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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42

왜 그런 날 있잖아요옹 친구들이랑 시끌벅적 즐거운 시간 보내고 집에 돌아가는데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이 드는 날. 뭔가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이 이상 쉬고 싶다고 말하기엔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냥 다 제쳐두고 쉬고 싶은 날. 운동 시작하고는 크게 감정기복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마저도 괜히 축축하고 무거운 생각이 가득 들어차는 날. '왜 살지?', 답 없는 삶의 의미 따위를 묻는 질문이 자꾸 들 때 가장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서,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다가 퍽 당황스러운 날. 그럴 때 저는 오히려 삶보다 죽음에 대해 알아봐요. 14장 중 4장까지밖에 못 읽어서 아직 삶의 가치나 의미와 같은 이야기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논쟁을 읽는 .. 2023. 3. 9.
꼰대 혹은 장인 요즘 회사에서 실제로 ChatGPT를 업무에 활용한다는 친구를 만났다. 업무 감각을 유지하고 싶어서 최신 트렌드를 기민하게 팔로우업하는 또 다른 친구는 ChatGPT 스터디 단톡방에 참여하고 있었다. 워낙 뜨거운 이슈라 나 또한 그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ChatGPT는 아직 불완전하다. 오류도 많고 한국어 서비스는 더더욱 부족하다. 다만 AI의 수준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훌쩍 높아졌고, 앞으로의 발전 속도는 인간의 학습 속도보다 훨씬 빠를 것이니 점점 더 빠르게 구색을 갖춰갈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ChatGPT의 결과보다 과정이 유의미하다. 이게 내가 ChatGPT를 대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과정이 유의미하다'는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 2023. 2. 19.
새해 첫날에 쓰는 글 이 글은 새해 첫날에 쓰기 시작하여, 언제 마무리가 될지, 블로그에 올라가게 되긴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글이다.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올라간다 해도 글을 쓰는 1월 1일에 딱 올라가지는 않을 거라는 것. 왜냐하면 겉으로는 꽤 평온한 듯하면서도, 사실 깊이 생각하기엔 피곤해서 굳이 수면 위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무언가 들로 인해 머릿속이 꽤 복잡한 것 같기 때문이다.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쓰는 건데도 이렇게 두루뭉술한 표현이란. 2022년에는 인스타그램을 다시 조금씩 시작했다. 여전히 업데이트는 별로 안 하지만 남들 사는 소식을 조금 더 보게 된 것 같다. 2023년이 가까워지면서 다들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돌아보는 게시물, 혹은 한 해 동안 함께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2023. 1. 3.
수영&필라테스 일지 201022 00 블로그 박살 지난 주말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 서비스 대거 오류 발생에 복구가 더뎌지고 있는데, 티스토리는 더더욱 그들의 우선순위가 아니라서 아직도 이래저래 불안정하다. 블로그 박살난 김에(?), 엄청난 걸 공들여서 쓸 힘도 안 나겠다, 그냥 부담 없이 주절대는 글이나 하나 써보려고. 본의 아니게 이렇게 부담을 내려놓게 되네. 01 수영 일지 예전에도 이 블로그에 수영 일지를 쓴 적이 있는데, 그로부터 약 3년만이다. 발차기부터 시작해서 자유형, 배영 배우고 평영 배우려고 할 때쯤 코로나가 터져서 2년 반을 강제로 쉬고 올 5월쯤부터 다시 수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10월도 다 끝나가니까 벌써 6개월 정도 했네, 이것도. 시간이 꽤 빠르다. 첫달 등록할 때는 혼자 성인 25m 풀.. 2022. 10. 20.
유튜브 뭐 보지? 추석 연휴가 길었는데 그동안 블로그가 한 편도 올라오지 않았던 이유는, 그야말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행복한 돼지처럼 보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하루 24시간 중 한 10시간씩은 유튜브 영상을 봤던 것 같다. 하다하다 볼 게 없는데 본 거 또 보는 지경까지 이름. 먹(으면서 영상 보)고>영상 보다가 자고>깨고>먹(으면서 영상 보)고>영상 보다가 자고>... 무한의 굴레... 아주 본능에 충실했던 휴일. 한때는 스스로 너무 중독될까 봐 유튜브 어플도 비활성화해놓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그냥 거부할 수 없음을 인정하기로 했다. 첫 템플스테이 때 스님이 "영상을 보는 건 나를 아는 데에 방해가 많이 된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친한 언니에게 스님의 말씀을 전했더니, 오히려 언니는 요즘 상대방을 알기 위해서 유.. 2022. 9. 15.
잔나비의 세대에 살고 있구나 1. 유튜브 빠더너스(BDNS) 채널의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 EP13 최정훈] 편을 봤다. 마냥 재미있는 사람인 줄만 알았던 문상훈 님은 생각보다 훨씬 서정적이고 감수성 짙고 낭만적인 사람이었다. 영상 초반에 문상훈 님이 최정훈 님에게 쓴 편지가 너무나 뭉클하더라고. 산울림의 시대에 살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TOY를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어린 것 같아 속상한 적도 많았고요. 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은 전부 옛날 노래들일까 고민하다가 깨달았어요. 아 나는 잔나비의 세대에 살고 있구나. 이게 내 아들에게는 부러움이겠구나. 내 세대를 자랑스럽게 해 준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낭만주의자 최정훈 님께 마음을 담아 2022년 5월 상훈 20여 분 가까이 되는 영상 중 가장 진하게 여운을 .. 2022. 5. 21.
머릿속을 채우는 몇 가지 것들의 무작위 나열 AJR, AJR-Way Less Sad official video I don't wanna hurt no more, so I set my bar real low. I'm a-okay, I'm a-okay. You say it, but you just don't mean it. You're so insane, you're so insane. Shut up and just enjoy this feelin' Don't you love it? Don't you love it? No I ain't happy yet. But I'm way less sad. - AJR, 언제부턴가 내가 느끼는 삶이란 그런 것 같다. 뭐 불행하진 않지만 딱히 행복하지도 않고, 그냥 이젠 기준치 아래까지 내려가진 않으니 어찌어찌 산다는.. 2022. 3. 12.
지속 가능한 문화와 지역성 지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건 몰라도 특정 공간에서 지속 가능한 무언가를 하려면 적어도 지역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언젠가부터 공간의 지속 가능성, 그것의 답이 로컬에 있음에 집착하는 이유는, 살면서 뿌리가 약해 자본에 의해 쉽게 사라지는 공간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홍대-합정-상수 일대를 뻔질나게 돌아다닐 때, 그렇게 숱하게 다닌 공연장 주변으로 맘 붙일 공간이 참 없었다. 매번 가는 공연장은 비슷한데 그 앞뒤 시간에 다닐 식당, 카페, 펍 하나 꾸준히 갈 만한 곳이 없었다. 조금 마음에 든다 싶으면 얼마 후에 폐업을 하든 이사를 가든 꼭 무슨 소식이 들려왔다. 글자로만 보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직접 체감하며 .. 2022. 3. 7.
Imagine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갈라쇼 피겨 스케이팅은 잘 모르지만, 여전히 가끔 생각나서, 그리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 찾아보는 영상이 있는데, 바로 연느님의 소치 갈라쇼 영상이다. 슬픈 영상도 아닌데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나 연아님의 연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보다가 자주 울컥하는 영상이기도 하다. 'Imagine'이라는 노래를 연아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가끔 미디어에서 접한 소식 때문에 나라는 개인마저 심한 무력감에 빠질 때가 있는데, 이번 주말이 그런 시간 중 하나였다. 굳이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유튜브만 켜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우크라이나의 소식들. 내가 살아가는 2022년에 이렇게 명분없고 이기심으로 인한 전쟁 따위를 목격하게 될 줄이야.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를 잘 아는 것도 아.. 202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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