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눈 좀 붙인다는 게 체크아웃 시간이 살짝 지나 일어나서 식겁했다. 근데 여기 손님도 없고 주인도 없는(...) 것 같아.. 늦게 나와도 아무도 없네... 아무리 코로나라지만 양심에 맡겨 장사하시는 곳인가...^.ㅜ
오늘은 집에 가는 날. 늦은 오후 비행기라 점심 먹고 산책 좀 하다가 공항에 가면 시간이 딱 될 것 같아서 마지막 식사를 하러 길을 나섰다. 입구 찾기 참 어려웠던 부평맨션.
믿음을 가지고(?) 들어와보니 발견할 수 있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이곳.. 그럴 만하네.
서울에선 먹기 힘든 회백반을 먹어보러 왔다. 회와 함께 각종 나물류와 쌈채소, 매운탕까지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배고파서 좀 뜯어먹은 가자미조림은 살짝 못 본 척해주시라)
쫄깃하고 신선한 게 맛있었던 밀치회와 광어회. 양이 적어 보여도 결코 적지 않다. (애주가였다면 여기서 소주 꼴깍 각..) 아무튼 오늘의 혼밥도 성공적.
배부르게 먹었으니 간단한 산책을 하러 간다. 식당에서 숙소 가는 길에 있어서 딱이었던 용두산 공원. 정문으로 가면 에스컬레이터가 있댔는데 후문으로 진입한 나는 꼼짝없이 계단을 올라야 했다. 여행 끝나면 참 건강해져 있을 것 같아~
공원 꼭대기에는 부산타워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임시 휴업 중^.ㅜ
부산타워 옆 팔각정에 멋들어지게 자리 잡은 투썸이 있다는 얘길 듣고 너무 가고 싶었는데, 여기도 무기한 휴업 중... 여기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공항 가면 완벽할 것 같았는데😂
아쉬운 대로 근처를 배회하던 길냥이 구경하며 시간 보냈다. 나름 여기에 집도 있고 터줏대감인 것 같았음. 사람을 좋아하는지, 눈높이 맞춰 사진 찍으려고 앉으니 자기를 만지라는 포스와 함께 다가오던 귀여운 녀석이었다. 😺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보인다.
이런데 와서 자물쇠 거는 거는 건 만국 공통인가 봐. 밤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모양이다.
밑에 내려와서 보면 이런 느낌. 집에 가려니까 오늘은 날씨가 조금 더 맑네.
부산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종이라고 한다. 슬렁슬렁 걸어 다니며 용두산 공원 구경은 이 정도로 끝.
내려갈 땐 정문 쪽으로 내려갔다. 에스컬레이터 안쪽에 귀여운 디자인의 네온사인들이 걸려있었다. 물론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만 있어서 나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공원에서 커피를 못 마셔서 숙소 라운지에서 가짜 뷰 보며 달달한 바닐라 라떼를 한 잔 마셨다. 빡센 일정에 지치긴 했었는지 앉아서 달달한 거 마시니 좀 살 것 같았다. 시간 잠시 보내다가 금방 김해공항으로 출발.
앞뒤로 뷰가 뻥 뚫린 지상철이라니 너무 좋다. 열차 크기가 크지도 않은데 굳이 이 창 본다고 앞칸 사수하고 앉았다ㅎㅎ
이동하는 동안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더랬다. 짧은 기분전환을 마치고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센치해졌던 건지 뭔지. 그동안은 나름 정신없이 바쁘다가 이동만을 남기고 여유가 생기니 괜히 잡생각들이 떠오른 것 같다. 여행 중에도 여기엔 못다 적을 온갖 사색에 잠겼었는데, 다른 환경 속에서 미처 못 해봤던 생각들을 할 수 있어서 그건 그거대로 괜찮았던 여행이었다.
1시간도 안 되는 비행시간이 지나 애증의 도시에 도착해버렸다. 즐거운 시간은 왜 항상 이렇게 빨리 가는 것 같은지. 여행이 끝난 아쉬움과 함께 여행이 주는 에너지를 정말 오랜만에 느꼈다. 물론 너무 좋았으니 아쉬움이 느껴지는 거고, 그 즐거움에서 에너지도 나오는 거겠지.
부산을 가고자 처음 마음먹었을 때의 생각이랑은 조금 달랐던 여행이라 그런지 더 여운이 많이 남았다. 목표한 사진들 중 찍은 것도 있고 못 찍은 것도 있고, 만나고자 했던 사람 중 만난 사람도 있고 못 만난 사람도 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음을 또 기약하게 된다. (명예시민이 되는 그날까지..🔥)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면서도 언제부턴가 여행지에 있는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데서 여행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는데, 이번 여행도 운 좋게 그런 즐거움을 누렸다. 덕분에, 그냥 바다 보면서 기분전환이나 하고 오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보다 더 많은 걸 느끼고 얻은 것 같다. 즐거웠다!
번외)
좌석이 이렇게 기차처럼 생긴 공철이 있었나...? 처음엔 공항철도 아닌 줄 알고 안 타고 보낼 뻔했다. 이제 또 언제 공철 탈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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