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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35

누워서 쓰는 글 너무 힘들어서 짬내서 쉬는 동안 누워서 핸드폰 자판으로 대충 쓰는 글. 사람을 완벽하게 자가격리 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되게? 재택근무로 아주 그냥 투-잡을 시켜버리면 되는 것이다. 지난주 즈음부터 평일에는 9 to 6 + 8 to 12 하느라, 주말에는 힘들어서 쉬느라 5일이나 내리 칩거를 했다. 그 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해도 가끔 동네 마실은 다녔는데... 출퇴근도 아니고 둘 다 집에서 하는거다 보니 진짜 나갈 일도 없고 시간도 없었다. 오늘 5일만에 진짜 잠깐 나가보고 바깥 날씨가 이렇게나 맑았나 싶었네... 햇볕이.. 햇볕이 쬐고 싶어요...... 하루에 열 몇 시간을 앉아있다보니 허리도 너무 아프다. 25살의 나는 이걸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근데 왠지 올해의 내가 더 빡셀 거 같단 말이지... 2020. 4. 21.
수영일지 231119 1. 수영을 왜 배우기 시작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가끔은 그게 이유까지 물을 만한 건가 싶다. 헬스한다고 하면 보통 헬스를 왜 하냐고는 안 묻고, 그냥 운동 좀 하려고 하는 거겠거니 하니까. 수영이 그렇게 특별한 운동이던가? 아무튼, 물을 싫어하던 내가 남들보다 약 20년이나 늦게 수영을 배우게 된 데는 이유가 있긴 하다. 짝꿍님이 수영을 좋아해서 몇 번 따라가다보니 관심이 생긴 것도 있고, 무엇보다 수영 그 자체도 좋지만 수영을 할 줄 알면 할 수 있는 액티비티의 범위가 확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서핑이나 다이빙, 하다못해 계곡에서 레프팅을 하는 것도 수영 가능자만 받는 곳들이 많다. 즉, 수영을 할 줄 알면 좀 더 재밌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2. 적당한 오지랖은 감사하다. 강사님에게서 배울.. 2019. 11. 26.
사색하는 연습장 요즘 꽤 꾸준히 블로그를 쓰고 있지만, 왠지 '생각의 깊이가 깊은'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주제가 대부분 여행이나 해외생활이다보니까 그냥 뭐했고, 어땠고, 이건 뭐고, 저건 뭐고 등등 단순 사실의 나열이나 정보를 쓰는데 그치는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물론 그런 기록도 무척 의미있고 실제로도 꽤나 정성들여 게시물을 하나하나 쓰고는 있지만, 점점 뭔가 굳어져가는 느낌이 든다. 이게 무슨 한 번 쓰면 수정하기도 어려운 책도 아닌데, 블로그에 꼭 정돈된 글을 쓸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차피 나의 기록들을 남기기 위한 용도라면 그냥 그때그때 문득 떠오르는 것들을 좀 더 자유롭게 적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꼭 특별한 이벤트를 거치지 않아도, 기존의 생활 반경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 2019. 11. 20.
『비노동사회를 사는 청년, 니트』-"니트는 주체가 아니라 상태이다" 이충한, 『비노동사회를 사는 청년, 니트』, 서울연구원, 2018. (이 게시물의 모든 인용은 위 책에서 발췌한 것이다) 지금 나의 상태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 살다보면 나도 나를 잘 모를 때가 생기기 마련인데, 요즈음의 내가 딱 그랬다. '일'을 하면서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뭔지, '일'을 하고 싶지만 하고 싶지 않기도 한 이 기분은 뭔지. '교육, 고용, 훈련 상태가 아니고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니트'라고 한다는데, 내가 그런 건가? 그런 생각이 자꾸 뻗어나가다가 '나 이대로 괜찮은 건지' 싶은 걱정까지 들었다. '괜찮다'라는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정말 이 기분과 상태를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는지 조금은 객관적으로 알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내 가려운 부.. 2019. 5. 17.
나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 니트족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나는 니트족인지, 프리터족인지, 프리랜서인지, 혹은 구직자인지,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딱 하나 확실한 건 '회사형 인간'으로 평생은 못 살 사람이라는 것. 좀 더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해서 알고 싶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많이 내주었으면 좋겠다. +완독 후 덧 술술 읽혀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다 읽고 보니 2012년에 쓰인 책이란다. 7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지금 마흔쯤 되었을 작가는 무엇을 하며 지내려나 싶어 책에 적힌 블로그에 들어가보니 업데이트가 굉장히 뜸하다. 그 와중에 작년에 쓴 '요즘은 글을 굉장히 많이 쓰며 살고 있다'는 서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정작 블로그 업데이트는 뜸하니 그가 쓴 글이라는 건 결국 이 책과 같은 어떤 결과.. 2019. 5. 8.
비우지만 버리지 않는 삶 귀국한 날, 1년만에 내 방에 돌아오며 '얼마나 비워져 있을까' 기대를 했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전에, 당분간 서울에 안 돌아올 거라는 생각으로 방 정리를 싹 했었다. 아니, 그랬다고 생각했다. 24인치 캐리어 하나, 20인치 캐리어 하나, 백팩 하나에 담아갔던 짐들로도 1년을 부족함 없이 살고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딱 이만큼만 있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마 비우지 못하고 왔던 것들이 생각나면, 돌아가서 좀 더 비워야지 하고 생각도 했다. 그런데 막상 돌아오고보니 방은 여전히 꽉꽉 차있었다. '덜 비운 것'이 아니라 '아예 비우지 않은 것' 같았다. 특히 내 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옷과 책을 많이 정리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고, 옷장이며 책장이며 빈틈이 없어서 심지어 캐리어 속의 .. 2019. 3. 28.
개인적인 사학자 CNN: "...historian of Bush family..." 나: "Do they have private historian?" 며칠 전 CNN을 통해 아버지 부시의 장례식을 보다가 짝꿍이랑 같이 놀란 대목. 부시 일가는 그들의 가족을 연구하는 사학자가 따로 있다. 이미 돌아가신 오랜 역사 속 인물도 아니고 아직도 버젓이 살아있는 사람들, 일가에 사학자가 따로 있다고? 개인적인 사학자를 두고 나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과연 무슨 기분일까. 누군가의 인생은 개인적인 사학자가 붙을 만큼 중요한가? 그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덜 중요한 인생을 살고있나? 근데 애초에 그런 것이 필요하긴 하나? 나의 역사를 가장 잘 아는 건 내가 아닌가? 나는 여기에 내 역사를 스스로 기록하렵니다. 블로그를 '피치 못할 .. 2018. 12. 7.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 나의 좌우명이 된 그 말에 대해. 네덜란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작년 상반기에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간 친구인데, 돌아간 지 1년이 조금 안 된 지금은 자신의 모국에서 무척 바쁘게 지내는 모양이다. 마지막 학기를 지내면서 인턴십을 하고 있으며, 여름 졸업을 앞두고 논문도 쓰고 있는데 특히 논문 쓰는게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한국에 살 때 썼던 블로그 글들을 봤는데, "그 때가 너무 행복했고 모든 것이 좋았던 것이 기억나서, 지금은 힘들고 한국이 그리운 마음에 눈물 찔끔 났다" 뭐 이런 한탄을 해왔다. 덧붙여 논문을 패스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는데 꼭 패스해서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뻔하게 '힘내'라는 말을 할 수도 .. 2017.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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