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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1'인생 첫 호캉스(서울)

서울여행기(호캉스) 01 서울에서 여행객 되기

by Heigraphy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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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읽기 :

서울러의 서울여행(+호캉스) 프롤로그

 

서울러의 서울여행(+호캉스) 프롤로그

수명 땡겨서 일하며 존버하던 8월의 어느 날, 9월에 유럽을 가려던 계획도 엎어지고, 지금이 제일 바쁠 때라 휴가는 못 내는데 이대로는 8월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대체휴무 연휴에라도 '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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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가 3일 이상 되는 날, 내 도시를 여행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을 한 건 처음이다. 항상 서울에서도 여행하듯이 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소중한 연휴마저도 서울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쉬고 기분전환을 한다고 하면 '서울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부터 떠오르는 만큼, 서울 그 자체는 나에게 치열한 삶의 터전이지, 휴식의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코로나로 발이 묶인 이런 시대에 멀리 떠난다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백번 양보하여 떠올린 것이 바로 서울여행&호캉스였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내 도시를 여행하리라 생각조차 못해봤을 텐데. 이제는 내 도시에서 여행 왜 못 하냐며 괜히 큰소리치지만, 사실 서울여행은 앞선 선택지들이 모두 불발이 되면서 차선책의 차선책으로 선택한 여행이었다. 평소의 나라면 '그 돈이면 OOO 갔다 오지!'를 외치며 고려도 안 했을 서울 호캉스를 그렇게 다녀오게 됐다.

 

 


일정 미리보기

  • 모도우 (한우 코스요리)
  • 아벤트리 호텔 종로 (체크인)
  • 통인시장 (휴무...)
  • 효자 베이커리 (콘드브레드)

 

아쉬운 광화문 풍경

  광복절에 하게 된 서울여행. 대체휴무가 시행되면서 월요일까지 연휴가 된 덕분이었다. 종로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기 때문에 이번 여행 동안에는 광화문을 비롯한 종로 일대를 돌아다닐 예정이었다.

  그런데 광복절에 광화문이 가장 시끄러울 거라는 사실을 그만 잊고 있었다. 종로 일대 전역에 경찰 버스와 펜스,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중심부로 진입할 때면 경찰들이 "어디 가시냐"며 목적지를 물어오기도 했다. 다 같이 광장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해도 모자랄 이런 즐거운 날에, 도대체 언제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인력낭비를 해야하는 건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모도우 도착

  서울여행 첫 번째 일정은 엄마랑 모도우에서 한우 코스요리 먹는 거다. 주말에 광화문 나가서 밥 먹자고 하니 "둘만? 광화문까지 가서?"라며 놀라시던 엄마... 평소에 얼마나 무심한 딸이었으면 엄마가 그런 반응을 보이셨을까 약간의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걸 시작으로 맛있는 거 많이많이 사드릴게요.

 

 

한우 코스요리

  약 2시간에 걸쳐 맛있는 식사를 했더랬다. 엄마랑 단 둘이서만 있어본 적도 별로 없는데, 그 덕분에 평소에 집에선 잘 안 하던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꺼내게 되었다. 무뚝뚝한 딸은 이런 게 아직 어색해서 마음과 다르게 또 무뚝뚝한 대답들을 연발하고 만다. 실체 없는 '내사람' 중에서도 유일하게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영원한 내사람은 엄마라는 걸 아는데, 마음처럼 표현이 잘 안 된다. 앞으로 가족들이랑 이런 시간 더 더 많이 가져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

 

 

호텔 아벤트리 종로

  엄마를 지하철역으로 데려다 드리고 혼자 호텔로 향했다. 엄마도 일이 있고, 나도 다른 일행이 저녁에 합류할 예정이라 엄마랑은 점심만 먹고 헤어졌는데, 다음엔 엄마랑 호캉스를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 서울에서 호캉스 말고 같이 여행가서 좋은 호텔에 묵게 해드려야지!

 

 

호텔 아벤트리 종로 트윈룸

  연휴 일주일 전에 뭐에 홀리듯 예약해버린 호텔이었다. 시설이 아주 고급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있을 거 다 있고 깔끔한 게 쉬어가기 좋은 호텔이었다. 거기에 종로 한복판이 위치해있어서 접근성이 끝내주는 것은 덤. 나중에 누가 멀리서 서울 여행 온다고 하면 추천해줄 의향이 있을 정도이다. 또, 나중에 혼자 여유롭게 작업하고 싶을 때 다시 찾고 싶기도 하다.

  사실 이 호캉스, 15년 지기 친구랑 한번 엎어졌을 때, 혼자 와서 블로그도 쓰고, 사진도 좀 보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진짜 쉬어가는 하루를 보낼까 하다가 극적으로 다른 일행과 함께하게 됐더랬다. 비행기 타고 가는 여행도 혼자 가는데 서울에서 혼자 못 놀 거 없지. 다음에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려해봐야겠다.

 

 

종로 일대를 거닐며

  숙소 체크인 후 짐만 둔 채로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제일 초기에 기획된 호캉스는 다름 아닌 먹부림 호캉스였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고자 서촌 일대를 돌아다니며 직접 맛있는 음식들을 사 올 계획이었다.

  광복절이라 길거리 곳곳에 걸려있는 태극기가 눈에 띈다.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이 썩 예쁘다.

 

 

통인시장 정기휴무...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데 왜 내가 가는 날은 장 휴무날인고...... 야심차게 방문한 통인시장이 셋째 주 일요일로 휴무였다. 한 달에 딱 하루 쉬는 날 맞춰갈 건 또 뭐람. 서촌 오면 종종 지나가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구경해본 적이 없는 시장이라 꽤나 기대가 컸는데 그만큼 아쉬웠다. 여행 가면 시장 구경을 꼭 다니는데 서울에선 결국 이루지 못했네.

 

 

정할머니 기름떡볶이&효자동 닭꼬치

  혹시나 싶은 마음에 시장 안으로 들어와 걸어보지만, 문을 연 곳은 없었다. 통인시장 안에서도 내 목적지였던 정할머니 기름떡볶이와 효자동 닭꼬치 역시 나란히 문을 닫았다. 닭꼬치 사진이 먹음직스럽게 들어간 배너만이 나의 아쉬움을 키울 뿐이었다. 다음에 꼭 다시 와서 먹어봐야지. 오늘만 보고 가는 진짜 여행객(?)이 아니라 다행인 순간이었다.

 

 

효자 베이커리&콘드브레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통인시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있는 효자 베이커리로 향했다. 이곳은 원래 계획에 있던 곳은 아닌데, 일전에 자매들이랑 왔을 때 뭐에 홀리듯 1인1빵을 사들고 나왔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던 곳이었다. 자매들의 빵 쇼핑이 궁금하기도 하고, 서촌까지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긴 그러니 맛이나 볼 심산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이곳 사장님의 넉살과 입담에 호로록 홀려서(?) 시그니처 빵인 콘드브레드를 덥석 구매해버렸지.

 

 

골목길 산책

  돌아가는 길에는 일부러 골목길로 들어서본다. 시장 구경, 골목 구경 등등 서울에선 굳이 하지 않지만 여행할 때는 꼭 하는 버릇들을 다 발동시켜본다. 여행 가서는 사람 사는 모습 구경하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정작 서울에서는 사람이 어깨에 채이게 많아서 지긋지긋하다는 이유로 외면해왔다. 내가 사는 모습이 곧 서울 사람 사는 모습이라며 굳이 탐구할 생각을 안 했던 거지. 서울의 삶에도 좀 더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싶다.

 

 

카메라와 함께

  내 도시에서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선 게 얼마만인가. 아쉬울까봐 들고 나오긴 했지만, 출사 나갈 때가 아닌 이상 서울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건 왠지 좀 어색하고 과한 것 같고 그렇다. 내 도시에서 여행객이 되는 게 그만큼 어색한 모양이다.

  이제는 LIFE 스티커도 다 낡아버린 8년 차 카메라. 효자 베이커리에서 사진을 '업(業)'으로 하는 분 같다는 소리를 듣고 슬쩍 기분이 좋아졌다. 업인 듯 취미인 듯 계속 안고 가고 싶은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내 도시의 모습들 많이많이 기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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