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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짧여행, 출사

대나무숲과 함께 한 대나무숲 여행 (당일치기 뚜벅이 서산 해미)

by Heigraphy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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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여행 기획과 출발

  때론 속에 있는 말 다 하면서 서로를 대나무숲이라 칭하는 앙둥이와 나. 이쯤 되면 우리 대나무숲 여행 한 번 가야 된다고(?) 얘기를 나눈 지도 벌써 한 몇 년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간을 맞추는 게 참 어렵더라고.

 

  출국을 앞두고 모처럼 비싸고 맛있는 거나 먹을까 하다가, 그 돈으로 차라리 고대하던 대나무숲 여행을 가자고 했다. 여전히 시간 맞추기는 어려워서, 당일치기로. 그리고 실제로 식당 가려던 예산으로 충분히 당일치기 서산 해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여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쪼리 신고 걷는 발걸음
쪼리

  앙둥이랑 어디 가기만 하면 좀 무리하는 버릇이 있다. 힘들면 누구 하나 멈추고 말리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둘 다 "하면 하지" 정신으로 일단 밀어붙이는 편이라ㅋㅋㅋㅋ 오늘은 절대 무리하지 않겠다며 신발로 의지를 보여줬다. "봐, 쪼리 신었지? 오늘 절대 많이 안 걸을 거야."

 

 

1.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타기

남부터미널 매표소
남부터미널 매표소

  서울에서 서산 해미로 가기 위해서는 남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티머니GO 등의 앱을 통해 미리 매표가 가능하다. 편도 9,500원.

 

 

서울남부에서 해미까지의 시외버스 노선 및 소요시간 거리 가격 등
서울남부에서 해미까지 노선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버스가 시외버스라서 중간에 정차를 한다는 거다. 내 목적지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고, 정확한 정류장에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목적지는 '해미'이다.

 

 

남부터미널 분식집 앞 사람들남부터미널 호로록국수
이마트24 서울남부터미널점스타벅스 카페라떼
남부터미널에 있는 주전부리들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가 고팠는데 앙둥이는 식당에서 요기를 하기는 좀 부담스럽다고 해서, 이마트24에서 음료를 사서 마셨다. 이때는 몰랐지, 이 음료를 하루종일 들고 다니며 마시게 될지...

 

 

남부터미널 티켓 발권기시외버스 종이티켓
종이티켓 발권

  앱으로 예매를 했어도 현장에서 종이티켓을 다시 발권해야 한다. 기계에서 하면 되고, 이런 종이티켓 너무 오랜만에 받아서 괜히 들뜨고 낭만적인 마음이 되었다.

 

 

2. 잘못 내려서 쓴 멍청비용

중간 목적지에서 정차한 버스
엉뚱한 곳에 내렸다

  버스에서 신나게 자던 나와 앙둥이. 자다 깨다를 반복 하다가 문득 시계를 봤는데, 도착예정시간보다 한 10-15분 정도 지나있다. 지도를 켜서 GPS로 내 위치를 확인하는데, 내렸어야 할 곳을 지나서 더 가고 있는 듯하다. 깜짝 놀라 앙둥이를 깨워서 좀 이상하다고 했더니, 마침 또 차가 정차를 한다. 좀 찝찝하지만 급한 마음에 일단 내리고 봤다.

 

 

한서대학교 비석한서대 버스 시간표
한서대학교가 웬말

  목적지보다 지나서 내린 줄 알았던 곳은, 한 정거장을 덜 와서 내린 거였다. '서울남부-한서대-해미-서산' 여정이고 해미에 내렸어야 했는데 한서대에 내려버린 것... 다행히 해미까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서 버스 시간표를 보니, 금방 오는 버스가 없다. 택시로 5분이면 간다고 뜨길래 결국 택시행... 그마저도 카카오택시로 겨우 잡았다.

 

  바보같은 짓 해서 택시비만 더 내게 되어 앙둥이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함😂 이번 여행에서 쓴 가장 멍청한 비용이었다...

 

 

 

3. 해미 우시장

해미 우시장 노란색 간판곱창전골 2인분과 어묵볶음 콩나물무침 열무김치 밑반찬
국자로 살짝 뜬 곱창전골
해미우시장 곱창전골

  여행은 역시 밥심이지. 해미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 해미 우시장. 개인적으로 먹어본 곱창전골 중에 가장 맛있었다. 자세한 후기는 곱창 찐맛집, 해미 우시장 참고.

 

  예전에 [백종원의 골목식당] 서산 해미편을 잘 봤는데, 이번에 여행 가는 김에 골목식당의 식당들을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이 여행의 부제는 사실 '골목식당 투어'다. 해미 우시장은 훈훈하게 컨설팅이 마무리되었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역시나 음식 맛도 무척 좋았다.

 

 

4. 해미읍성

  당일치기 여행 일정 상 어쩔 수 없이 가장 더운 시간에 야외활동. 대나무숲을 가려면 일단 해미읍성으로 가야 한다. 해미읍성은 해미 최고의 볼거리이기도 하다. 순천의 낙안읍성,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꼽힌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고창읍성만 가보면 조선시대 3대 읍성에 다 가보는 셈이다.

 

해미읍성 입구 성멱과 깃발과 정문 진남문
해미읍성 입구

  해미읍성의 정문인 진남문(鎭南門). 주로 우리나라 성곽 남문에 붙이는 이름이라고 한다. 문에 잘 보면 수문장도 서있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는, 이 날씨에 수문장 아저씨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조금은 안타까웠지만.

 

 

언덕 위 흩날리는 깃발들
깃발들
해미읍성 양심 양산 우산 빌려드립니다
양심 양산 우산

  날씨가 덥다 못해 뜨거운 날이었는데, 입구 옆에 이렇게 양심적으로 빌려갈 수 있는 양산과 우산이 배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직접 가져온 양산이 있어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성내에서 이 양산 요긴하게 쓰는 분들도 종종 봤다. 해미읍성 내에는 그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특히 무더운 여름엔 하나 챙기길 추천한다.

 

 

푸른 잔디밭 위 초가집 식당
사랑방 등 식당들

  해미읍성 내에는 체험할 곳도 많고, 음식이나 주전부리를 먹을 수 있는 곳도 많은 걸로 알았는데, 우리가 방문한 주중 대낮에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휴무였다.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이니 그럴 수 있다고 머리론 이해하면서도, 아무것도 해볼 수 없어서 마음으론 참 아쉬웠다.

 

 

나무 게시판에 붙은 조선시대 수배서
조선시대 수배서

  아마 원본은 아니고 재현해놓은 사료겠거니 싶은데,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수배서가 붙었었나 보다. 한쪽에 작은 글씨로 한글 해석도 적혀있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꽤나 근대적이고 합리적이다. 부녀자 폭행, 공금 횡령 등의 죄목으로 수배된 이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드신 마늘빵 파는 초가집 사랑방농산물 특산품 판매장 초가집
기념품 판매점 초가집연날리기장 초가집
사랑방, 판매장, 체험장 등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드신 마늘빵이랑 해미의 농산물 특산품이 뭔지 저도 궁금한데요... 날씨가 굉장히 맑고 좋은 날이라 연날리기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그러나 모두 휴무. 죄다 휴무. 싹 다 휴무. 체험을 곁들이려면 꼭 주말에 가세요.

 

 

소나무 옆 나무그네 의자소나무 옆 나무그네 의자에 앉아 있는 하늘색 가디건을 입은 사람
소나무 옆 나무 그네

  같이 여행의 좋은 점은, 마음에 드는 풍경과 함께 내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거지. 다만 앙둥이에게는 '이렇게' 찍어달라고 매우 자세하게 요구를 해야 한다. 매번 사진 찍어주는 거 어려워하면서도 정말 열심히 찍어주는 앙둥이ㅋㅋㅋㅋ

 

 

성벽 위의 정자와 깃발 해미읍성의 동문 잠양루
동문 잠양루

  동쪽으로 걷다보니 문이 하나 더 나왔고, 그 위에 정자 같은 게 있어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경험상 저렇게 성벽이나 언덕 위에 있는 정자는 일단 그늘이 지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무척 시원했기에, 이번에도 같은 걸 기대했다.

 

 

녹색 잔디밭을 바라보며 정자에 앉아 왼쪽 팔을 올린 사람
잠양루에 앉아서 한 장

  역시 기대한 대로 엄청 시원하다. 해미읍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풍경도 좋다. 경치 보기엔 날씨가 많이 도와준 날.

 

 

해미읍성 내 국궁 체험장 목조 건물국궁 체험장 과녁과 어린이 존
국궁 체험장

  해미읍성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 국궁 체험. 그러나 어김없는 휴무. 나이에 따라 과녁의 거리가 다르며, 그 중에서도 어린이 존이 있는 것이 귀엽고 흐뭇했다.

 

 

돌탑을 바라보고 다가가는 사람잔디밭 위에 서있는, 높이가 꽤 높은 돌탑 3개
돌탑

  높이가 꽤 높은 돌탑. 이것도 유적지인가? 누군가의 소망이 쌓인 건가?

 

 

5. 해미읍성 내 청허정과 대나무숲

호서좌영 외삼문청허정 오르는 길 (108계단)청허정 오르는 길 108계단
청허정 오르는 길 (108계단)

  호서좌영(湖西左營)으로 가는 외삼문을 지나, 청허정(淸虛亭)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 대나무숲으로 향한다.

 

  호서좌영은 해미읍성 내 관아이다. 충청도 5군영의 하나. 이곳을 지나 오른편의 작은 문을 지나면, 108계단이 나온다. "맑고 빈 마음으로 다스리라"는 의미를 담아 청허정을 세운 병마절도사 조숙기(1434~1509)의 청렴한 마음을 느끼며, 복잡한 세상사와 근심을 잊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한다.

 

 

대나무숲 입구 앞에 선 팻말
대나무숲 입구

  108계단을 오르고 나면 바로 옆에 대나무숲이 펼쳐진다. 그런데 딱 봐도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여름에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이미 너무 지친다😂

 

 

멀리서 본 청허정 전경과 뭉게구름
청허정에 앉아서 본 청허정 내부 붉은 기둥과 알록달록한 처마
청허정

  대나무숲으로 방향을 틀지 않고 그대로 쭉 걸어오면, 청허정이 나온다. 일단 이 그늘에 앉아 잠시 쉬기로 한다. 한여름에 정자만 앉으면 조금 시원해지니 이 만듦새에 조상님들께 존경의 마음이 듦.

 

 

빨간 양산을 쓴 커플
빨간 양산을 쓴 커플

  "날이 덥지요? 허허" 하고 인사를 하고는, 둘이서 양산 하나 쓰고 다정하게 길을 나서던 분들. 이 풍경 참 낭만 있다.

 

 

대나무숲 입구대나무숲을 배경으로 선 사람 뒷모습
대나무숲 입성

  드디어 대나무숲 입성. 들어서니 그래도 숲이라고 조금 덜 더웠다. 대나무는 아직 어린 나무인 것 같았다. 숲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사진 안 찍으면 한 5분 안에도 돌아볼 수 있을 정도? 우리는 나름 사진도 찍고 벤치에도 앉고 갈래길도 다 들어서보고 해서 한 15분 정도 본 듯하다.

 

  여행기 제목이 '대나무숲과 함께 한 대나무숲 여행'일만큼 이게 우리 여행의 메인인데, 생각보다 참 짧고 굵게(?) 돌아본 대나무숲ㅋㅋㅋ 이번에는 둘 다 시간이 없어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급하게 왔지만, 다음에는 담양 죽녹원이나 구례 섬진강 대나무숲길 같이 좀 더 본격적인 곳 또 가야겠다.

 

 

흐르는 듯한 모양의 구름
특이한 구름

  덥다 못해 뜨거워서 인간의 피부는 참 힘들었지만, 날씨가 맑고 하늘이 예뻐서 경치 하나는 독특하고 멋있고 아름답고 다 했던 날. 구름이 특이하게 흘러간다.

 

 

 

6. 해미읍성 내 무궁화동산

  해미읍성 구경 막바지. 사실상 해미읍성은 거의 안 둘러보고 대나무숲만 보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날씨에 야외를 돌아다니는 건 말이 안 돼...

 

분홍색 무궁화와 깃발 3개나라꽃 무궁화동산 팻말과 무궁화나무
무궁화동산
무궁화동산을 양옆에 두고 길에 선 사람 뒷모습무궁화동산을 양옆에 두고 길에 서서 만세하는 사람 뒷모습
앙둥이 작품

  ㅋㅋㅋㅋㅋ앙둥이가 나 다리 짱 길고 한 8등신쯤 되는 장신으로 찍어줌ㅋㅋㅋㅋ 나중에 확인해 보고 진짜 빵 터졌네. 이 모습이 내가 아닌 건 알지만 재미있으니까 그냥 올린다.

 

 

7. 진저보이해미 커피

  해미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낸 곳, 진저보이해미. 카페가 좋아서라기보다(물론 좋긴 했지만), 이 날씨에 해도 안 졌는데 실외활동을 하기엔 너무 힘들어서 실내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진저보이해미 커피 입구 하얀색 간판크림커피 생크림이 올라간 진저브레드 진저레몬 에이드
진저보이해미

  진저보이해미 커피는 한옥 카페였고, 그래서 분위기가 좋았다. '진저'가 들어간 것들이 시그니처 메뉴여서 디저트랑 음료를 시켜봤는데 진저(생강) 맛은 별로 안 나서 오히려 좋았다. 여기서 2시간이 넘게 떠들었더니 점점 여기가 서울인지 해미인지 모르겠을 지경이 되어버림.

 

 

길에서 쉬고 있는 길냥이 세 마리와 그 옆으로 생긴 무지개
카페 옆 길냥이들

  그래도 해미까지 왔는데 밥먹고 대나무숲 보고 커피만 마시고 가긴 조금 아쉽다며, 시장이라도 좀 더 둘러보다가 버스 타러 가자고 조금 여유 있게 길을 나섰다. 카페 옆 골목을 지나가는데 고영희님들 계시길래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자세히 보면 큰 얼룩이 뒤에 작은 얼룩이도 있어서 총 3마리. 두 마리는 완전 아깽이다.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해~

 

 

8. 해미시장 지나 버스표 발권하기

해미시장 동천백화점문구 외관해미시장 수산물 가게
해미시장 가는 길
베이지색 건물의 해미시장
해미시장

  여행 다니면서 시장 보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도 잠깐이나마 시장을 좀 둘러보고 싶었는데, 해미시장은 내가 생각한 것과 좀 다르게 생겼다. 길거리에 쫙 깔려 있거나, 통로 같은 곳에 옹기종기 가게들이 모여있는 게 아니라, 이런 건물 안에 있는 게 시장이라고? 게다가 시간이 늦어서인지 혹은 장날이 아니라서인지, 꽤나 조용하고 한적해서 시장 특유의 활기찬 느낌이 없어서 선뜻 들어가 보기도 뭐 했다. 결국 시장 돌아보는 건 포기.

 

 

빨간 간판의 차부마트차부마트 앞 버스 정류장
시외버스정류소(매표소)

  우리가 올 때 해미정류소에 내리지 못해서 터미널을 파악하지 못한 관계로, 미리 정류소에 가보기로 했다. 근데 내가 생각한 정류소가 아니다? 터미널이 없다? 알고보니 내 관념 속에 있는 '정류소'가 아니라, 마트 안에 간이로 매표소가 있고, 그 앞에 일반 시내버스 정류소처럼 간판 하나 세워진 여기가 시외버스 정류소이다. 놀람의 연속.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앱으로 예매를 했어도 매표소에서 종이티켓을 발권받아야 한다. '차부마트' 안으로 들어가서 예매 내역을 보여드리고 티켓을 발권해달라고 하면 해주신다. 해미에서 서울로 갈 때는 차부마트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근데 그 건너편에는 정류소 간판마저도 없음ㅋㅋㅋㅋ 우리 같은 초행자는 까딱하면 버스 놓칠 수도 있을 듯...

 

  나름 국내에서도 여기저기 여행 많이 다녀보고, 시골이라 불릴 만한 곳들도 종종 다녀봤는데 이런 시외버스 정류소는 처음 본다. 아직도 여행 내공이 부족함을 느낀다.

 

 

 

9. 해미호떡

  버스 정류소도 파악했겠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막간을 이용하여 해미호떡을 먹고오기로 한다. 알고 보니 아까 진저보이해미 카페에서 가깝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해미호떡부터 들렀다가 버스 정류소로 가는 건데.

 

멀리서 보이는 골목식당 해미호떡 현수막주황색 벽돌건물에 위치한 해미호떡
멀리서부터 보이는 해미호떡 현수막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는 호떡비닐봉지에 포장된 호떡
갓 만든 해미호떡

  만들어 놓은 호떡이 없어서 주문과 동시에 새 호떡을 만들어주셨는데, 정말 맛있어 보였다. '마가린 호떡'이라는 이름답게 마가린을 아낌없이 통으로 넣으시는데 그 고소한 향이란 정말... 어디서 왔는지, 먼 길 오느라 힘들진 않았는지 상냥하게 물어봐주셔서 대화도 조금 나눴다. 부부 사장님들이 정말 친절하셨다.

 

  호떡 받으면 그 자리에서 먹고 갈 생각이었는데, 새로 굽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해미호떡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10분 정도 걸리는데, 점점 촉박해지는 듯하여 결국 포장을 부탁드렸다. 2개를 주문했는데 서비스로 하나를 더 주셔서 3개나 받았다. 이렇게 팔아서 남는 거 있으신가요ㅠㅠ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여행 마무리까지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었던 해미호떡이었다.

 

 

10. 다시 서울로

해미에서 서울남부가는 버스 티켓 2장
버스 기다리는 중

  급히 버스 정류소로 컴백. 다행히 한 1-2분을 남기고 도착했다. 물이 너무 마시고 싶은데 그 사이에 버스 올까 봐 사러 가지도 못하고... 침만 삼키며 고민을 했는데 버스는 결국 한 7-8분 지나서 왔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물 하나 사 왔을 거라며 앙둥이랑 툴툴댔다. 그러다가, 이런 투정하면 충청도 사람들이 "그렇게 급하면 어제 오지 그랬슈" 할 거 같다고 자제하기로 했다. 이 날씨에 뛰어와서 목은 마른데 마실 건 없어서, 결국 남부터미널에서 샀다가 남은 음료를 돌아가는 길에도 내내 마셨던 것이다.

 

  정류소 표시도 없는 곳에 버스가 서긴 서더라. 그리고 어디에 있던 사람들인지 갑자기 어디선가 사람들이 속속 나와서 버스를 꽤 많이 탄다. 참 재미있는 동네다.

 

 

도로 옆 호수와 산한서대학교 비석
다시 한서대학교 지나
서해대교 건너는 중 지도 표시해 질 녘 서해대교 풍경해 질 녘 서해대교 풍경
서해대교 건너는 중

  멍청비용 썼던 한서대학교를 지나, 옆 풍경이 심상치 않아 지도로 봤더니 서해대교를 건너고 있길래 남겨본 사진들. 여기까지 보고 다시 잠에 빠진다. 남부터미널은 어차피 종점이니까 맘편히 자도 되겠지.

 

 

컵으로 잡고 반 접어서 먹은 해미호떡
터미널에서 먹은 해미호떡

  시간이 없어서 해미에서는 못 먹었지만 그래도 맛은 봐야하지 않겠냐며 남부터미널에 내려서 호떡을 먹었다. 갓 만들었을 때 먹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이미 2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따끈해서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엄청 쫄깃하고 겉은 바삭하고 참 맛있었음! 마지막까지 알차디 알찬 여행.

 

  이걸로 앙둥이랑 또 숙원사업 하나 해치웠다. 서울에서 맛난 밥 먹는 것도 좋았겠지만 이렇게 짧게나마 같이 여행 다녀오는 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서 좋다. 일하다가 중간에 스케줄 빼서 다녀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흔쾌히 응해줘서 고맙다. 당분간 좀 멀리 있더라도 언제나 잘 부탁해, 나의 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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