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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42

금요일부터 내내 잠만 잔다. 문제는 낮에 자고 새벽에 깨있다는 거다. 일요일에는 아침부터 약속이 있어서 멀쩡한 정신으로 깨어있어야 하는데. 오늘도 왠지 빨리 잠들지는 못할 것 같다.   낮잠을 잤고 꿈을 꿨다. 1시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꿈을 세 개나 꿨는데 다 기억이 난다. 너무 따뜻해서 눈뜨고 나니 현실이랑 많이 달라서 더 씁쓸해졌다.   가족들이 방콕에 있는 내 집에 왔다. 엄마는 서울에서 자취하는 딸내미 집에 오듯이 먹을 것을 한가득 싸왔다. 비자 문제없이 몇 번이고 이 나라를 드나들 수 있으니 이제 자주 오겠다는 말을 했다. 아빠, 오빠랑 한 대화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튼 옆에 있었다. 조그마한 방에 네 가족이 복닥복닥 모여서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 하는 못난 딸.. 2024. 10. 12.
Love wins all 아이유 님 노래를 최근에야 들었다. 제목이 참 좋았다. 그치, 사랑은 정말 대단하지. 모든 걸 다 이길 수 있을 만큼.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사랑은 정말 모든 것을 극복 가능하게 만든다. 이분은 언제 어디서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걸까. 이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서 요즘 드는 생각은 이거다. Without love, everything loses. 요즘 내 안에 사랑이 없다. 그래서 자꾸 이렇게 무너지나? 무슨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내 속은 다 나눠주고 어딘가 결핍되어 가는데, 정작 나를 채우는 것은 없다. 이러다 조만간 말라죽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랑이 없는 존재는 참으로 약하디 약하다. 지금의 나는 툭 치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은 버석한 모래성 같다. 커다란 구멍도 하나쯤 가지고 있는 모래성.. 2024. 9. 30.
인류애가 박살난 순간에 떠오른 얼굴이 또 절망적이라서 사람에 대한 마음의 문이 한 번 더 닫히는 순간에 생각난 사람이 하필 또 그 사람이라서. 결국 혼자가 편하다고 느끼면서도 역설적으로 빅숄더가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이제는 어디에도 없는 빅숄더가 너무나 치명적이라서.     맨날 다른 사람만 이해해주다 보면 나는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이해받나? 이해이해'병' 걸렸다고 그동안 농담처럼 이야기해왔는데, 이쯤 되면 이거 정말 나를 좀먹는 병이다. 남 이해해 주려다가 나를 좀먹어. 근데 살면서 내가 가장 온전히 이해받은 때가 그때뿐인 거 같아서.   Copyright © 2015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2024. 9. 27.
때 아닌 종교 토론 이 글은 무려 9개월 전에 혼자 쓰고 드라이브에 저장해 둔 글이다. 점심시간에 밥 먹다가 사뭇 진지한 얘기로 빠져서는, 대화의 흐름이나 결론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끄적였던 글.   일터에 국적도 종교도 다른 4명이 함께 있었는데, 한 명은 크리스천, 한 명은 무슬림, 한 명은 불교 혹은 무교, 한 명은 그냥 무교다. 그날은 크리스천과 무슬림과 무교가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 날. 아니, 대체로 크리스천과 무슬림이 대화를 나누고 무교는 관찰자의 입장에 가까웠다. 아래는 그날 의식의 흐름대로 일기처럼 쓴 글의 전문.  231031   '종교를 믿는다'는 건 J 같은 거구나. 단순히 신이 있다고 믿고, 그에 귀의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가르침을 나의 생활에 적용하고 반영해 보는 것. 그 가운.. 2024. 8. 4.
갈라파고스형 인간 1. 어느 금요일, 니키미나즈의 새 앨범이 나왔다. 앨범 제목은 [핑크 프라이데이]. 같은 사무실에 니키미나즈 팬인 친구가 그녀의 음악을 영업했다. 국가 스트리밍 수를 늘려서 니키가 월드투어를 할 때 방콕에 방문하도록 하는 게 그녀의 목표라고 했다. 그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니키 음악의 스트리밍 수가 필요하다. 나보고 어떤 음악 앱을 사용하냐고, 스포티파이 쓰냐고 묻는데, 나는 한국의 앱을 쓴다고 했다. (사실 한국 휴대폰 정지하면서 이것도 정지됐고, 요즘은 유튜브로 듣고>지니로 다운받는 편) 한국 것도 최근에 집계가 되기 시작했다곤 하지만, 그럼 태국이 아닌 한국에서의 카운트가 올라갈 거라며 조금 아쉬워 한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타이달 등등, 왜 안 써? 왜긴, 내게는 지니가 제일 편하니까 .. 2024. 1. 11.
침착맨의 파급효과와 침구쭈 주절주절 의식의 흐름으로 가볍게 써보는 글. 이 글은 침방장이랑 옥냥이님의 짐빔하이볼 광고 방송을 보고 쓰는 건데, 침착맨님의 광고효과는 나한테 진짜 크다. 일단 광고도 원본+편집본으로 다 챙겨보고ㅋㅋㅋㅋ 생각해보면 그동안 침저씨가 광고한 거 거진 다 해봄.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봐도, 한때 카트라이더 좀 했고, 킹뚜껑은 지금도 꾸준히 먹고, 포카칩 햇감자 사 먹고, 트러플맛도 찾아 먹고, 스파이더맨 보고, 오펜하이머는 조금 죄송하지만 비행기 탈 때 있으면 꼭 볼 거임^^; 짐빔하이볼도 너무 마셔보고 싶은데 다치지만 않았으면 진심 내일이라도 사 왔을 것 같다 이 말이야... 그동안 그 어떤 영감을 주는 사람이더라도 이렇게까지 따라해본 적은 없는데... 그니까 광고주 여러분, 침저씨한테 광고 많이많이 주.. 2023. 8. 24.
지난 상반기 돌아보기 2023년의 상반기 하고도 며칠이 더 지나서야 적어보는 회고록(?). 이제라도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참 다이내믹했던 6개월이었고, 조금은 생각의 전환이 되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직업적인 면에서. 나는 여기저기 걸친 분야가 많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깊이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서 그게 컴플렉스라는 것을, 작년 언젠가 이 블로그에 쓴 적이 있었다. 기획자? 교육자? 사진가? 여전히 누군가 나에게 '뭐 하는 분'이냐고 물어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올 초부터 나는 또 그놈의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여태 해오던 것들과 비슷한 듯 다른 듯 몇몇 분야에 지원서를 넣었다. 꽤 씁쓸한 탈락 몇 번을 반복하다가 덜컥 광고 기획직에 붙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한국어 교육으로도 어딘.. 2023. 7. 21.
수영&필라테스 일지 270423 00 줄어든 운동 횟수 반년 만에 돌아온 운동 일지. 놀랍게도 그동안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밤에 집중력이 더 좋은 나로서, 최근에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생겨서 밤늦게까지 뭘 하느라 밤낮이 완전히 바뀌어서 결석이 잦아졌다. 스스로도 너무 아쉽다. 주 5회, 혹은 가끔 주말까지 6회까지도 가던 운동, 요즘은 주 3회 가면 많이 가는 셈이 됐다.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게 아니라 진심 해뜨기 직전에 잠들어서 운동 가야 될 시간에 눈을 못 뜬다. 한 10분 늦게 일어나면 늦게라도 준비해서 가서 2-30분이라도 하고 오는 편인데, 늦게도 못 가도록 한 30분-1시간 늦게 일어나면 아쉬워서 탄식하면서 일어남. 아침 운동.. 아침 운동이 하고 싶어요... (이거 쓰는 날도 30분 늦게 일어나서 .. 2023. 4. 28.
What Is Socially Acceptable alcohol-friendly society Once, my friend told me that drinking is socially acceptable in Korea, which I found interesting. While I agreed somehow, I also wondered what exactly this meant. He explained that there are many accessible restaurants and bars throughout the country, they often stay open late, and it's easy and natural to call someone to meet up for a drink. It's also common to have a m..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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