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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38

유튜브 뭐 보지? 추석 연휴가 길었는데 그동안 블로그가 한 편도 올라오지 않았던 이유는, 그야말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행복한 돼지처럼 보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하루 24시간 중 한 10시간씩은 유튜브 영상을 봤던 것 같다. 하다하다 볼 게 없는데 본 거 또 보는 지경까지 이름. 먹(으면서 영상 보)고>영상 보다가 자고>깨고>먹(으면서 영상 보)고>영상 보다가 자고>... 무한의 굴레... 아주 본능에 충실했던 휴일. 한때는 스스로 너무 중독될까 봐 유튜브 어플도 비활성화해놓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그냥 거부할 수 없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첫 템플스테이 때 스님이 "영상을 보는 건 나를 아는 데에 방해가 많이 된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친한 언니에게 스님의 말씀을 전했더니, 오히려 언니는 요즘 상대방을 알기 위해서 유.. 2022. 9. 15.
잔나비의 세대에 살고 있구나 1. 유튜브 빠더너스(BDNS) 채널의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 EP13 최정훈] 편을 봤다. 마냥 재미있는 사람인 줄만 알았던 문상훈 님은 생각보다 훨씬 서정적이고 감수성 짙고 낭만적인 사람이었다. 영상 초반에 문상훈 님이 최정훈 님에게 쓴 편지가 너무나 뭉클하더라고. 산울림의 시대에 살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TOY를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어린 것 같아 속상한 적도 많았고요. 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은 전부 옛날 노래들일까 고민하다가 깨달았어요. 아 나는 잔나비의 세대에 살고 있구나. 이게 내 아들에게는 부러움이겠구나. 내 세대를 자랑스럽게 해 준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낭만주의자 최정훈 님께 마음을 담아 2022년 5월 상훈 20여 분 가까이 되는 영상 중 가장 진하게 여운을 .. 2022. 5. 21.
머릿속을 채우는 몇 가지 것들의 무작위 나열 AJR, AJR-Way Less Sad official video I don't wanna hurt no more, so I set my bar real low. I'm a-okay, I'm a-okay. You say it, but you just don't mean it. You're so insane, you're so insane. Shut up and just enjoy this feelin' Don't you love it? Don't you love it? No I ain't happy yet. But I'm way less sad. - AJR, 언제부턴가 내가 느끼는 삶이란 그런 것 같다. 뭐 불행하진 않지만 딱히 행복하지도 않고, 그냥 이젠 기준치 아래까지 내려가진 않으니 어찌어찌 산다는.. 2022. 3. 12.
지속 가능한 문화와 지역성 지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건 몰라도 특정 공간에서 지속 가능한 무언가를 하려면 적어도 지역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언젠가부터 공간의 지속 가능성, 그것의 답이 로컬에 있음에 집착하는 이유는, 살면서 뿌리가 약해 자본에 의해 쉽게 사라지는 공간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홍대-합정-상수 일대를 뻔질나게 돌아다닐 때, 그렇게 숱하게 다닌 공연장 주변으로 맘 붙일 공간이 참 없었다. 매번 가는 공연장은 비슷한데 그 앞뒤 시간에 다닐 식당, 카페, 펍 하나 꾸준히 갈 만한 곳이 없었다. 조금 마음에 든다 싶으면 얼마 후에 폐업을 하든 이사를 가든 꼭 무슨 소식이 들려왔다. 글자로만 보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직접 체감하며 .. 2022. 3. 7.
Imagine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갈라쇼 피겨 스케이팅은 잘 모르지만, 여전히 가끔 생각나서, 그리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 찾아보는 영상이 있는데, 바로 연느님의 소치 갈라쇼 영상이다. 슬픈 영상도 아닌데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나 연아님의 연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보다가 자주 울컥하는 영상이기도 하다. 'Imagine'이라는 노래를 연아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가끔 미디어에서 접한 소식 때문에 나라는 개인마저 심한 무력감에 빠질 때가 있는데, 이번 주말이 그런 시간 중 하나였다. 굳이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유튜브만 켜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우크라이나의 소식들. 내가 살아가는 2022년에 이렇게 명분없고 이기심으로 인한 전쟁 따위를 목격하게 될 줄이야.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를 잘 아는 것도 아.. 2022. 2. 28.
뭐하시는(던) 분이세요? “뭐하시는(던) 분이세요?” "무슨 일 하셨어요?" 어디선가 일을 시작하면 꼭 듣는 질문이면서, 들을 때마다 대답하기가 퍽 난감한 질문. 내 나이쯤 되면 이전에 무슨 일을 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나는 늘 뭔가를 하며 바쁘게 살았지. 그런데 이 질문은 무엇으로 돈을 벌었냐는 뜻일까? 무엇으로 나의 시간을 채웠냐는 뜻일까? 일정한 기간 동안 누군가에게 꾸준히 지식을 전파했으면서도 교육자라고 하긴 어렵고, 수 년째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벌써 수백 편의 데이터가 쌓였지만 작가라고 하기도 어렵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사진전도 열었지만 사진작가라 하기도 어렵다. 그 외에 큰 연관성 없는 9 to 6도 이것저것 해봤지. 없다기엔 없지 않고 있다기엔 깊지 않다. 그게 늘 나의 고민이자 콤.. 2022. 2. 10.
카메라&렌즈가 사고 싶다 카메라 및 관련 장비 안 산 지 이래봬도 벌써 한 4년 됐다. 18년에 A7R2와 칼짜이즈 렌즈 들인 뒤로는 다른 부속품조차도 사질 않았으니. (A7R2도 벌써 4년을 꽉 채워 5년차가 됐다니.. 쓰다가 놀람) 요즘 부쩍, 한 4년째 노래만 부르고 있는 금계륵 렌즈(GM 24-70mm f2.8)와, 똑딱이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소니 RX100m7이 사고 싶다. 둘 다 최신 제품은 아니지만, 꽤 막강한 메인과 서브 조합이 될 것 같은데. 이 구성이면 나의 애착 카메라 A57은 한참 뒷전으로 밀리겠지. A57+칠번들도 좋은 구성이라 생각했기에 햇수로 6년이나 잘 써왔지만, 시골집에서 별사진 찍으면서 한계를 확 느껴버렸다. 아니 그동안 외면해왔던 한계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게 맞겠다. 근 몇 년.. 2022. 1. 12.
2021년 개인사 돌아보기 새해가 된 지 일주일도 더 지나서야 적어보는 2021년 돌아보기.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정리를 해야 이번 한 해는 또 어떻게 보낼 것인지 다잡아 볼 수 있어서, 시간이 좀 지났지만 적어보고자 한다. 연초의 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하겠다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 두 번 만에 1급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걸로 지원하고 싶었던 재단을 지원했고 시험도 봤다. 결과는 탈락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비겁한 자기위로일 수도 있는데, 합격할 줄 알고 봤다기보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본 거라 도전해본 것에 만족.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개미는 오늘도 뚠뚠'을 보고 갑자기 호로록 주식을 시작했네. 덕분에 백수였는데도 아침에 일어날 동기부여가 되었어서 오히려 좋아. 그리고 슈카형을 알게 돼서 너무 좋.. 2022. 1. 8.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의 리틀 포레스트 블로그 글이 언제는 서울이었다가, 언제는 부산이었다가, 또 남양주였다가, 앞으로는 강화도일 것이고, 조만간은 문경을 비롯한 어딘가 일 것이다. 일주일 돌아다니면 한 달치 사진과 글이 쌓이는 게 좋고, 아직도 쓰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게 즐거우면서도, 그 속도를 다 못 따라가고 있어서 슬쩍 벅차다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 요즘 보면 1일1포스팅 하는데도 아직도 올릴 것이 산더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올리는 동안에도 나는 어딘가를 계속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에 계속 콘텐츠가 쌓일 거란 말이지. 현재는 내 방식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해보고자 어딘가에 내려와있다. 이곳도 작년부터 굉장히 오고 싶었는데, 템플스테이도 그렇고 뭐 한다고 도대체 모든 일들을 1년씩이나 미뤄뒀을까 싶다. 이곳에서 나의 목표는 별 거 없..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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