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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1'즉흥 당일치기X3(강화도)

강화도 당일치기×2, 01 대중교통으로 강화도 가기

by Heigraphy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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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상당히 자유로웠던 몸이 다시 약간은 얽매일 예정이라서, 그전에 어디든 한 곳을 더 다녀오고 싶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지만, 돌이켜봤을 때 시간이 있을 때를 활용하지 못하면 그렇게 후회가 되더라.

  부산에서 영도를 다녀온 이후 자꾸 섬이 가고 싶었다. 영도 특유의, 도시의 분주함과 섬의 한적함이 묘하게 뒤섞여있던 그 느낌이 썩 좋았던 모양이다. 바다를 코앞에 두고 있었던 점도 물론 엄청난 매력요소 중 하나였다.

  '분주함과 한적함이 공존하는 섬'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른 제주도는, 작년 겨울부터 날씨가 좋아지면 해안도로를 따라 스쿠터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할 만큼 가고 싶었지만, 요즘 다시 방문객이 넘쳐난다는 소식에 보류하기로 했다.

 

 

강화도 가는 버스

  고민하다 떠오른 곳, 강화도. 한국사 공부를 끝마친지가 얼마 안 되어 아직 관심이 많을 때인데, 역사적 스토리가 많은 곳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서울에서 버스 하나 타면 갈 수 있는 접근성도 매우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내가 생각했던 '도시적 분주함이 있는 섬'이라는 건 사실 대중교통으로 쉽게 다닐 수 있는 섬이었나 보다. 뚜벅이의 한계인 걸 어쩌겠어. 강화도는 신촌에서 3000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다.

 

 

당일치기 혹은 1박2일 짐

  슬링백 하나에 최대 1박2일을 지낼 수 있는 짐을 넣어 출발했다. 강화도에서 숙박을 할 건지, 하루만 보고 돌아올 건지는 강화도에 가서 결정하기로 했다. 약 일주일 정도 전부터 강화도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아무리 봐도 혼자서+동선 내에(대중교통으로 이동) 지낼 만한 숙소 각이 안 나오는 거다. 정 숙박을 해야겠다면 일몰을 볼 수 있는 남부 해안가 펜션이라도 혼자 가야겠다는 생각에 리스트업을 두어 개쯤 해두고, 일단 무작정 떠났다. 출발하는 날 아침까지만 해도 숙박을 할 것 같은 생각에, 숙소에서 쓸 크레마와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야무지게 챙겼더랬다.

 

 

급속충전

  보조배터리를 챙기지 않았다. 어디 돌아다닐 때는 핸드폰을 잘 안 볼테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그냥 외출이 아니라 여행이라 나는 지도를 계속 봐야 했고, 홀로 길고 긴 이동을 할 땐 음악이라도 들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다. 버스 좌석마다 급속충전 잭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만 모든 잭이 다 충전이 잘 되는 건 아니더라. 복불복 있음 주의.

 

 

한강 건너는 중
강화도 근접

  한 시간쯤 달리니 버스 밖 풍경이 달라졌다. 강을 둘러싼 철근과 콘크리트가 흙둑과 산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마음이 이렇게 평화로워질 수가 있나.

 

 

웰컴 투 강화

  강화도에 가까워지니 버스 안내방송 문구가 재미있어진다.

  "이번 역은 조선시대 병인양요 격전지인 문수산성이 있는 성동검문소 역입니다."

  서울에서 경복궁 지나간다고 이런 방송 나오지 않는데, 참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다음엔 아예 역사기행을 주제로 강화도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강화터미널

  약 7-8년 전에 동아리 친구들과 출사를 다녀갔던 이후로 참 오랜만이다. 그 당시엔 강화도에 대해 아는 바 없이 회장님만 졸졸 따라다니느라 자세한 기억이 없다. 터미널도 낯설다. 이 정도면 강화도랑 초면이라고 봐야 된다.

  집에서부터 넉넉잡아 총 3시간이 걸릴 것을 예상했는데, 중간에 버스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뒤에 온 버스로 갈아타야했던 해프닝이 있어 그보다도 조금 더 걸렸다. 그러나 고장난 버스를 갈아타기 전까지는 거의 내리 잤기 때문인지 그리 오래 걸린 기분은 아니었다.

 

 

금문도

  하차 후 가장 먼저 식사를 하러 갔다. 강화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중화요리를 파는 곳, 금문도. 강화터미널에 위치해있어서 나 같은 뚜벅이 여행자가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사장님의 메모

  가게 앞에서 대기를 하는데 메모가 눈에 띄었다. 이곳 사장님이 하고 싶으신 말이 참 많은가보다 싶었다. 금문도 네이버 예약 꿀팁이나 강화도 리얼 맛집 등 생각보다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적혀있었다.

 

 

눈에 띄던 서령

  나도 강화도에서 밥 먹어야 되는데 좋은 곳이 있을까 하며 유심히 보다가 눈에 띈 '서령'.

  '강화도에 평양냉면 집이? 그러고보니 강화도가 북한이랑 가깝네? 하긴 서울에서만 평양냉면 먹으란 법 있나? 가보고 싶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우래X, 을지XX, 을밀X를 다 실패하셨다는 데서 입맛이 다른 거 아닐까 조금 걱정이 되긴 하고, 전에도 서울에서만 평냉 먹으란 법 없다며 대구까지 가서 굳이 평냉을 찾아 먹었었는데 실패했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 조심스럽긴 하다. 일단 구글맵에 저장!

 

 

강화 백짬뽕 (초마면)

  일단 금문도에선 금문도에 맞는 식사를 한다. 해물이 매우 실하고, 신선한 각종 강화산 식재료가 올라가 맛있고 건강한 한 끼로 딱 좋았던 강화 백짬뽕. 여기에 곁들여 먹는 강화산 순무 백김치 또한 별미였다. 맛 좋은 식사로 여행의 시작이 좋다.

 

 

강화의 역사 속 인물

  다음 목적지로 걸어서 이동하는 동안 보게 된 반가운 안내판. 강화도 하면 아무래도 고려, 조선 때 외세의 침입에 대항했던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중에서 조선말 양요를 빼놓을 수 없지. 얕은 지식으로나마 아는 이름들이 나오니 반가웠다. 인생에서 역사에 관심이 가장 많을 때 강화도를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강화산성 이야기길

  길에 떡하니 있었던 강화산성 이야기길 지도. 내가 가려던 목적지가 다 나와있었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과 용흥궁, 그리고 고려궁지가 그곳이다. 강화터미널에서는 걸어서 약 20분 거리.

 

 

날이 덥다

  그나저나 햇볕이 너무 뜨겁다. 걸어가는 동안 그늘 하나 없어서 혼났네. 1박2일 동안 그림자처럼 조용히 왔다 가려고 옷도 시꺼멓게 입었더니 더 더웠다. 그나마 빨간 겉옷을 차마 벗지 못하겠더라.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용흥궁 가는 길

  모든 것을 상황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한 여행인 만큼, 여행 날짜도 날씨 따라 한 번 바꾼 거였다. 맑고 화창한 날을 잘 고른 것 같다. 조금 덥긴 해도 비가 오는 것보단 낫지. 날씨 덕분에 들뜬 기분에 휘파람 불며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다음 목적지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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