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기록152 부처님 오신 날, 조계사에서 생각한 것. 부처님 오신 날, 처음으로 절을 다녀왔다. 종교가 있어서가 아니라, 친구가 간다길래 호기심 반, 심신을 다독이고자 하는 마음 반으로 따라서 다녀와봤다. 사람도 많고, 연등도 많은 조계사였다. 날이 더웠는데, 연등 아래는 그늘이 생겨 시원했다. 바깥에 좀 멀리 나온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사실 전날 좀 심란한 일이 있었다. 아침 6시가 되도록 잠이 안 와서 잠도 거의 못 자고 나갔다. 겉으로는 매사에 엄청 쿨하고 씩씩한 척 하지만 사실 아직도 쉽게 무너지는 부분이 있다. 그걸 안 들키려고 계속 태연한 척을 할 뿐. 절을 찾고 친구와 대화를 하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지만, 어려워진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이런 기분도 정말 오랜만이다. 나는 어디에도 잘 기대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특히나.. 2019. 5. 13. 나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 니트족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나는 니트족인지, 프리터족인지, 프리랜서인지, 혹은 구직자인지,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딱 하나 확실한 건 '회사형 인간'으로 평생은 못 살 사람이라는 것. 좀 더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해서 알고 싶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많이 내주었으면 좋겠다. +완독 후 덧 술술 읽혀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다 읽고 보니 2012년에 쓰인 책이란다. 7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지금 마흔쯤 되었을 작가는 무엇을 하며 지내려나 싶어 책에 적힌 블로그에 들어가보니 업데이트가 굉장히 뜸하다. 그 와중에 작년에 쓴 '요즘은 글을 굉장히 많이 쓰며 살고 있다'는 서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정작 블로그 업데이트는 뜸하니 그가 쓴 글이라는 건 결국 이 책과 같은 어떤 결과.. 2019. 5. 8. 비우지만 버리지 않는 삶 귀국한 날, 1년만에 내 방에 돌아오며 '얼마나 비워져 있을까' 기대를 했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전에, 당분간 서울에 안 돌아올 거라는 생각으로 방 정리를 싹 했었다. 아니, 그랬다고 생각했다. 24인치 캐리어 하나, 20인치 캐리어 하나, 백팩 하나에 담아갔던 짐들로도 1년을 부족함 없이 살고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딱 이만큼만 있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마 비우지 못하고 왔던 것들이 생각나면, 돌아가서 좀 더 비워야지 하고 생각도 했다. 그런데 막상 돌아오고보니 방은 여전히 꽉꽉 차있었다. '덜 비운 것'이 아니라 '아예 비우지 않은 것' 같았다. 특히 내 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옷과 책을 많이 정리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고, 옷장이며 책장이며 빈틈이 없어서 심지어 캐리어 속의 .. 2019. 3. 28. 개인적인 사학자 CNN: "...historian of Bush family..." 나: "Do they have private historian?" 며칠 전 CNN을 통해 아버지 부시의 장례식을 보다가 짝꿍이랑 같이 놀란 대목. 부시 일가는 그들의 가족을 연구하는 사학자가 따로 있다. 이미 돌아가신 오랜 역사 속 인물도 아니고 아직도 버젓이 살아있는 사람들, 일가에 사학자가 따로 있다고? 개인적인 사학자를 두고 나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과연 무슨 기분일까. 누군가의 인생은 개인적인 사학자가 붙을 만큼 중요한가? 그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덜 중요한 인생을 살고있나? 근데 애초에 그런 것이 필요하긴 하나? 나의 역사를 가장 잘 아는 건 내가 아닌가? 나는 여기에 내 역사를 스스로 기록하렵니다. 블로그를 '피치 못할 .. 2018. 12. 7. 네덜란드 자매들과 2018신년🎉&송별파티 (2/10) 교환학생으로 갔던 네덜란드에서 만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온 지 어언 3년 반째. 네 사람이 어찌나 죽이 잘 맞는지 '자매'라고 부른 지도 마찬가지로 3년 반째이다. 2018년에는 한국을 떠나 타지생활을 할 사람이 둘이나 있다. 한 달하고 보름이 지났지만 2018년 새해맞이를 할 겸, 잠시간 떨어져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낼 것을 서로 응원할 겸 모여서 즐거운 1박 2일을 보냈다. 만나기 전부터 한 명씩 만들 요리를 정하고, 만나서는 바로 장을 보고,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재료 손질에 요리까지 척척척 진행한 후 차려진 우리의 (첫 번째) 상이다. 하나씩 소개해보자면, 먼저 가장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괜히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느껴지는 월남쌈이다. 파프리카, 양파, 깻잎, 그리고 나는 안 좋아해서 빼고 싶었지.. 2018. 2. 14. 2017년에 이룬 목표 하나,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합격 후기 2017년도 벌써 끝이 다가오고, 대충 생각해봐도 올 한 해도 참 많은 것들을 하면서 지냈는데, 그 중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낸 2017년 목표 하나에 대해서 기록을 남기고 싶다. 바로 2016년 말부터 2017년 말까지 꽤 긴 레이스를 달리고, 얼마 전에 합격자 발표가 난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합격 후기 되겠다. 지난 약 일 년 간 어떻게 공부했는지 날짜별로 써볼 예정. 2016년 가을 어느날 친구를 통해 이 시험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그 친구는 2016년 11회 시험을 합격한 친구였다. 나 또한 학부 때 이런 쪽에 관심이 아주 없지는 않았고, 졸업을 하면 외국 여기저기를 다니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던 터라, 이런 자격증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친구에게 시험과 .. 2017. 12. 2. 시험~플리마켓~디제잉보며 햄버거먹기 (11/11) 11월의 어느 토요일, 어떻게 보면 약 1년간 준비했던 시험이 끝났다(그렇다고 1년 내내 이거 준비만 한 건 절대 아님). 아침부터 꽤 먼 곳까지 갔다가 돌아와서는 모처럼의 주말을 만끽하고자 다시 나갈 채비를 했다. 먼저, 성수에서 우리 네오정(@neo_jung)언니가 플리마켓에 참여한다길래 방문 고고! 가서 완전 내 스타일의 엽서 업어왔다. 이 엽서에다가 편지 써서 주면 진짜 좋을듯~ 나중에 실천해봐야지! 아주 잠깐이지만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이날 우리 언니 꽤 손님도 많고, 그림 보고싶다는 사람도 있고, 인기있었던 것 같다~ 울 언니 최고! 그나저나 이날 날이 꽤 추웠는데 밖에서 자리 지키느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덜덜 떨던 주희언니가 되게 안쓰러워 보였음...ㅜㅜ 그럴 줄 알았으면 핫팩 같은 거라도 준.. 2017. 11. 14.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 "평생 안 할 게 아니라면 지금 해" 나의 좌우명이 된 그 말에 대해. 네덜란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작년 상반기에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간 친구인데, 돌아간 지 1년이 조금 안 된 지금은 자신의 모국에서 무척 바쁘게 지내는 모양이다. 마지막 학기를 지내면서 인턴십을 하고 있으며, 여름 졸업을 앞두고 논문도 쓰고 있는데 특히 논문 쓰는게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한국에 살 때 썼던 블로그 글들을 봤는데, "그 때가 너무 행복했고 모든 것이 좋았던 것이 기억나서, 지금은 힘들고 한국이 그리운 마음에 눈물 찔끔 났다" 뭐 이런 한탄을 해왔다. 덧붙여 논문을 패스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는데 꼭 패스해서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뻔하게 '힘내'라는 말을 할 수도 .. 2017. 6. 15.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 대학축제 (5/24) 마인드유 팔로알토(Paloalto) 팔로오빠 셋리스트 대박! 'My City' 비트 나올 때 초흥분. 끝나고 인사는 못했지만 즐거웠다 오랜만에. Copyright ⓒ 2017 Heigraphy All Rights Reserved. 2017. 6. 2. 이전 1 ··· 13 14 15 16 1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