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Archive1056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3 조금씩 조금씩 이웃분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온 동네에 저 집 조카가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소문이 다 났나 보다. 나는 이웃분들 봐도 누구인지 잘 모르는데 나를 보시는 분들마다 아가씨가 그 조카냐고 물어오신다. 어찌 시골에 내려와서 지낼 생각을 다 했냐는 호기심 어린 질문도 잊지 않으신다. 메리의 밥을 챙겨주고 내 밥도 먹는다. 아침이라 새로 요리를 하기도 뭐하니, 전날 조금 남은 김치찌개를 얹어서 먹었다. 원래 아침에는 전날 먹고 남은 걸로 후다닥 먹는 것이 국룰 아닌지. 분명히 아침에 밥 주고 다 먹는 걸 보고 들어왔는데, 내 밥 먹고 다시 나가니 밥그릇에 사료가 듬뿍 채워져 있다. 뭐지? 누구지? 택배가 온 듯 우체국 차가 와서 벨을 누르고 가길래 뒤늦게 나와봤는데, 설마 우체국 아저씨가 사람 없는 .. 2021. 11. 26. [서울 강남] 내가 알던 던킨이 아니었던 던킨도너츠 라이브강남점 강남 일대를 헤매고 돌아다니던 중 사람이 많아서 맛집인가 싶어 기웃거리던 곳이 있었다. 알고보니 던킨도너츠였다. 그 흔하디 흔한 던킨... 오며가며 두 번째 지나가는 길에 왜 이 던킨에만 유독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결국 들어가보았다. 이게.. 던킨도너츠라고? 내가 알던 던킨도너츠가 아닌데? '들어가서 구경이나 하고 그냥 나오기 뭐하면 먼치킨이나 몇 개 사서 나가자!' 하고 들어간 거였는데, 들어가자마자 자연스럽게 트레이를 들고 줄을 섰다. 평소에 던킨에선 볼 수 없는 특별한 도넛들이 아주 화려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롯데 불매 전까지 글레이즈드류는 크리스피가 짱이라고 생각하여 던킨에서 안 사먹은지 오래 되었는데, 제주말차 글레이즈드 같은 거라면 얘기가 다르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건.. 2021. 11. 25.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2 혼자 시골에 있기 이틀 차. 오늘은 드디어 직접 나무를 때서 난방을 켜봤다. 혼자 시골에 있으면 심심하지 않냐는 질문 종종 받는데, 너무 바빠서 그런 거 생각할 겨를이 없다. 먹고, 먹이고, 집 데우는 것만 해도 하루가 훌쩍 가는 데다가 나름대로 저녁에 하는 일도 있고, 사진도 찍고, 블로그도 쓰자면 하루가 정말 너무 짧다. 도시에서보다 훨씬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근데 몸이 가뿐하고 기분은 훨씬 좋은 그런 삶. 쌀 불리는 동안 출출하니까 에피타이저로 요거트 한 그릇. 요거트에는 역시 콘푸라이크인가보다. 콘푸라이크바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부셔서 플레인 요거트에 섞어 먹어도 맛있다. 삼촌이 마지막으로 난방 켜주고 가셨을 때가 아마 27˚C까지 올랐던 것 같은데, 별로 안 추운 것 같아서 난방 하.. 2021. 11. 25. [서울 강남] 믿고 먹는 닭요리 맛집, 성성식당 프랜차이즈는 굳이 블로그에 후기를 잘 안 올리는데, 이 식당은 개인적으로 처음 가봐서 올려본다. 강남에서 프랜차이즈 아닌 식당을 찾고 찾다가 들어간, 프랜차이즈계의 큰손 백선생님 식당ㅎㅎ 여태까지 한 번도 못 본 이유는 수도권을 다해서 지점이 11개 정도밖에 없는 식당이기 때문이다.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던 성성식당. 이날 원래 곱도리탕을 먹으려고 다른 식당을 찍고 갔었는데 주말 강남이라 그런지 휴무길래, 다른 곳 어디를 가야하나 한참을 헤매고 헤매다가 우연히 성성식당을 발견했다. 여기도 곱도리탕을 파는 데다가 믿고 먹는 백종원 선생님 식당이라길래 더 이상의 고민 없이 냉큼 들어왔다ㅋㅋㅋ 우리는 사실 이날 성성식당을 가기 위해 앞선 모든 일들을 겪은 게 아닐까..?ㅎ 닭요리 전문점인 듯하다. 다른 메뉴.. 2021. 11. 24.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1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 보느라 늦게 잤지만, 삼촌과 숙모가 오전에 일찍 출발하신다고 해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두 분 배웅해드리고 혼자 있을 때 더 자든가 해야지. 커피까지 한 잔 하신 후 삼촌과 숙모는 서울로 가셨다.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기다렸다는 듯이 캐리어에서 스피커를 꺼내서 살면서 가장 크게 노래를 틀어보았다. 휴대폰에 '경고' 표시가 뜰만큼 볼륨을 높여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고. 목청껏 따라 부르고 휘파람 불어도 누가 들을까 봐 창피해할 필요도 없고. 도시에서는 혼자 살아도 앞, 뒤, 옆, 위, 아래 집 눈치 보며 못 해볼 일이겠지. 이것만으로도 시골 생활 만족도가 벌써 너무 높다. 오늘은 가벼운 마실을 나가볼 예정이기에 든든히 먹었다. .. 2021. 11. 23.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 프롤로그 간만에 캐리어를 채웠다. 그동안 국내여행 가도 일주일이 넘는 일정이 없었고, 그래서 다 백팩으로 커버했는데, 이번엔 좀 긴 여행을 결정했다. 아니, 여행이라기보다 생활을 결정했다. 시골에 계시는 삼촌이 당분간 서울에 와서 지낸다고 하셨고, 그래서 시골집이 빈다고 했다. 시골이래도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우리 할머니는 서울에 쭉 계셨기 때문에 어렸을 때 와본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내게는 그냥 엄마의 고향쯤 된다. 때문에, 그곳에 그리운 게 있어서 간다기보다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조용하고 평화롭게. 작년부터 꿈꾸던 일이었다. 언제나 애증인 서울에서의 삶에 지치기도 했고, 그때도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심신의 안정을 너무도 찾고 싶었다. 막연히, 그곳이 평화로울 거라 생각하며, 나도 그 평화에 동화될 수.. 2021. 11. 23. [부산 기장] 인상적인 도서 큐레이팅,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 부산 기장 힐튼 호텔에 가면 조금 특별한 서점이 있다. 호텔에 서점이 있다는 것도 꽤 인상적인데 안으로 들어가보면 더 인상적이다. 도서 진열을 아주 읽고 싶게 잘 해놨기 때문이다. 힐튼 호텔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몇 군데의 편집샵을 지나 이터널 저니의 입구가 나온다. 평일 10시~21시, 주말 9시~21시 운영되는 이곳. 투숙객을 위해 만들어진 서점이겠지만, 힐튼 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단순히 서점만 방문해볼 가치도 충분하다. 들어가서 금방 마주할 수 있는 교양 도서 코너. 그리고 왼쪽에 눈에 띄었던 뒤샹의 한마디. 문득 뒤샹의 자서전은 없나 궁금해진다. 이번 포스팅에 나오는 책들은 내가 이터널 저니를 쭉 돌아보면서 읽고 싶었던 책들이다. 여기서는 빌 게이츠의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의 서문을 읽.. 2021. 11. 23.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의 리틀 포레스트 블로그 글이 언제는 서울이었다가, 언제는 부산이었다가, 또 남양주였다가, 앞으로는 강화도일 것이고, 조만간은 문경을 비롯한 어딘가 일 것이다. 일주일 돌아다니면 한 달치 사진과 글이 쌓이는 게 좋고, 아직도 쓰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게 즐거우면서도, 그 속도를 다 못 따라가고 있어서 슬쩍 벅차다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 요즘 보면 1일1포스팅 하는데도 아직도 올릴 것이 산더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올리는 동안에도 나는 어딘가를 계속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에 계속 콘텐츠가 쌓일 거란 말이지. 현재는 내 방식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해보고자 어딘가에 내려와있다. 이곳도 작년부터 굉장히 오고 싶었는데, 템플스테이도 그렇고 뭐 한다고 도대체 모든 일들을 1년씩이나 미뤄뒀을까 싶다. 이곳에서 나의 목표는 별 거 없.. 2021. 11. 21. [부산 초량] 깔끔한 국물의 돼지국밥, 경주국밥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부산에서 마지막 식사를 한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하다가 역시 국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많은 부산 음식들이 있지만 국밥은 안 먹고 가면 후회할 것 같아. 부산역 근처에 많은 국밥집이 있고 유명한 집은 또 따로 있지만, 이번엔 좀 다른 곳을 가보고 싶어서 찾은 곳, 경주국밥. 부산역 근처라 접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구글맵의 평이 좋은 곳이었다. 24시간 영업을 해서 늦은 시간에도 국밥을 먹을 수 있다. 내가 방문한 시간도 약 9시쯤 되었던 것 같다. 아무도 없을 때를 틈타 겨우 찍은 사진. 시간이 늦었는데도 손님이 꽤 있었고, 다 먹고 나갈 쯤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들어오기도 했다. 테이블 수가 꽤 넉넉한 편이다. 같은 국밥이지만 순대를 넣냐 내장을 넣냐 등등으로 달라지고, 밥.. 2021. 11. 21.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11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