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마지막 주말.
앙둥이와 번개를 했다.
요즘 은근히 차려입고(?) 나갈 일이 많아 간만에 오프라인 쇼핑을 하러 가기로 한 것.
목적지는 고터 지하상가였는데 그 전에 밥을 먹고 가자고 하여 돈가스집 앞에서 만났다.
금강산도 식후경!
돈가스의, 돈가스를 위한, 돈가스에 의한 메뉴.
수많은 돈가스 바레이션들이 메뉴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쌍문돈, 앙둥이는 칠리돈가스 선택.
속 빨간 돈가스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설명.
돼지고기는 덜 익혀 먹으면 큰일 난다는 인식이 아직 있으니...
예전에 백종원 아저씨도 방송에 나와서 이제 속 빨간 돈가스도 크게 상관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던 것 같다.
그리고 경험상으로도 이렇게 약간 붉은색을 띄는 게 정말로 더 부드럽고 맛있던데?
구월십일은 생각보다 아담한 곳이었다.
이런 2인 테이블 4개가 끝이고, 그 외 4~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바(bar) 테이블이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자리가 많았는데, 약 10분 내로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금방 만석이 되었던 것 같다.
심플한 듯 허전하지 않게 꾸며진 벽면.
드라이플라워 인테리어가 내 취향이다.
처음..은 아니지만 앙둥이 등장ㅋㅋㅋㅋ
주방은 나름 오픈형이다.
메뉴가 나오는 것도 나오는 건데 배달 주문이 엄청나게 밀려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배달주문 많음+홀손님 많음 때문인지 메뉴는 생각보다 좀 늦게 나왔던 것 같다.
처음 딱 봤을 땐 양이 좀 적은가? 싶었는데 결코 그렇지 않음.
돈가스 소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스들이 나와 만족스러웠다.
돈가스에 와사비 올려 먹는 건 아마 예~전에 일본에서 규카츠 먹을 때 처음 먹어봤던 것 같은데, 이게 참 별미지.
처음 돈가스+와사비 생각한 사람 상 줘야 함.
그 외 소금과 겨자는 처음 접해보는 조합이라 신선했다.
겨자는 톡 쏘는 맛 때문인지 와사비와 비슷했던 것 같고, 소금은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기본적인 구성은 똑같고 소스만 다른 수제칠리돈가스 등장.
소스를 돈가스에 끼얹는 게 아니라 바닥에 깔아주는게 참 센스있고 좋았다.
돈가스의 바삭한 식감도 살리고, 소스도 듬뿍 있어서 아낌없이 먹을 수 있고.
다만 뭔가 내가 기대한 칠리소스 맛은 아니었는데, 고추장 맛이 좀 많이 났다.
집에서도 만들려면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은 맛?
여기에 새우튀김 찍어먹으면 맛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돈가스에 있어서는 눈이 좀 높은(?) 편인데 이곳 돈가스는 전체적인 구성이나 맛이 참 좋았다.
일단 돈가스 식감이 부드러워서 합격.
양이 적어 보였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앙둥이가 다 못 먹고 남겨서 나는 앙둥이에게 실망했다구.....ㅎ
요즘 주말만 되면 평일에 못 먹은 것들 다 먹을 기세로 아주 식욕이 폭발하는데, 나의 이 식욕을 다 받아줄 사람 과연 누구인고...
아무튼 구월십일 재방문의사 있음!
+에필로그)
이후로 고터를 가서 우리의 본디 목적이었던 옷쇼핑에 큰맘먹고 도전했지만,
고터는 예쁜 옷보단 편한 옷을 많이 팔고 있었고,
결국 나는 또 집앞에서 입을 옷 하나 겨우 건져왔다는 것이 이날의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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