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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꾸뻬씨의 행복여행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2014)

by Heigraphy 202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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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행복은 무엇이다'라고 정의내리는 것은 무의미하며 결국 내 마음 먹기에 달려있고, 삶에는 업앤다운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행복을 무어라고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져서 보게 된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 행복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는 영화라고? 살면서 언젠가는 내가 꼭 하고 싶은 건데. 이건 못 참지.

 

 

꾸뻬씨의 행복여행(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2014.

감독/출연

감독: 피터 첼섬(Peter Chelsom)

출연: 사이먼 페그(Simon Pegg/헥터 역), 로자먼드 파이크(Rosamund Pike/클라라 역), 장 르노(Jean Reno/디에고 바레스코 역), 스텔란 스카스가드(Stellan Skarsgard/에드워드 역),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코먼 박사 역), 토니 콜렛(Toni Collette/아그네스 역) 등

 

줄거리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헥터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하는 이들을 상담해주는 정신과 의사이다. 매일 넥타이를 골라주고 매주는 여자친구가 있는, 반복적인 일상을 살다가 문득 헥터 자신도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때문에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을 안고 혼자 돌연 여행을 떠난다.

  돈 많은 사업가를 만났던 상하이, 악명 높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약 밀매상과, 마지막 여행을 떠난 말기암 환자를 만났던 아프리카, 첫사랑이 있던 LA까지. 그 여정을 하며 순간순간마다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리스트로 적어 내려가며, 결국 헥터만의 답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감상

  생각보다 엄청 가볍거나 밋밋한 영화는 아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인상깊은 영화라고 하기도 조금 어려울 듯하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영화 하나로 다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질문 자체가 꽤 심오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대가 조금 높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냥저냥 생각할 거리 적당히 있고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았다. 영화를 보고 행복을 알았다기보다, 행복을 찾는 여행 자체를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커졌네.

  여행 중 뭔가를 겪을 때마다 적는 행복에 대한 생각들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는 공감이 가는 것도 있고, 의아했던 것도 있다. 공감이 갔던 것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 남과 비교하면 행복한 기분을 망친다.
  • 불행을 피하는 게 행복의 길은 아니다.
  • 행복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것.
  • 행복은 좋은 일을 기뻐할 줄 아는 것.
  • 향수에 젖는 것은 촌스러운 짓이다.

 

  여행 중 만난 인물들과의 에피소드가 다 조금씩은 기억에 남지만, 아프리카 마약 밀매상 디에고의 성품이 변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타인에게 바라는 것 없이 베풀 수도 있다는 걸 가르쳐 준 꾸뻬 씨. 그리고 그 선의의 선순환이 계속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메시지까지. 현실에도 너무 필요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과거의 감상에 빠져 있는 꾸뻬 씨에게 일침을 날린 그의 첫사랑, 아그네스가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옛 추억이나 옛 연인을 미화하는 영화는 많이 봤어도, 과거가 아닌 현실을 살라는 뼈 때리는 조언을 하는 영화는 처음 본 것 같은데. 결말까지 보고난 후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결국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산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라는 걸까 싶다.

  질문을 질문하는 여행이 당분간 멈췄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멈췄다기 보다는 타이밍을 계속 보고 있다는 게 맞는 듯하다. 세계정세가 조금 더 안정되면 꼭 배낭 하나를 메고 긴긴 여행을 떠나, 길거리에서 만난 아무개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물어보며, 나만의 행복의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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