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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사색하는 연습장35

지속 가능한 문화와 지역성 지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건 몰라도 특정 공간에서 지속 가능한 무언가를 하려면 적어도 지역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언젠가부터 공간의 지속 가능성, 그것의 답이 로컬에 있음에 집착하는 이유는, 살면서 뿌리가 약해 자본에 의해 쉽게 사라지는 공간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홍대-합정-상수 일대를 뻔질나게 돌아다닐 때, 그렇게 숱하게 다닌 공연장 주변으로 맘 붙일 공간이 참 없었다. 매번 가는 공연장은 비슷한데 그 앞뒤 시간에 다닐 식당, 카페, 펍 하나 꾸준히 갈 만한 곳이 없었다. 조금 마음에 든다 싶으면 얼마 후에 폐업을 하든 이사를 가든 꼭 무슨 소식이 들려왔다. 글자로만 보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직접 체감하며 .. 2022. 3. 7.
Imagine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갈라쇼 피겨 스케이팅은 잘 모르지만, 여전히 가끔 생각나서, 그리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 찾아보는 영상이 있는데, 바로 연느님의 소치 갈라쇼 영상이다. 슬픈 영상도 아닌데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나 연아님의 연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보다가 자주 울컥하는 영상이기도 하다. 'Imagine'이라는 노래를 연아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가끔 미디어에서 접한 소식 때문에 나라는 개인마저 심한 무력감에 빠질 때가 있는데, 이번 주말이 그런 시간 중 하나였다. 굳이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유튜브만 켜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우크라이나의 소식들. 내가 살아가는 2022년에 이렇게 명분없고 이기심으로 인한 전쟁 따위를 목격하게 될 줄이야. 우크라이나라는 나라를 잘 아는 것도 아.. 2022. 2. 28.
뭐하시는(던) 분이세요? “뭐하시는(던) 분이세요?” "무슨 일 하셨어요?" 어디선가 일을 시작하면 꼭 듣는 질문이면서, 들을 때마다 대답하기가 퍽 난감한 질문. 내 나이쯤 되면 이전에 무슨 일을 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나는 늘 뭔가를 하며 바쁘게 살았지. 그런데 이 질문은 무엇으로 돈을 벌었냐는 뜻일까? 무엇으로 나의 시간을 채웠냐는 뜻일까? 일정한 기간 동안 누군가에게 꾸준히 지식을 전파했으면서도 교육자라고 하긴 어렵고, 수 년째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벌써 수백 편의 데이터가 쌓였지만 작가라고 하기도 어렵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사진전도 열었지만 사진작가라 하기도 어렵다. 그 외에 큰 연관성 없는 9 to 6도 이것저것 해봤지. 없다기엔 없지 않고 있다기엔 깊지 않다. 그게 늘 나의 고민이자 콤.. 2022. 2. 10.
카메라&렌즈가 사고 싶다 카메라 및 관련 장비 안 산 지 이래봬도 벌써 한 4년 됐다. 18년에 A7R2와 칼짜이즈 렌즈 들인 뒤로는 다른 부속품조차도 사질 않았으니. (A7R2도 벌써 4년을 꽉 채워 5년차가 됐다니.. 쓰다가 놀람) 요즘 부쩍, 한 4년째 노래만 부르고 있는 금계륵 렌즈(GM 24-70mm f2.8)와, 똑딱이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소니 RX100m7이 사고 싶다. 둘 다 최신 제품은 아니지만, 꽤 막강한 메인과 서브 조합이 될 것 같은데. 이 구성이면 나의 애착 카메라 A57은 한참 뒷전으로 밀리겠지. A57+칠번들도 좋은 구성이라 생각했기에 햇수로 6년이나 잘 써왔지만, 시골집에서 별사진 찍으면서 한계를 확 느껴버렸다. 아니 그동안 외면해왔던 한계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게 맞겠다. 근 몇 년.. 2022. 1. 12.
2021년 개인사 돌아보기 새해가 된 지 일주일도 더 지나서야 적어보는 2021년 돌아보기.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정리를 해야 이번 한 해는 또 어떻게 보낼 것인지 다잡아 볼 수 있어서, 시간이 좀 지났지만 적어보고자 한다. 연초의 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하겠다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 두 번 만에 1급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걸로 지원하고 싶었던 재단을 지원했고 시험도 봤다. 결과는 탈락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비겁한 자기위로일 수도 있는데, 합격할 줄 알고 봤다기보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본 거라 도전해본 것에 만족.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개미는 오늘도 뚠뚠'을 보고 갑자기 호로록 주식을 시작했네. 덕분에 백수였는데도 아침에 일어날 동기부여가 되었어서 오히려 좋아. 그리고 슈카형을 알게 돼서 너무 좋.. 2022. 1. 8.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의 리틀 포레스트 블로그 글이 언제는 서울이었다가, 언제는 부산이었다가, 또 남양주였다가, 앞으로는 강화도일 것이고, 조만간은 문경을 비롯한 어딘가 일 것이다. 일주일 돌아다니면 한 달치 사진과 글이 쌓이는 게 좋고, 아직도 쓰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게 즐거우면서도, 그 속도를 다 못 따라가고 있어서 슬쩍 벅차다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 요즘 보면 1일1포스팅 하는데도 아직도 올릴 것이 산더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올리는 동안에도 나는 어딘가를 계속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에 계속 콘텐츠가 쌓일 거란 말이지. 현재는 내 방식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해보고자 어딘가에 내려와있다. 이곳도 작년부터 굉장히 오고 싶었는데, 템플스테이도 그렇고 뭐 한다고 도대체 모든 일들을 1년씩이나 미뤄뒀을까 싶다. 이곳에서 나의 목표는 별 거 없.. 2021. 11. 21.
질문을 질문하는 여행 - 부산에서의 결론 덜컥 부산까지 가서 알고자 한 것을 드디어 다 알았냐고 하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많이 걸었고, 보았고, 먹었고, 마셨고, 웃었다. 많이 이야기했고, 생각했고, 날려 보냈고, 붙잡았고, 마음속에서 매듭지었다. 내게 필요한 건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의 대화였나 보다. 보고 싶어서 당장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찾아가도 흔쾌히 만나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하다. 나는 부산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이야기했고, 언니는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오랜만에,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야 돼. :) 고등학생 때 나는 사람 사는 이야기 듣는 게 좋아서 밤만 되면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 하루 14-15시간을 학교에서 공부만 하기도 바쁜데 왜 그렇게 다른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금했.. 2021. 11. 7.
질문을 질문하는 여행 "템플스테이든 여행이든 일상을 벗어나서 자꾸 어딘가로 가려는 사람은 현실에 뭔가 만족하지 못하는 거예요. 현재에 만족하면 벗어나려 하지 않아요. 결핍이 있어서 외부에서 자꾸 뭔가를 찾으려고 하는 거예요. 여기에 온 여러분들도 한편에는 이런 생각들이 있을 거예요. ... 가볍게 휴식하러 온 걸 텐데, 무거운 이야기를 해서 미안합니다." 스님과의 차담 시간이 한창 무르익고 마무리를 앞두고 있을 때, 스님이 이런 말을 했다. 나를 포함하여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지금의 내가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는 건 잘 아는데, 정작 나의 결핍이 무엇인지는 도통 모르겠다는 거다. 스님이라고 답을 딱 내려주시는 것도 아니고, 답을 찾는 건 결국 난데 난 나의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질.. 2021. 11. 3.
대나무 숲 블로그를 대나무 숲으로 쓰는 시간이 돌아왔다. 속시원히 말도 못 하는데 글로 쓸 곳이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늘 생각한다. 오늘도 의식의 흐름. 케케묵은 메신저 하나를 드디어 탈퇴했다. 진작 했어야 하는 건데 생각보다 너무 늦어져서 후폭풍이 더 심한 것 같다. 한두 달에 한 번, 혹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가끔 울리는 메신저에, 올 한 해는 유독 스팸 메시지도 비슷한 횟수로 왔다. 당신들이 찾는 코리안 디자이너 킴 같은 사람 여기 없어요. 메신저를 탈퇴하기 전에 중요한 메시지들을 백업하고 싶어서 친구 B와의 대화를 쭉 훑어봤다. 자매들을 안 만큼이나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이역만리 타지에 있어도 최소 일 년에 두 번은 메신저를 울리던 대상 중 하나였다. 매번 이 메신저, 저 메신저 배회하다가 만 3년..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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