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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골 라이프22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4 전날 버스를 놓치고 얼떨결에 하루 더 묵은 시골집. 진짜로 집에 갈 날이 밝았다. 집에 가기 전에 메리 산책을 한 번 더 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난다. 메리랑 산책 최대한 많이 하기 최선을 다한다. 새벽같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대낮 같은 바깥 상황. 역시 시골집에서는 해 뜰 때 일어나고 해질 때 자야 가장 효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침부터 길을 나서서 메리는 깡총깡총 기분이 좋다. 어제 본 소 친구는 오늘 봐도 조금 무서워. 이제 소 친구한테 반갑다고 꼬리 흔들며 다가가면 내가 다 어색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렇게 아닌 척 스리슬쩍 돌아서는 모습까지 사랑해. 산책하는 중에 나를 걱정한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받으며 잠시 한눈을 파는데, 메리가 길에 떨어져 있는 사람 음식을 주워 먹는다... 2023. 1. 26.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3 아침이 밝았다. 옆에서 분주한 친구들을 두고 잠이 깨다 들다 한다. 바쁜 일이 있어 아침 일찍 올라가야 한다는 친구들과 달리, 하루 더 휴가를 내서 오후 느즈막히 가려는 내가 여유를 부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친구들이 이미 갈 준비를 다 끝내고, 더 자라는 의미로 일부러 안 깨웠다며 자기들은 가겠다고 한다. '어? 나한테 배웅할 기회는 줘...!' 비몽사몽하며 겉옷만 대충 걸치고 친구들을 따라 나섰더니 이럴까 봐 안 깨웠다고 한다. 정류장까지만, 아니면 저 앞에 갈래길까지만 같이 가겠다고 한다. 잠은 너희들 가고 나서 더 자도 된단 말이야. 사실 더 자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결국 갈래길에서 헤어지고 친구들 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우연히 건너집 할매를 만나는 모습이 보인다. 할매도.. 2023. 1. 18.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2 시골집에서 혼자 지낼 때는 거의 매일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는데, 친구들과 함께 있는 데다가, 일찍 일어나는 친구가 있으니 덩달아 일찍 눈이 떠진다. 전날 삼촌이 때주신 불의 온기가 아직도 절절 끓는 정도라 자는 동안 다들 따뜻하다 못해 더웠다고 한다. 이불 개는데 바닥이 뜨거워서 발 데일 뻔. 다들 원래 집에서는 아침식사 거의 안 한다는데 여기서는 눈 뜨자마자 왠지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모인다. 자취 구력 10년이 넘는 친구가 있어서 아주 손 빠르게 완성한다. 시장에서 샀던 씨앗호떡, 스크램블 에그, 태극당표 크로와상, 단백질이 더 필요해서 추가한 소시지, 그리고 커피까지 아주 푸짐한 한상이다. 대한민국 시골 어딘가에서 느끼는, 탄단지 구성 완벽하고 든든한 미국식 조식. 아침에 다시 시도해서 성공한 .. 2023. 1. 11.
[시골집 2022]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01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정신없이 살다보니 1년이란 시간이 더 지나서야 다시 가게 된 시골집.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떠들썩하게 보내야 하는데, 올해는 생각보다 각자의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발상의 전환으로 조용한 시골집에서 소소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캐롤 들으면서 분위기 엄청 내곤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가 너무 기다려졌다. 바쁜 친구들이니만큼 약속도 그맘때쯤 일찌감치 잡았다. 실제 당일이 되어서 바빠진 친구도 있는데 고맙게도 조금은 무리해서 약속을 지켜줬다. 크리스마스를 너희들과 보내게 되어서 정말 기뻐. 한 2주 전쯤 삼촌께 연락을 드리곤 이날 친구들과 놀러가고 싶다고 했더니,.. 2023. 1. 4.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8 (시즌1 끝) 조금 급하게 결정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집에 가는 날이 밝았다. 아침을 먹으러 오라는 건너집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온 후로 그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집을 나서본다. 일찍 일어나니 하루가 긴 것 같고 해도 오래 보고 좋네. 미리 얘기해보자면 이날의 포스팅은 거의 털뭉치들 사진밖에 없다. 오자마자부터 이 녀석들 덕분에 정신이 없다. 묶여있는 녀석이 안쓰러워 늘 일부러 가까이 다가가주는데, 안 묶여있는 녀석이 어김없이 짓궂은 장난을 걸어서 내 냄새 맡기도 힘들다. 오늘도 내 식사하러 온 거라 메리는 없단다 조랭이떡들아. 메리랑은 이따 오후에 다시 올게. 밖에서 이 녀석들 소리가 시끄럽다 싶으면 어김없이 할머니께서 밖을 내다보시고 얼른 들어오라고 해주신다. 정신없는 조랭이떡들을 잠시 뒤.. 2021. 12. 15.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7 이게 벌써 17편이나 되었다는 게 새삼 놀랍다. 이렇게나 오래 있을줄도 몰랐고, 기록을 많이 남길 줄도 몰랐다.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열심히 일기를 쓰고 있지 않나 싶다. 스포를 하나 해보자면, 슬슬 마무리가 되어가는 시골 생활기이다. 새로운 길로 가보겠다고 쭉쭉 걸어보다가, 멀리서 보기에 벤치 같은 게 보여서 이 한적한 곳에 웬 벤치인가 어리둥절 했다. 근데 가까이 가서 보니 벌통이 아니겠어? 알고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바닥에 벌 시체가 엄청 많았다. 식겁해서 그대로 뒷걸음질행.. 냄새 맡으며 잘 가던 메리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행.. 사실 그동안 삼촌이 오시면 가야하나, 그 전에 가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더랬다. 다음 주말에는 서울에서 약속이 있어서 무조건 가야했는데, 조금 먼저 갈 거냐 나중에 갈 거냐.. 2021. 12. 14.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6 새벽부터 갑자기 물이 안 나온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아침에도 여전하다. 수도가 얼었나, 마을이 단수가 되었나 별의 별 생각을 다 하며 결국 아침부터 삼촌께 전화를 드린다. "물이 안 나온다고? 저거를 열어봐야 되는데, 그건 남자 어른이 있어야 될 건데." 일단 알려주시면 제가 한 번 해보기나 하겠다며, 수화기 너머로 말씀해주시는 대로 착실히 움직인다. 마당에 있는 뚜껑을 열어서 수도 모터 같은 걸 들여다봐야 한다고 하셔서, 간단히 장비 챙겨다가 모터까지 들여다봤네. 나 이런 거 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결국 별 건 안 했는데 어찌저찌 물이 다시 나온다. 하여튼 마지막까지 안 해본 거 빼곤 다 해본 다이나믹 시골 라이프. 이것도 뭔가 남은 재료들을 때려넣고 만든 볶음밥이었던 것 같다... 2021. 12. 12.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5 하루하루 정말 뭐 해 먹을까가 고민인 요즘. 냉장고에 남은 재료를 털어 먹으면서도 새로운 메뉴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쉽지가 않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새로운 메뉴 포기! 앙둥이가 만들어줬던 마제소바가 자꾸 생각이 나고, 칼국수 면이 딱 1인분 어치가 남아있으니 만들어 먹어야겠다. 원래 같으면 삼각대 착착 설치해서 재료 준비하는 사진부터 찍었을 텐데, 고백하자면 이날은 삼각대 설치도 귀찮아서 직접 카메라를 들 수 있을 때 대충 몇 장 찍고 말았다ㅎ.. 소스를 조금 태워먹긴 했지만, 다행히 앙둥이가 해줬던 거랑 비슷한 맛이 났다. 지난번에 칼국수 면 한 덩이가 꽤 많다는 걸 알았는데도 또 다 넣고 만들어서 오늘도 과식행. 산책하다가 종종 두발로 서는 메리. 나 보라고 설 때도 있지만 특히 건너편에 궁.. 2021. 12. 12.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4 큰일이다. 앙둥이가 다녀간 뒤로 이 시골 생활에 뭔가 더 의욕이 없다. 정확히는 그전만큼 부지런히 사진찍고 글쓰고 뭔가를 남기는 데에 의욕이 없다는 게 맞는 것 같다. 그 외에는 사실 다 살자고 하는 본능적인 행위에 가까워서 먹고, 먹이는 일에는 변함이 없는데. 집에 있던 물을 다 마셨다. 2주에 6병이라니 나 생각보다 물 많이 안 마시는구나. 배송시키면 그래도 3-4일이면 온다고 해서 앙둥이 오기 전에, 아니면 적어도 와있는 동안엔 오겠지 했는데 앙둥이가 집에 가고 나서야 덩그러니 왔다. 다행히 둘이서 물이 부족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좀 더 여유를 두고 시켜야겠다. 이날은 카메라는 들지도 않았고, 낮에 뭐 해먹었는지 핸드폰으로도 사진을 안 찍었다. 안 남겨놓으니 나도 뭘 먹었는지 기억이 전혀 안 나네... 202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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