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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Heigraphy

시각적 기록146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4 요즘은 이틀에 한 번쯤 불을 때고 있다. 매일 불을 못 때겠는 건, 뭔가 이 넓은 곳에 나 하나 따뜻하자고 나무를 그렇게나 쓰는 게 아깝기도 한 마음과, 약간 엄두가 안 나는 마음 등등이 뒤섞여 있다. 따뜻하진 않아도 춥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버티다가 손발 시릴 때면 더 이상 안 되겠다 하며 결국 불을 때는 생활을 이어가는 중. 사실 낮이면 해가 들어서 그렇게 춥다고 느끼진 않는다. 일조권 그런 거 걱정할 필요 없는 시골이니까! 근데 웬걸, 씻고 나왔더니 머리가 마르는 게 아니라 얼어가고 있는 거다. 더 이상은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결국 불을 때러 나간다. 재 퍼다 나르는 동안 바람에 흩날려 옷에 다 묻어서 보는 중인데, 사진만 보면 무슨 누구 하나 묻고 돌아오는 길인 것 같다. 시골에서 지내는 게 이.. 2021. 11. 27.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3 조금씩 조금씩 이웃분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온 동네에 저 집 조카가 서울에서 내려왔다고 소문이 다 났나 보다. 나는 이웃분들 봐도 누구인지 잘 모르는데 나를 보시는 분들마다 아가씨가 그 조카냐고 물어오신다. 어찌 시골에 내려와서 지낼 생각을 다 했냐는 호기심 어린 질문도 잊지 않으신다. 메리의 밥을 챙겨주고 내 밥도 먹는다. 아침이라 새로 요리를 하기도 뭐하니, 전날 조금 남은 김치찌개를 얹어서 먹었다. 원래 아침에는 전날 먹고 남은 걸로 후다닥 먹는 것이 국룰 아닌지. 분명히 아침에 밥 주고 다 먹는 걸 보고 들어왔는데, 내 밥 먹고 다시 나가니 밥그릇에 사료가 듬뿍 채워져 있다. 뭐지? 누구지? 택배가 온 듯 우체국 차가 와서 벨을 누르고 가길래 뒤늦게 나와봤는데, 설마 우체국 아저씨가 사람 없는 .. 2021. 11. 26.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2 혼자 시골에 있기 이틀 차. 오늘은 드디어 직접 나무를 때서 난방을 켜봤다. 혼자 시골에 있으면 심심하지 않냐는 질문 종종 받는데, 너무 바빠서 그런 거 생각할 겨를이 없다. 먹고, 먹이고, 집 데우는 것만 해도 하루가 훌쩍 가는 데다가 나름대로 저녁에 하는 일도 있고, 사진도 찍고, 블로그도 쓰자면 하루가 정말 너무 짧다. 도시에서보다 훨씬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근데 몸이 가뿐하고 기분은 훨씬 좋은 그런 삶. 쌀 불리는 동안 출출하니까 에피타이저로 요거트 한 그릇. 요거트에는 역시 콘푸라이크인가보다. 콘푸라이크바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부셔서 플레인 요거트에 섞어 먹어도 맛있다. 삼촌이 마지막으로 난방 켜주고 가셨을 때가 아마 27˚C까지 올랐던 것 같은데, 별로 안 추운 것 같아서 난방 하.. 2021. 11. 25.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01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 보느라 늦게 잤지만, 삼촌과 숙모가 오전에 일찍 출발하신다고 해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두 분 배웅해드리고 혼자 있을 때 더 자든가 해야지. 커피까지 한 잔 하신 후 삼촌과 숙모는 서울로 가셨다.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기다렸다는 듯이 캐리어에서 스피커를 꺼내서 살면서 가장 크게 노래를 틀어보았다. 휴대폰에 '경고' 표시가 뜰만큼 볼륨을 높여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볼 사람도 없고. 목청껏 따라 부르고 휘파람 불어도 누가 들을까 봐 창피해할 필요도 없고. 도시에서는 혼자 살아도 앞, 뒤, 옆, 위, 아래 집 눈치 보며 못 해볼 일이겠지. 이것만으로도 시골 생활 만족도가 벌써 너무 높다. 오늘은 가벼운 마실을 나가볼 예정이기에 든든히 먹었다. .. 2021. 11. 23.
리틀 포레스트는 아닌 그냥 시골 생활기 - 프롤로그 간만에 캐리어를 채웠다. 그동안 국내여행 가도 일주일이 넘는 일정이 없었고, 그래서 다 백팩으로 커버했는데, 이번엔 좀 긴 여행을 결정했다. 아니, 여행이라기보다 생활을 결정했다. 시골에 계시는 삼촌이 당분간 서울에 와서 지낸다고 하셨고, 그래서 시골집이 빈다고 했다. 시골이래도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우리 할머니는 서울에 쭉 계셨기 때문에 어렸을 때 와본 적은 한 번도 없으며, 내게는 그냥 엄마의 고향쯤 된다. 때문에, 그곳에 그리운 게 있어서 간다기보다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다. 조용하고 평화롭게. 작년부터 꿈꾸던 일이었다. 언제나 애증인 서울에서의 삶에 지치기도 했고, 그때도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심신의 안정을 너무도 찾고 싶었다. 막연히, 그곳이 평화로울 거라 생각하며, 나도 그 평화에 동화될 수.. 2021. 11. 23.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의 리틀 포레스트 블로그 글이 언제는 서울이었다가, 언제는 부산이었다가, 또 남양주였다가, 앞으로는 강화도일 것이고, 조만간은 문경을 비롯한 어딘가 일 것이다. 일주일 돌아다니면 한 달치 사진과 글이 쌓이는 게 좋고, 아직도 쓰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게 즐거우면서도, 그 속도를 다 못 따라가고 있어서 슬쩍 벅차다는 생각이 들려고 한다. 요즘 보면 1일1포스팅 하는데도 아직도 올릴 것이 산더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올리는 동안에도 나는 어딘가를 계속 돌아다닐 것이기 때문에 계속 콘텐츠가 쌓일 거란 말이지. 현재는 내 방식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해보고자 어딘가에 내려와있다. 이곳도 작년부터 굉장히 오고 싶었는데, 템플스테이도 그렇고 뭐 한다고 도대체 모든 일들을 1년씩이나 미뤄뒀을까 싶다. 이곳에서 나의 목표는 별 거 없.. 2021. 11. 21.
오늘의 걷기 #3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 지난 포스팅: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두루누비 지도 보면서 북한산 둘레길 걷는 거 재미 들렸다. 오늘 걷기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과 20코스 왕실묘역길. 하루에 2코스를 걸었지만 사진이 많아서 포스팅은 두 개로 나 tdfy.tistory.com 지난 포스팅부터 이어서 보면 좋은 이번 포스팅.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은 딱 19코스 방학동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시작한다. 방학동길이 조금 힘들지만 왕실묘역길이 쉬운 편이라 이 조합으로 하루에 두 코스 걷는 것도 해볼 만하다. 방학동길을 걷고 잠시 쉬었다가 걸어볼까 했지만, 딱히 쉬어갈 곳도 없어서(?) 바로 왕실묘역길 출발. 왕실묘역길은 정의공주묘에서부터 시작.. 2021. 11. 18.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두루누비 지도 보면서 북한산 둘레길 걷는 거 재미 들렸다. 오늘 걷기 코스는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과 20코스 왕실묘역길. 하루에 2코스를 걸었지만 사진이 많아서 포스팅은 두 개로 나눠서 해볼 예정. 오늘도 두루누비 앱으로 지도 보면서 따라걷기 기능을 활성화 해본다.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은 약 1시간 30분 소요 예정이며 3.1km짜리 코스이다. 거리나 시간은 비슷한데, 지난 번 소나무숲길과는 다르게 난이도가 '보통'이다. '쉬움'도 마냥 쉽지만은 않았는데 '보통'은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해볼 차례! 오늘도 역시 출발지까지 걸어간다. 출발지는 무수아취라는 곳으로, 무수골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금방 다다를 수 있다. 오늘도 역시 친절한 둘레길. 사실 출발지만 알면 두루누비 어플 없이도 표.. 2021. 11. 17.
오늘의 걷기 #1 북한산 둘레길 1코스 소나무숲길 앞서 이어지는 코스: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 오늘의 걷기 #3 북한산 둘레길 20코스 왕실묘역길 지난 포스팅: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오늘의 걷기 #2 북한산 둘레길 19코스 방학동길 두루누비 지도 보면서 북한산 둘레길 걷는 거 재미 들렸다. 오늘 걷기 코스는 북한산 tdfy.tistory.com 배우 하정우 씨가 쓴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나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걷기에 생각보다(?) 진심이었던 하정우 씨의 마음이 좀 인상적이게 다가왔다고 해야하나. 남는 게 시간일 때는 온갖 잡념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나도 걷기로 좀 상쇄해보고 싶다. '걷기'를 일로 할 때는 오히려 사무실에 앉아서 뭉개는 시간이 훨씬 많았는데, 일이 끝나고 나서야 직접 걸어보는 아이러.. 202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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