 잘 추고 랩도 잘 하시고 재밌었다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 온라인 친구 하자고ㅋㅋㅋ
사클도 와주고, 페북, 인스타 등등 친구하자고ㅋㅋㅋ 기억에 남음.
4. LEPE가 올라와서 느린 템포의 곡을 하면서 약간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곧 이어서 이분의 크루원들도 올라오셨는데
가장 연장자라시던 한 분은 딘딘 반 헨리 반 닮고(개인적인 생각에)
다들 공연도 잘 하셨음!
팀으로 하면서 확실히 음악 템포도 좀 빨라지고 신났는데
이때부터였을까요, 내 귀가 힘들어진 건...
5. 다음으로 크록선셋 크루가 올라왔는데
처음에 좀 듣다가 정말 죄송한 얘기지만 귀가 너무 힘들어서 나왔다.
사실 얼마 전에 급성난청 판정 받을 뻔한 이후로 귀에 자극 주는거에 엄청 예민한데
(이제 이어폰으로 노래도 자주 안 듣고, 아무리 좋아하는 노래를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서 들어도 이어폰 볼륨 1, 2 이상으로 잘 안 들을 정도)
4명의 터질 것 같은 사운드를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표정에 오만상이 가득했나보다.
그래서 희선언니랑 나감...ㅠㅠ
이 팀도 잘 하는 팀 같은데 제대로 못 보고 나온게 아쉽고 참 죄송하다.
공연 중에 음향에 신경 써주시고 조절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참 좋을텐데!
6. 밖에서 한참 얘기하다가 언니가 만수 봐야된다고 들어가길래 쫄래쫄래 따라 들어갔다.
이분 얘기로만 많이 들어서 매우 궁금했음ㅋㅋㅋ
직접 보니, 오.. 언니가 왜 좋아하는지 알겠는 기분?ㅋㅋㅋㅋ
노래도 다 너무 재밌고, 사운드도 적당하고(한 곡 부른 후에 본인이 알아서 마이크 상태 판단하시고 다른 걸로 바꿔달라고 하심),
센스도 좋고, 실력도 좋고 고루고루 갖추심!
'James Bond' 비트에 맞춰서 '비선 freestyle'을 부르셨는데
내가 'James Bond'를 매우 즐겨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비트에 다르게 뱉는 랩이 전혀 낯설게 안 느껴졌고, 곡 센스가 아주 좋았다ㅋㅋㅋ
'원테이크'도 부르셨고, 형들 디스하는 랩..?도 했는데 노래가 다 너무 착착 감기고 재밌고 좋았다.
진짜 실력뿐 아니라 센스가 너무 좋은 분.
이분 음악도 돌아와서도 찾아서 들어보고 있음.
만수 사운드클라우드: https://soundcloud.com/mansoo9359
7. 마지막 공연진 D-HACK과 그가 속한 크루인 킹덤즈 크루가 올라왔다.
이분들 무대도 매끄럽고 좋았다.
공연에 있어서 되게 여유가 느껴지는 분들이었음ㅋㅋㅋ
앞 무대와는 또 다르게 분위기가 리드미컬해짐.
두 사람 호흡도 좋았고, 노래도 좋았다.
이 공연에 서는 뮤지션들 색깔들이 참 다양하구나 싶은 생각도 하면서.
8. 마지막으론 게스트 화나(Fana)가 올라오심!
멘트 중에 참 인상 깊었던 말
"이런 작은 공연에 불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캬..... 이 문화에 대한 애정과 진심이 느껴진 멘트.
작은 공연에 설 수 있음에 감사하다니...
얼마나 많은 뮤지션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날도 미공개곡인 '대면'과 '디지털'을 부르셨다.
노래 한 곡 안에서도 강약조절을 너무 잘 하셔서 보다가 울컥울컥 몇 번 했다 또.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
마지막으론 '가면무도회'도 부르시고.
음향, 사운드 문제 다 필요없고 그냥 귀정화 시간이었음.
솔직히 이날 무대에 섰던 분들 다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빵 뜰 것 같다.
처음 본 작은 공연이 성공적이라 매우 다행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이거 끝나고 희선언니한테 작은 공연들 원래 다 이렇게 좋냐고 물었는데
언니가 절대 아니라고 함ㅋㅋㅋ 이 공연이 유독 좋은 거라고!)
언니 덕분에 좋은 공연 또 하나 알아올 수 있어서 매우 기분 좋고,
다음에는 꼭! 카메라에 메모리칩 제대로 챙겨가서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고 싶네요.
다음 어클락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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