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y Heigraphy
국내여행/21'즉흥 당일치기X3(강화도)

강화도 당일치기×2, 04 마니산 정복기

by Heigraphy 2021. 6. 9.
반응형

 

공항철도는 늘 설레

  강화도 당일치기 드디어 두 번째.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 이번엔 강화도 남부를 방문할 거라 강화읍내 방문할 때와는 조금 다른 루트로 가게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인천까지 가서 버스를 타는 루트였는데, 공항 갈 것도 아니고 그냥 공항철도만 타는 건데 왜 이리 설레던지. 조만간은 공항철도뿐만 아니라 인천공항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검암역 정류장

  강화도 남부를 가는 길은 강화읍내를 갈 때보다 더 험난(?)했다. 인천에서 강화도 들어가는 버스는 평일에 30분에 한 대, 주말에는 1시간~1시간 반에 한 대씩 와서 시간을 잘못 맞추면 하염없이 기다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나도 결국 30분 기다렸다.

 

 

강화초지대교 건너는 중

  지난번엔 강화대교, 이번엔 초지대교를 건넘으로써 강화도로 들어가는 다리는 다 이용해봤다. 다리 아래 흐르는 물은 바다라고 해야 되나?

 

 

마니산 입구

  이번 강화도 여행의 목적은 등산! 평소에 등산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혼자 심신을 단련할 겸 다녀오고 싶었다. 예전에 동아리 친구들과 왔을 때 진달래 사진 찍으려고 고려산을 올랐는데, 이번에는 마니산을 올라보기로 했다.

  마니산은 시작점이 두 곳인데, '마니산 매표소'로 목적지를 찍고 마니산 입구로 갔다. 산 아래 편의점, 식당, 매점 등이 있어서 필요한 물건이나 산에서 먹을 요깃거리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나도 이곳에서 김밥 한 줄 구입!

 

 

마니산 입구

  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곳 주차장을 이용하고, 마니산 입구 한편에서는 아주머니들이 간이 시장을 열기도 한다.

 

 

마니산 입장료

  마니산은 국립공원으로 입장료를 내야 한다. 어른 2,000원이고, 리더기에 QR코드도 찍어야 한다. 경로/강화군민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가 보다.

 

 

마니산의 유래

  오늘도 짧은 역사시간. 마니산 정상에는 단군이 돌단을 쌓고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이란 곳이 있다. 그 외에도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기록되어 민족의 머리, 민족의 영산으로 불려오고 있다고 한다.

  높이는 472.1m로 강화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등산로가 완만하고 잘 되어 있어서 등산 초보자도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는 말에 겁도 없이 도전! 다만.. 난 원래 등산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장비도 없이 도전..😂

 

 

천부인 광장
개천마당+참성단 재현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 구경거리를 볼 수 있었다. 원래 정상에 있어야 할 참성단을 이곳에 재현해두기도 했는데, 정작 정상에 있는 진짜 참성단은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 오히려 이곳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계곡

  올해 처음 본 계곡. 물줄기 내려가는 소리가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 벌써부터 등산하는 맛 나네.

 

 

갈림길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루트는 계단로와 단군로 2가지 코스가 있다. 계단로는 정상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되어있어 빨리 올라갈 수 있는 대신, 이름대로 대부분 계단으로 이루어져 조금 힘든 루트이고, 단군로는 약간 돌아서 올라가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하지만, 흙길과 계단을 적절히 번갈아가며 올라가는 루트로 조금 덜 힘든 코스이다. '빨리'보다는 '경치'와 '여유'가 중요했기 때문에 나는 단군로를 선택했다. 

 

 

돌계단

  단군로의 시작. 벌써부터 무슨 돌계단이 나오나 싶었지만 나중에 돌아보니 여긴 정말 무난한 코스였다. ^^

 

 

다양한 길

  보도블록이 깔린 무난한 길도 있었고, 돌길도 있었고, 흙길도 있었고. 참 다양한 길이 펼쳐졌는데 듣던 대로 경사가 대체로 완만한 편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쉬엄쉬엄 자연을 느끼며 올라가기 좋았던 초반.

 

 

웅녀계단

  단군로라고 해서 계단이 없다고는 안 했다... 진짜 고비는 이 웅녀계단부터 시작했다. 언덕배기 오르는 것보다 계단 오르는 게 훨씬 힘들다는 걸 깨달았던 곳😂

 

 

중간 경치

  계단 만나기 전까진 쉼 없이 올라갔는데, 다 오르고 나니 허벅지 터질 것 같아서 쉬지 않을 수 없었다. 😂 결국 등산로 외곽 바위에 잠시 앉아 숨도 고르고 경치도 즐겼다. 강화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좋았다.

 

 

간식 타임

  집에서 가져온 방울토마토를 물 대신 섭취. 원래도 꿀맛인데 산에서 먹으니 어찌나 더 맛있던지. 등산의 묘미는 역시 이런 거지.

 

 

가야할 길

  아마.. 앞으로 저 능선을 따라 계속 가야 했을 거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뜻.

 

 

마니산 등산로 안내 & 시

  중간쯤 왔나 싶었는데 이제 겨우 1/3 정도 올라온 거였다. 앞으로 웅녀계단 만한 계단이 한 번 더 있을 거라는 사실에 옆에 있던 아저씨 약간 노하심😂 나도 속으로 약간 식겁했다. 그나저나 마니산을 소재로 쓴 시도 있고, 여기 참 운치 있는 곳이구나.

 

 

삼칠이계단

  안내도에 나왔던 대망의 두 번째 계단. 372계단이어서 삼칠이계단이라고 부르나 보다. 내 앞에 올라가던 등산팸(?)이 직접 계단수를 세는 걸 우연히 들었는데 약 380계단 정도 된다고 한다. 계단이 이렇게나 많은데 단군로라고 불러도 되나? 근데 계단로는 계단이 훨씬 많고 더 가파르다고...

 

 

쉬어가기

  이번에도 계단을 올라왔으니 쉬지 않을 수 없지... 단군로에서는 대체로 이렇게 강화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여서 좋았다. 계단로로 가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새 포착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새 사진 찍기. 생각해보니 날아가는 새 사진은 약간 공연사진 찍을 때랑 비슷하게 타이밍이 무척 중요해서 내가 찍는 걸 재미있어하는 것 같다.

 

 

강화도 전경

  이날 날씨도 맑고 공기도 맑았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뿌연 걸까..?

 

 

정상이 코앞

  약 2시간 만에 다다른 마니산 정상. 단군로를 이용하면 1시간 50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가 나와있었는데, 정말 딱 그 정도 걸렸다. 철창이 둘러싼 곳은 보수공사 중이어서 입장이 불가한 참성단이다.

 

 

참성단

  결국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곳. 코로나 때문에 막아놓은 줄 알았는데 위험해서 보수공사 때문에 막아놨다고 한다. 언제쯤 공사가 끝나서 오픈을 할런지.

 

 

인증샷

  해발 472.1m 마니산 정상 인증샷! 혼자 올라가서 찍을까 말까 엄청 고민했는데, 이거라도 남겨야 나중에 추억거리도 될 것 같아서 주변에 계신 분한테 부탁했다. 보다시피 내 복장은 전혀 등산하는 사람 같지 않음..😂 등산복도 등산화도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적당한 면티에 추리닝, 러닝화로 대체했더랬다. 거기에 남들은 등산스틱 들고 가는데 나는 카메라😂 다시 봐도 패기 넘치는 복장이다.

  그나저나, 마니산은 블랙야크 100대 명산 중 하나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를 인증하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드론

  정상에서 누군가 드론을 띄워 조종 중이었다. 참 다양한 목적으로 산에 오는 사람들이 많구나.

 

 

정상에 사는 고양이들

  사전조사를 할 때 '마니산'을 검색해보니 정상에 사는 고양이들이 많이 나왔었다. 사람이 뭐 먹으면 옆에서 치대면서 먹을 것 좀 나눠달라고 하기도 하는 모양인데, 이날은 아예 고양이 사료와 물을 준비해온 분이 있어서 이 녀석들에게 주었다. 어쩌다가 이 산 정상에 올라와 살고 있는지 사연은 모르겠지만, 이녀석들 묘생도 순탄치는 않았겠다는 생각 잠깐... 이날 내가 본 것만 4마리 정도 되었고, 더 많은 고양이가 살고 있는 모양이다.

 

 

낮잠타임..zzZ

  가장 먼저 배불리 먹고 그 자리에서 바로 낮잠 자는 녀석... 세상 귀엽다. 워낙 사람을 많이 만나서인지 겁이 전혀 없었던 녀석들.

 

 

풀냄새 맡는 중

  사료 배불리 먹은 녀석들은 다 조금씩 떨어져 자리를 잡곤 했는데, 이 녀석은 그 자리에서 풀냄새를 맡는다. 귀여움에 치여버렸어...

 

 

함허동천&정수사 방면

  마니산은 입구가 크게 두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내려갈 때는 아예 다른 루트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원래 보통은 차를 가져와서 주차장으로 돌아가야 되기 때문에 올라왔던 곳으로 내려가는데, 나는 어차피 차도 없고! 다음 일정은 함허동천 쪽에서 더 가깝고! 해서 즉흥적으로 반대편인 함허동천으로 내려가기로 결정. 다만 이 루트는 완전 험난한 절벽길이라 마음의 각오를 해야 했다.

 

 

계단

  시작은 무난한 계단. 

 

 

참성단 중수비

  조선 숙종 43년에 강화유수 최석항이 참성단을 새로이 보수한 후 그 기록을 적어 세웠다는 중수비이다. 마니산은 참 역사가 싶은 곳이구나. 오늘도 막간 역사 타임 좋아요.

 

 

앞으로 갈 길&지나온 길

  얘기를 익히 들었지만 직접 가보는 건 역시 다른 이야기다. 엄청난 기암절벽의 향연이 펼쳐져 있던 함허동천로... 돌산이라고 해도 보통은 돌길-완만한 길-돌길 이런 식으로 번갈아 나올텐데 함허동천로는 그런 거 없이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기암절벽길이다. 여기야말로 등산화에 등산스틱은 필수였는데, 오래돼서 미끄러운 런닝화에 맨몸으로 난간 하나에 의지하여 이동하려니 진짜 목숨 걸고 이동하는 기분... 함허동천로는 절대로 등린이가 갈 수 있는 루트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역시 경치 하나는 끝내주네.

  게다가, 나는 하산로라고 해서 그래도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줄 알았지... 능선을 따라서 다시 한번 새로운 정상(?)을 찍고 내려가는 길일 줄 알았나.

 

 

식사 타임

  정상에서 먹으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약간 이동한 후 먹었다. 밥이 다 식어서 좀 아쉬웠지만, 산에서 먹은 김밥도 역시 꿀맛. 쓰레기는 다시 챙겨가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칠선녀계단

  하산길 아니었냐고요... 왜 자꾸 올라가지? 계단이 또 나온다고?ㅋㅋㅋㅋㅋ 여기서부터 약간 어이없어서 헛웃음

 

 

경치 구경

  계단 오르면 무조건 쉬는 타임 가져야 한다ㅋㅋㅋㅋ 거기에 미끄러질까 봐 다리에 힘 바짝 주고 기암절벽까지 타고 왔더니 다리가 엄청 후들거렸다. 이쯤 되면 나는 정신력으로 여길 가고 있는 거야..

 

 

갈림길

  함허동천로에서도 길이 두 갈래로 나 있었는데, 계곡로로 가면 좀 시원하게 갈 수 있을까 싶어 가려고 했지만, 막 그곳에서 올라온 어떤 등산객들이 "능선로보다 계곡로가 훨씬 힘든 것 같아"라고 한 말을 듣고 바로 능선로를 타기로 맘을 바꿨다. 계곡로를 안 가봐서 비교는 어렵지만 능선로도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니었다...^^ 물론 내 체력이 거지라 그렇게 느꼈던 걸 수도 있음.

  기암절벽의 향연을 지나서도 중간중간 꽤 가파른 돌길이 몇 번 나왔었는데, 진짜 온몸을 다해 내려왔다. 난간 붙잡고, 밧줄 붙잡고, 바닥 짚고, 힘이 많이 빠져서 다리+팔 힘만으로 내려가긴 버겁다 싶으면 아예 돌에 앉아서 미끄럼틀 타듯 미끄러져서 내려오고ㅋㅋㅋㅋ 누가 보면 정글 생존기 찍는 베어그릴스라도 되는 줄 알았을 거다ㅋㅋㅋㅋ 덕분에 손 좀 까지고 옷 다 버렸는데 그런 거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음😂

 

 

하산 코앞

  이것도 무슨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은 잘 안 나고... 아무튼 이걸 봤다면 이제 고지가 눈앞이라는 거다.

 

 

하산!!!

  드디어 살아서 내려왔다. 남들은 3시간이면 오르내린다는 마니산을, 나는 하산길이 또 2시간이나 걸려서 총 4시간 만에 내려왔다. 패기와 정신력으로 완주한 등산... 함허동천로가 확실히 힘들고 아찔했지만, 그래도 더 재미있었다. 등산 장비만 제대로 갖췄다면 고생은 덜하고 재미는 더했을 거란 생각. 등산에 취미를 붙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이후엔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강화도 여행 계획이 많이 어그러졌다. 그래서 여행기는 여기서 급 마무리. 이렇게 마무리하게 될 줄 몰랐기에 나도 참 아쉽다. 이동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당분간 다음은 없을 것 같다. 먼 훗날(?) 세 번째 당일치기를 한다면 그때 다시 찾아와보겠음!

 

 

Copyright ⓒ 2021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