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닐 때는 기왕 먼 길 갔으니 그 지역의 특색이 묻어있는 곳을 방문하고 싶다. 속초에서는 조선소의 흔적이 남아있는 칠성조선소 카페가 이를 만족하는 공간 중 하나였다. 실제 조선소가 있던 자리에 그 특색을 그대로 남겨 카페로 재오픈한 공간.
칠성조선소는 살롱, 뮤지엄, 플레이스케이프, 오픈 팩토리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카페로 가는 대문을 들어서기 전에는 이 공간을 먼저 만날 수 있는데, 덕분에 몇몇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이 문을 들어서면 카페로 갈 수 있다. 내 마음대로 대문이라고 부르는 중. 칠성조선소 카페의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다.
전신인 조선소 이름은 '원산조선소'였다. 무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배를 만들다가, 2018년에 '칠성조선소'로 지금과 같은 형태로 오픈을 했다고 한다.
오른쪽에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카페 건물은 아니고, 칠성조선소를 이루는 4개의 공간 중 하나인 듯싶다. 벽에도 벽화 같은 것들이 잔뜩 그려져 있다.
실제 배 만들 때 썼던 기구와 속초에 딱 두 분 남은 배 목수님들과 만든 목선 등이 전시되어 있다. 단순한 컨셉이 아니라 실제로 이 공간의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듯하다.
넓은 외부 부지에 비해 카페 건물은 작아 보인다.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많은데 그냥 휑하게 놔둔다는 게 좀 허전하고 아쉬웠다. 하다못해 외부 테이블 같은 거라도 놔두면 좋을 것 같은데. 이전에 다녀온 비슷한 느낌의 조양방직 카페나 보나리베 카페 등이 떠오르며 조금 비교가 되었다.
가까이서 보니 카페 건물이 꽤 크다. 멀리서는 컨테이너 가건물 같은 느낌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꽤 튼튼해 보인다.
커피, 논커피, 에이드, 티, 주스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 칠성조선소 카페. 아메리카노 같은 경우 원두를 직접 고를 수 있고, 그 외 칠성조선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보트 카페라떼나 메이플 마롱 밀크 같은 메뉴도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시그니처 메뉴인 보트 카페라떼를 선택했다.
칠성조선소 카페는 디저트로도 유명한데 그 중 가장 언급이 많던 소금빵은 아쉽게도 저녁에 가니 이미 품절이었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동반출입이 가능한지, '멍멍푸치노'라는 반려동물용 메뉴도 있었다. 나 있는 동안 누가 댕댕이나 고양이 데려와줬으면...
애플주스와 밀크티 등은 병음료로도 준비되어 있고, 포파칩 등 몇 가지 간식이 더 있었다. 그나저나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오는 곳인지 저녁에 가니 진열장이 텅텅 비어 보인다.
내부에서도 조선소 느낌 물씬 나도록 소품이 배치되어 있고, 칠성조선소 카페만의 굿즈들도 많았다. 역시 빠질 수 없는 브랜딩.
1층은 카운터와 굿즈 진열장이 대부분 공간을 차지했다면, 실제 좌석은 2층에 많이 있었다. 생각보다 자리가 굉장히 많아서 조금 놀랐다. 어디에 앉아도 청초호 뷰이기 때문에 일단 창가쪽에 자리를 잡았다.
칠성조선소 카페만의 특별한 우유를 넣어 만들었다는 보트 카페라떼. 특별한 우유의 맛은, 죠리퐁 말아먹고 마지막에 남은 우유맛. 달달하면서 고소한 곡물맛이 난다. 맛있다.
다 좋은데, 보다시피 우유와 커피가 명확하게 층이 져있고, 초반 커피랑 우유랑 같이 먹는 게 쉽지 않다. 저도 모르게 어느 정도 윗층의 커피를 마시고 나면 그 뒤론 또 우유만 쭉 들어와서 따로따로 마시게 된다. 본의 아니게 커피만 마셔서 알게 된 건데, 커피 자체는 산미가 좀 있는 맛. 섞지 말라고 하셔서 이 악물고 안 섞고 마심.
한쪽 창에서는 설악대교 뷰, 한쪽 창에서는 엑스포타워 뷰를 볼 수 있다. 설악대교든 엑스포타워든 청초호 공원이든 화려한 조명을 켜놔서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참 좋다.
조명 자체가 아주 밝지 않고 은은해서 아늑하고 분위기 있어 보인다. 원래 공간도 넓은데 삼면이 창이다보니 시원시원하고, 바깥 쳐다보며 멍 때리기 좋았다.
조선소 느낌 물씬 나는 깨알 같은 안전제일 팻말. 1층에도 좌석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듬성듬성 서너 개 정도 있긴 하다.
그야말로 청초호를 접하고 있기 때문에 부지 내에서 청초호를 아주 가깝게 접할 수 있다. 건너편의 야경은 여전히 화려하다. 칠성조선소에 방문하는 것이 속초에서 청초호를 가장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청초호 서쪽, 청초호수공원에서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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