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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little forest18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1 서울에서부터 손님이 오는 날. 혼자서 찾아오기 힘든 지역이니만큼 기차역까지 마중을 나가기로 한다. 서울에서 10시쯤 출발을 할 거라는데 나도 10시에 출발한다. ...? 어떻게 시도(市道) 간을 이동하는 사람과 같은 시간에 출발하냐며 황당해하던 친구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나는 걸어서 갈 것이기 때문이지. 서울에서부터 지하철+기차 타고 오는 시간이 시골집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가는 시간과 비슷해^_^ 시내로 나가는 길이 여러가지가 있다고 해서, 오늘은 지난 번과 다른 길로 걸어가본다. 비포장도로가 한동안 이어지고 약간은 언덕길이 더 높으며 주변에 논밭이 더 많이 보인다. 이쪽 동네도 우리 동네 못지 않게 한적한 곳인 것 같다. 눈이 많이 쌓인 건 아닌데 미끄러지기 딱 좋을(?) 정도로 묻어 있어서 조심조심 걷게 .. 2021. 12. 6.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10 요즘은 아침에 누군가의 전화로 눈을 뜨는 경우가 종종 있다. 벌써 마을에서 나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아니고 오늘도 건너집 할머니께서 밥 먹으러 오라며 아침부터 전화를 하신다. 30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하니 조금 놀라시는 눈치길래, 최대한 빨리 가겠다며 대충 고양이 세수에 양치만 하고 간다. 창피함을 잊고 얼굴이 두꺼워지는 기분이다. 할머니댁에 가는 게 즐겁고 반가운 이유 중 하나. 오늘은 내 식사하러 온 거라서 메리는 없어 말랑콩떡들아. 다음에 또 같이 올게. 할머니댁에 들어가니 이미 손님들이 많았다. 윗집 할머니랑도 인사하고, 도우미 아주머니랑도 인사한다. 남의 집에서 자꾸 사진을 찍는 게 조금 실례인 것 같아서 이제 사진은 찍지 않지만, 오늘도 진수성찬에 밥도 한 대접 가득 주신다. 어.. 2021. 12. 4.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9 오늘도 아침부터 전화가 온다. 집 전화는 아니고 휴대폰에 삼촌의 이름이 뜬다. 이미 진작에 일어난 척 목소리를 깔고 받아본다. 며칠 전에 사촌언니랑 연락하다가 삼촌 오실 때쯤 난 다시 서울로 갈 거라고 말했었는데, 언니가 그 말을 전했나 보다. 삼촌은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당신이 있든 없든 있고 싶은 만큼 있다가 가라는 이야기를 해주시고 싶어서 전화를 하신 거다. 당신이 내려오실 때는 나에게 연락을 하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우리 삼촌 쏘쿨하시다. 점점 반복되는 일이 많고 단순해지는 시골 생활기. 요즘 하루의 일과는 메리 산책-(가끔) 불 때기-밥 해먹기 정도이다. 9일 차 포스팅이 8일 차 포스팅이랑 같은 거 아니냐고 물어도 할 말 없음ㅎㅎ 메리는 아무래도 콘크리트 길보다 흙길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2021. 12. 2.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8 나에겐 아직 한밤중이었던 시간, 9시 반쯤 집 전화가 울렸다. 잠결에 우리집도 아닌데 받아도 되나 싶다가,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알 것 같아서 받았다. "아직도 자나? 밥 먹으러 와!" 전날 아침밥 먹으러 오라던 건너집 할머니의 전화였다. "지금 깨긴 했는데 죄송하지만 점심 때 가도 될까요?" 비몽사몽 양해를 구하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밤새 글 쓰느라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죄송해요.. 그래봤자 두 시간이 안 되게 좀 더 눈을 붙였다가 나갈 채비를 한다. 밖에 나오면 늘 메리의 상태부터 확인하는데 지난날 이후에도 누가 자꾸 사료를 넣어주고 가시는 것 같다. 문 뒤에 사람 있는데 누가.. 왜..? 메리 굶어 보이나요..? 가까이만 가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게 정말 귀엽다. 소가.. 2021. 12. 1.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7 벌써 시골 생활 일주일 차다. 하는 거라곤 밥 해먹고 산책하고 일기 쓰는 것뿐인데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간다. 동네에 사람을 별로 못 본 것 같은데 어째 지나가는 어르신들은 나를 다 봤단다. 어제 개 데리고 걷는 거 봤다며, 그것도 힘이 좋아야 할 텐데- 하신다. 동네에 조그만한 녀석들이 많아서 메리가 상대적으로 더 커보이나 보다. 힘은 좋긴 한데 말을 잘 들어서 괜찮아요. :) 달달한 사과와 고소한 발사믹 드레싱이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발사믹이 그냥 만능 드레싱인 것 같기도 하고. 여기에 식빵 같은 것만 있으면 샌드위치 만들어 먹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시장 나갈 때 사올 목록이 하나 추가되었다. 샐러드 먹으면서 실시간으로 친구에게 이 사진을 보내니 어떻게 찍었냐며 깜짝 놀란다. 혼자 북치고 장.. 2021. 11. 30.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6 전날 30리가 넘도록 걷고 꽤 무리를 해서 오늘 하루는 쉬어가는 이야기..이고 싶었으나 불 때는 날은 쉬는 날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날이 되어버렸다. 이건 도대체 언제쯤 익숙해질 수 있을런지. 오늘은 대망의(?) 메리 산책을 시켜볼 거다. 내가 한두 번 해주다가 서울 돌아가면 얘한테 괜히 희망고문 같은 것만 되는 거 아닐까 싶어서 그동안 사실 좀 조심스러웠는데, 멀리는 못 가더라도 그냥 집앞 냄새만이라도 맡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결심했다. 이 녀석 산책 처음 하는 거 맞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잘 따라오던 메리. 내가 멈추면 멈추고, 걸으면 걷고, 뛰면 뛰고, 보폭을 너무나도 잘 맞춘다. 가까운 곳만 왔다갔다 했는데도, 산책 후 표정이 한결 좋아보인다. 근데 사실 나도 강아지랑 산책 처음이다? .. 2021. 11. 29.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5 도시에서나 여기서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출근할 때 아니고선 나는 프로늦잠러라는 것이다. 시골에서의 하루는 짧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은 해보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이날은 반드시 일찍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 겨우 몸을 일으켰다. 다름 아닌 시내에 장보러 가는 날이다. 오늘도 귀여운 메리, 하지만 내 옷은 안 귀엽네... 내 밥 챙겨먹기 전에 메리 밥부터 챙겨준다. 몰랐는데 강아지는 밥을 넉넉히 놔두면 배고플 때 알아서 먹는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안 뒤로 혹시 내가 늦잠자서 밥 늦게 줘도 문제 없게끔 아침저녁으로 밥그릇이 비지 않게 충분히 주고 있다. 고기 없이도 참치쌈장에 싸먹기만 해도 맛있다는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배추와 된장과 참치, 그리고 전날 남은 장칼국수의 국물을 국 삼아 .. 2021. 11. 28.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4 요즘은 이틀에 한 번쯤 불을 때고 있다. 매일 불을 못 때겠는 건, 뭔가 이 넓은 곳에 나 하나 따뜻하자고 나무를 그렇게나 쓰는 게 아깝기도 한 마음과, 약간 엄두가 안 나는 마음 등등이 뒤섞여 있다. 따뜻하진 않아도 춥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버티다가 손발 시릴 때면 더 이상 안 되겠다 하며 결국 불을 때는 생활을 이어가는 중. 사실 낮이면 해가 들어서 그렇게 춥다고 느끼진 않는다. 일조권 그런 거 걱정할 필요 없는 시골이니까! 근데 웬걸, 씻고 나왔더니 머리가 마르는 게 아니라 얼어가고 있는 거다. 더 이상은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결국 불을 때러 나간다. 재 퍼다 나르는 동안 바람에 흩날려 옷에 다 묻어서 보는 중인데, 사진만 보면 무슨 누구 하나 묻고 돌아오는 길인 것 같다. 시골에서 지내는 게 이.. 2021. 11. 27.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의 리틀 포레스트 블로그 글이 언제는 서울이었다가, 언제는 부산이었다가, 또 남양주였다가, 앞으로는 강화도일 것이고, 조만간은 문경을 비롯한 어딘가 일 것이다. 일주일 돌아다니면 한 달치 사진과 글이 쌓이는 게 좋고, 아직도 쓰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게 즐거우면서도, 그 속도를 다 못 따라가고 있어서 슬쩍 벅차다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 요즘 보면 1일1포스팅 하는데도 아직도 올릴 것이 산더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올리는 동안에도 나는 어딘가를 계속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에 계속 콘텐츠가 쌓일 거란 말이지. 현재는 내 방식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해보고자 어딘가에 내려와있다. 이곳도 작년부터 굉장히 오고 싶었는데, 템플스테이도 그렇고 뭐 한다고 도대체 모든 일들을 1년씩이나 미뤄뒀을까 싶다. 이곳에서 나의 목표는 별 거 없..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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