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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살아보기/태국 일기

태국 일기 :: 설날 떡국 만들기와 방콕 바(bar) 투어

by Heigraphy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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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수)

 

  이거.. 저장만 해놓고 아직도 올리지를 않았네? 하하하. 무려 4개월 전 이야기😂

 

  올해 설날 즈음 더치 친구가 방콕에 놀러왔다. 또, 설날이니만큼 그 즈음 나는 아이들이랑 떡국을 만들어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침 딱 날짜가 겹쳐서 꽤나 알차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1. 떡국 만들기

마늘 다지는 중

  새벽부터 일어나서 마늘 다지는 중... 별 도구도 없어서 직접 칼로 다 썰고 다진다. 간 마늘을 사기에는 맛이 다르니까 직접 다지고 싶었는데, 애들보고 다지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빠르고 편안한 진행을 위해 내가 이렇게나 노력했단다 아이들아(블로그에서 괜히 생색). 아마 떡국 처음 먹어보는 사람도 있을 텐데 입맛에 잘 맞으면 좋겠다.

 

 

설날

  음력 새해라는 의미로 'Lunar New Year'라는 표현도 있는데, 다들 'Chinese New Year'라고 불러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진행했던 행사. '설날'은 한국에서 새해를 부르는 용어니까 나도 'Korean New Year'라고 써 봤다.

 

  사람들한테 좀 더 익숙하니까 온갖 브랜드 마케팅 문구로도 죄다 차이니즈 뉴이어라고 쓰고, 심지어 한인타운에서도 차이니즈 뉴이어를 쓰는데(이게 제일 충격이었음)... 좀 너무하다 싶었다. 부디 이날 참여했던 내 아이들만이라도 'Lunar New Year'를 기억해주면 좋겠다. 코리안 뉴이어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떡국

  아이들이 직접 만든 떡국. 재료에 비해 냄비가 작아서 넘칠까 봐 국물이 좀 적긴 한데, 맛있었다. 몰랐는데, 아이들 중에 진짜 쉐프도 있어서 처음 본 요리임에도 아주 프로페셔널하게 완성. 다들 맛있게 먹어주어서 다행이다. 어디다 자랑하려는 건지 사진도 열심히 찍는 거 보고 뿌듯했음. SNS에 설날에 먹는 한국 전통 음식이라고 마구 올려라 아이들아ㅎㅎ

 

  동료들도 초대해서 맛보여줬는데 여태 먹었던 한국 음식 중에 이게 제일 맛있다고 한 친구도 있었다ㅋㅋㅋ 집들이 할 때 왜 이거 안 만들어줬냬... 참고로 그때 소갈비찜이랑 닭갈비 해 먹였음😂 떡국이 더 좋았구나 앞으로 참고할게...

 

 

2. 친구 만나서 아이콘시암 가기

  퇴근 후 방콕에 워케이션을 온 P대장을 만났다. 왜 P대장이냐면, 한국에서 등산할 때 이 친구가 앞장서서 대장 노릇을 했기 때문이지. 아무튼 내 블로그에서 이제 이 친구는 P대장임(내 맘대로).

 

  날 만나러 우리집 근처까지 와준 P대장. 나는 P대장에게 한국에서 책을 부탁했고, P대장은 태국 도착하기 전에 라자다의 존재를 어떻게 알고 나한테 물건 좀 받아줄 수 있냐고 부탁한 게 있어서, 서로 물건도 바꿀 겸 겸사겸사 이 동네까지 왔다. 나 떡국 만들기 하는데 너도 오려면 와도 된다고 초대도 했었지만, 전날 태국에 밤 늦게 도착하고 아침 일찍 나설 자신이 없다고 해서 떡국은 패스.

 

마사만 커리 누들과 땡모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 친구도 딱히 계획을 막 세우고 오진 않았던 거 같은데.. 그래서 내가 아이콘시암(ICONSIAM)을 가자고 했던가? 나야 오전에 떡국 조금이라도 먹었지만, 이 친구는 아직 식사 전이래서 일단 밥부터 먹었다. 쑥시암에서 P대장은 똠얌누들, 나는 마사만 커리 누들 먹음. 후식으로 땡모빤도 먹어준다.

 

 

아이콘시암 옥상

  지인들이랑 아이콘시암 가면 꼭 애플 매장이랑 7층 옥상정원 데려감ㅋㅋㅋ 뷰 너무 좋은데 생각보다 도시 모습이 현대적이어서 여기가 '태국'이라는 느낌은 잘 안 나는 모양이다. '태국' 느낌이 나는 곳에서 사진 찍어서 가족들한테 보내고 싶다는데, 아이콘시암에서만 사진을 찍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태국인지 모르겠단다😂 짜오프라야 강도 나름 시그니처인데 말야.

 

 

응커피

  밥 먹고 구경도 좀 했으니 커피 한 잔 하고 싶은데 어디 갈까 하다가, 이때까지만 해도 나도 안 가본 퍼센트 아라비카(% arabica), 일명 응커피 가보자고 해서 아이콘 시암 1층으로 데려갔다. 후기는 아래 게시물 참고.

 

  퍼센트 아라비카 아이콘시암점 (응커피, % arabica Icon Siam)

 

[태국 방콕] 퍼센트 아라비카 아이콘시암점 (응커피, % arabica Icon Siam)

우유 들어간 커피가 맛있는 응커피(%커피, 정식 명칭은 '퍼센트 아라비카'). 태국 내 지점이 여러 곳이 있는데, 이번 게시물에서는 아이콘시암 내에 위치한 응커피를 소개해본다. 다른 지점도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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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시암 야경

  해가 금방 졌다. 애플 매장까지 보고, 오늘이 지나기 전에 방콕을 조금 더 보고 싶다고 해서 이동했다.

 

 

 

3. 배 타고 맥주 한 잔 하러

티켓

  리버뷰 바를 가고 싶다고 해서 구글맵으로 대충 찾아보고 배를 타기로 한다. 아이콘시암 앞에서 배 종종 타 봤는데, 6밧에서 16밧까지 다양하게 내 봤지만, 한두 정거장 가는데 30밧을 내본 건 처음이라 좀 띠용했다. 물론 배마다 삯이 다르긴 한데.. 예상했던 가격의 거의 두 배를 내려니 좀 당황스러웠던 거지.

 

  P대장은 아직 태국의 물가에 감이 없어서+여행자라 약간은 돈 쓰는 것에 오픈 마인드라 이 정도면 싼 거 아니냐고 한다. 맞아 사실 나도 한국에서 한 일주일 여행온 거였다면, 배 한 번에 1,200원이면 싸다고 생각했을 거야.

 

 

중국절과 용

  가려던 곳이 차이나타운과 가까운 쪽에 있는 곳이라, 그 주변이 중국스럽게 많이 꾸며져 있었다. 태국 내에서도 이렇게 빨간 장식이 많은 절은 높은 확률로 태국식 절이라기 보다 중국식 절이라고 보면 된다. 용의 해 새해를 맞아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절에 사는 고양이

  배에서 내려 바(bar) 찾아 가는데, 구글맵이 자꾸 이상한 길로 안내해준다. 술집이 절에 있을리가 없는데 자꾸 절로 들어가라잖아... 일단 가보자고 해서 가는데, 당연히 술집은 없고 동물 친구들이 많았다. 고양이가 먼저 치대긴 했다만 사실 태국에선 웬만하면 길거리 동물들 안 만지는 게 좋다.

 

 

삼사라 바(Samsara Bar)

  절에서 나와 옆에 난 아주 좁은 골목을 통해 들어가니 드디어 찾던 곳이 나왔다. 이름은 삼사라(Samsara). 짜오프라야 강 뷰이긴 하지만, 관광객에게 유명한 왓아룬 뷰 같은 대단한 뷰는 아니어서, 조금 소소하고 조용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이곳도 후기는 아래 게시물 참고.

 

  리버뷰 바, 삼사라(Samsara Cafe&Meal)

 

[태국 방콕] 리버뷰 바, 삼사라(Samsara Cafe&Meal)

임시저장 해놓고 미처 업로드를 못한 글들을 보다 보면 '이걸 아직도 안 올렸다고...?' 싶은 게 정말 많다. 이번에 소개할 바(bar)도 벌써 진작에 다녀왔던 곳. 차이나타운 인근에 위치한 리버뷰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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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태국 맥주

  무난하게 창(Chang)과 싱하(Singha)로 한 잔씩 했다. 나는 좀 더 순한 창을 더 선호하지만, 친구 맛이나 보라고 일부러 다른 맥주 주문함. 그런데 친구는 레오(LEO)가 제일 좋다고 했다(?).

 

  여기 앉아서는 무슨 대화를 했더라. 태국어의 be동사 격인 'เป็น(뻰)'이 더치어의 1인칭 be동사 격인 'ben'이랑 발음이 비슷해서 태국 생활 초반에 자꾸 내가 "I am~"을 "ฉันเป็น(찬뻰)~"이 아니라 "ik ben~"으로 말하고 있더라, 하는 시덥잖은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P대장의 한국어도 많이 늘었다.

 

  이날의 대화는 하나하나 기억나지 않지만, P대장이랑 대화하니 재밌고 속이 다 시원해진다고 느낄 정도였다. 타지 생활하면서 언어나 친밀도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사는 시간이 좀 쌓였고, 그게 좀 답답하다고 느끼던 차에, 같은 외국어임에도 이렇게 뭔가 말이 잘 통하는 상대가 나타나니 되게 반갑다고 생각했던 '느낌'이 남아있다.

 

  P대장이랑은 알고 지낸 세월에 비해서 자주 만난 건 정말 아니고, 오히려 공백이 더 길다면 긴데, 만나면 매우 편안하다. 신기한 일이야. 아니면 오히려 가끔씩 보니까 서로 얘기할 썰이 많아서 대화가 계속 이어지는 거려나.

 

 

4. 차이나타운 쪽에서 2차

헤하파마오(HE.HA.PA.MAO)

  하루가 참 길고 시간이 늦은 것 같지만, 아직도 맥주 2+1 같은 해피아워(happy hour)가 가능한 시간이었다. 다른 곳에서 맥주 한 잔 더 하기로 하고, 또 즉석에서 바가 많은 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조용해 보이는 곳을 들어간다. P대장도 나 못지 않은 파워 P인 듯하다. 이곳 바 이름은 헤하파마오(HE.HA.PA.MAO).

 

  다양한 수제 맥주가 있는 바, 헤하파마오(HE.HA.PA.MAO)

 

[태국 방콕] 다양한 수제 맥주가 있는 바, 헤하파마오(HE.HA.PA.MAO)

언제부턴가 나는 술에 딱히 흥미가 없는데, 친구가 있으면 가끔 마신다. 한국에서부터 놀러온 친구가 있어서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같이 맥주 한 잔 했다. 술집 데이터가 거의 없어서 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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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창 창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손님이 정말 없고 조용해서 좋았던 곳... 마지막엔 창 맥주를 버킷으로 주문했다. 이러고 다음날 나는 오랜만에 숙취 씨게 맞아서 고생했고 P대장도 뭔가 다음날 썩 상쾌하진 않았는지 이 뒤로 창은 안 마신다고 함ㅋㅋㅋㅋㅠ 태국 맥주는 레오(LEO)에 정착한 P대장이었다.

 

  뭐 꼭 나를 보러 방콕까지 왔다기 보다 겸사겸사 선택한 워케이션 장소였겠지만, 그래도 그 선택에 내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아서 참 고마웠다. 그리고 간만에 말 통하는 상대랑 이야기 나누니 너무 재미있었음. 워케이션이니만큼 일정이 좀 여유가 있고, 이후로도 볼 기회가 있을 듯하여 이날은 일단 이렇게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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